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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유기농 펀딩·세계 집밥…첨단기술 먹는 음식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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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푸드테크 스타트업 경진대회 결선이 열린 구글캠퍼스 서울. 먹거리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산업의 혁신을 꿈꾸는 스타트업 10곳이 무대에 올랐다. 소셜다이닝, 체질에 맞는 음식추천, 레스토랑 간편결제, 요섹남녀(요리하는 섹시한 남녀)를 위한 주방 대여 서비스 등 다양한 스타트업들이 나타났다. 박종범(37) 농사펀드 대표는 머리에 밀짚모자를 쓰고 손엔 애호박을 든 채 발표를 시작했다.

푸드테크 전성시대
늘어나는 농업·식품 스타트업
배달은 기본, ICT기술 이용 바람
침 검사해 음식 추천, 레서피 제공


박 대표는 “안전하고 맛있는 애호박을 생산자도 농부도 모두 원하지만 현재 시장구조로는 힘들다. 그 힘든 일을 우리가 해내겠다”고 말했다.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 중개 플랫폼을 통해 믿을만한 농부가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제공한다는 게 그의 아이디어다. 또 중소농을 위한 재해보험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농수산물 판매 프렌차이즈인 총각네야채가게에서 일하다 지난해 창업했다. 투자금의 10%를 수수료로 받아 수익을 낸다. 지난해 농사펀드를 통해 투자를 받은 농부는 170여 명. 이들은 농사 과정을 투자자들에게 공개하고, 시세보다 15% 저렴한 가격으로 투자자들에게 먹거리를 보냈다.

박 대표는 “우리가 안전한 먹거리를 먹으려면 농부들에게 투자해야 한다”며 “우리야말로 진짜 세상에 필요한 푸드테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심사위원으로 참석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서비스명 배달의민족) 대표는 “기존에 성공한 사업모델을 따라하지 않고 농산물 생산단계부터 혁신을 시도하고 있어 반갑다”며 “푸드테크는 부동산과 물류, 소비자들의 경험(UX)에 엄청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분야라 스타트업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2010년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시작한 그는 국내에 ‘푸드테크’라는 말을 확산시킨 주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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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농업·식품·외식 분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이들은 ▶건강한 농법으로 생산한 식재료로 만든 ▶맛있는 음식을 ▶언제든지 ▶먹고 싶은 곳에서 먹거나 ▶만들기까지 거쳐야 할 모든 단계에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음식배달만 해도 계속 진화 중이다. 배달의민족·요기요·배달통이 치열하게 경쟁한 기존 배달음식뿐 아니라, 배달이 안 되던 음식점의 요리 배송, 반찬·유기농 식재료 정기배송, 레서피와 함께 필요한 요리재료 배달, 전국 맛집 음식을 24시간 내에 배달해주는 서비스 등 파생서비스가 다양해졌다. 김봉진 대표의 말대로 기회가 여전히 많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기반의 음식주문과 배송 분야 국내 시장규모만 80조원. 식재료 생산과 요리고수들의 재능을 활용하는 서비스 분야까지 감안하면 수백조원 규모 다.

유명 식품업체에서 나와 스캔푸드를 창업한 이경진 대표는 사용자가 키·몸무게·성별·질환·알러지 등 신체정보를 입력하면 몸 상태에 가장 알맞은 식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식약처도 스캔푸드에 국내 유통 가공식품들의 원재료 데이터베이스(DB)를 제공하기로 했다. 외국 식품의 경우 구글 등의 이미지인식기술을 활용해 원재료 DB를 확보할 계획이다.

타액으로 유전자를 분석해 체질에 맞는 음식과 다이어트 식단을 짜주는 제노플랜도 주목받는 스타트업이다. 보스턴의대 출신 강병규 대표가 창업한 제노플랜은 질병 치료 보다는 건강 관리에 특화된 유전자 분석 기술을 푸드와 결합해 호응을 얻고 있다.

전세계의 집밥을 서울에서 먹을 수 있도록 주선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이번 푸드테크 창업 경진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원파인디너(OneFineDinner)다. 서울에 사는 일본·인도·파키스탄 출신 외국인들이 만드는 현지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온라인으로 신청받아 외국인의 집이나 요리스튜디오에서 요리해주는 서비스다. 박현린 대표는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의 호스트와 게스트로 활동하면서 세계의 집밥을 나누고 싶어 창업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도 푸드테크는 주목받는 시장이다. 신선 식재료 배달 시장을 놓고 아마존 프레시와 구글 익스프레스가 다투고 있고 우버도 음식배송 서비스인 우버이트(Uber Eat)를 지난해 시작했다. 테크가 융합되면서 ‘패스트푸드’의 개념마저 달라지고 있다. 햄버거처럼 빨리 만들어 빨리 먹는 인스턴트 음식이 아니라, 유명한 쉐프가 직접 구성한 레서피나 식자재를 보내줘서 주문자가 굉장히 빨리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해주는 패스트푸드2.0이 뜨고 있다. 미국 뉴욕 기반의 스타트업 메이플이나 중국의 하우추스가 그런 경우다. 하우추스는 중국의 4대 지역 음식(사천·광둥·후난·산둥)과 요리사를 선택하면 원하는 시간에 출장 요리를 해준다.

이뿐이 아니다. 기술기반 대체식량에 뛰어든 스타트업들에 억만장자들이 줄지어 투자하고 있다. 소를 도축하지 않고 실험실서 배양육을 만드는 ‘컬쳐드 비프’는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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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유명 벤처투자가인 비노드 코슬라 등은 식물성 재료로 가짜고기를 만드는 비욘드미트, 3D프린터로 소고기를 찍어내는 모던메도우, 식물성 단백질로 마요네즈를 만드는 햄프턴크릭, 식물성 재료로 치즈버거를 만드는 임파서블 푸즈 등에 투자했다.

국내에선 김정주 넥슨창업자가 임파서블 푸즈와 비욘드미트에 투자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선 대체식량 분야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은 거의 없다.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 대기업들도 식재료 생산과 산지직거래를 중개해주는 플랫폼을 만드는 수준에 그쳐 있다.

김진영 로아컨설팅 대표는 “식재료와 외식 분야를 타깃으로한 푸드테크는 국내 O2O 시장 중 가장 큰 분야”라며 “이제까지 주문이나 배송 위주의 시장이었다면 앞으로는 기술을 활용해 직접 지역 프랜차이즈 매장을 만들지 않아도 전국 단위의 푸드체인을 만드는 단계의 푸드테크들이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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