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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간다보다 못한 87위라던 금융 순위, 넉달 만에 6위?

지난해 한국 금융권은 때아닌 ‘우간다 홍역’을 치렀다. 지난해 9월30일(한국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금융시장 성숙도는 세계 140개국 중 87위였다.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인 우간다(81위), 가나(76위)보다도 낮은 순위였다.

WEF는 설문, IMF는 객관수치 중심
“실물 경제가 세계 10위 수준인데 ? ”

당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를 근거로 “오후 4시면 문 닫는 은행이 어디 있느냐”며 “입사 10년 후에 역대 연봉을 받으면서도 일 안 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한국 금융이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라고 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송년 기자 간담회에서 “우간다(보다 못하다는) 비판이 나왔을 때 제일 어려웠다”며 ‘거친 개혁론’을 들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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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금융에 대해 WEF와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놨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IMF가 지난 1월 발표한 ‘금융발전지수’에서 한국은 조사 183개국 중 6위를 차지했다. IMF는 각국 금융시스템을 금융기관과 금융시장 두 부문으로 나누고 ▶심도(실물 경제활동 대비 금융 부문의 상대적 규모) ▶접근성 ▶효율성 3가지 측면에서 평가해 하나의 지수로 종합했다. 0~1 범위의 값을 가지며 1에 가까우면 금융발전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한국은 0.854를 기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0.667)을 웃돌았다. 일본(8위), 독일(14위)보다도 순위가 높았다. 한국 금융에 굴욕을 안겼던 우간다는 최하위권인 160위다.

이런 차이는 서로 다른 평가 방식에서 비롯됐다. 매년 9~10월 WEF가 내놓는 국가경쟁력 평가는 기업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작성된다. 이 평가의 한 부문인 금융시장 성숙도 조사에는 각국 기업인이 체감하는 금융 만족도가 반영된다. 반면 IMF가 내놓은 금융발전지수는 객관화된 수치를 통해 도출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 규모, 성인 10만명당 은행 지점 수 등 20개 지표를 기초로 했다.

이승환 한은 금융안정연구팀장은 “WEF의 평가는 각국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 만족도 조사의 성격이 강하다”며 “기업인이 각 나라마다 기대하는 금융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국가간 객관적 비교는 곤란한 지표”라고 말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도 “설문 조사 위주의 WEF 조사보다는 지표를 위주로 하는 IMF 조사가 실제 수준을 더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우간다 보다 금융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금융이 세계 6위 수준이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강 교수는 “IMF의 순위는 실제 한국 금융의 경쟁력에 비하면 높다”며 “한국의 실물 경제가 세계 10위 수준인데 금융은 그보다 떨어지는 20위권 정도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도 “한국의 금융 경쟁력은 20~30위 정도로, 유럽 주요국은 물론 중국(IMF 조사 33위)보다 높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들 국가는 금융이 기업과 실물 경제를 원활하게 지원할 뿐 아니라 당국의 금융 규제 수준도 낮다”고 지적했다.

한은도 이 보고서에 대해 “금융발전지수에도 한계점이 있다”며 “우리나라 금융 발전 수준이 과대평가됐을 가능성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과대평가 가능성의 근거로 “금융발전지수에서 금융혁신이나 국제화 수준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혁신과 국제화는 한국 금융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분야다.

이에 순위에 연연하기보다 한국 금융이 지닌 약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배현기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은 “WEF의 순위가 현실과 다르다고 해도 순위 자체보다는 금융에 대한 기업인의 만족도가 그만큼 낮다는 점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며 “금융 개혁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특히 기업인을 비롯한 금융 소비자가 금융 개혁을 체감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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