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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애의 Hola! Cuba!] ⑦ 헤밍웨이의 추억이 묻어있는 곳 ‘꼬히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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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산티아고는 드디어 550㎝가 넘는 어마어마한 물고기를 낚는다. 84일을 허탕치고 85일째 되던 날 잡은 물고기다. 외로움과 배고픔과 싸워 얻어낸 소중한 성과였다. 그러나 너무 먼 바다로 나갔던지라 산티아고는 돌아오는 길에 상어 떼를 만난다. 결국 상어 떼는 노인이 어렵게 잡은 물고기를 앙상한 뼈만 남기고 발라버린다. 낡고 텅 빈 판잣집에 돌아온 그는 깊은 잠에 빠진다. 노인의 유일한 친구 소년 마놀린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그를 보살핀다.
 
이는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소설 『노인과 바다』의 줄거리다. 헤밍웨이는 이 소설로 1953년 퓰리처상을, 이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꼬히마르(Cojimar)는 작은 어촌이다. 이 작고 평범한 마을이 매일 관광객들로 넘치는 이유는 헤밍웨이다. 이곳은 『노인과 바다』의 배경지자 헤밍웨이가 낚시를 즐기던 곳이다. 헤밍웨이를 추억하는 또 하나의 그곳, 꼬히마르로 떠나보자.
 
헤밍웨이의 낚시터 꼬히마르(Cojimar)
헤밍웨이는 1939년부터 약 20년을 쿠바에서 머물렀다. 그중 많은 시간을 낚시하며 보냈고 나머지 시간은 글을 썼다. 그는 보트 필라(Pilar)호를 타고 일등 항해사 그레고리와 함께 많은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거나 같이 술을 마셨다고 한다. 그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꼬히마르는 요란스럽거나 유난스러울 법한데 그렇지 않다. 호들갑 떨지 않은 꼬히마르 덕에 헤밍웨이의 추억을 찾아 잔뜩 기대하고 온 여행객들은 간혹 실망을 안고 돌아가곤 한다. 헤밍웨이 동상과 그가 자주 들렀던 단골집 라 떼라사(La Terraza)에서 모히또(Mojito, 쿠바 칵테일) 한잔을 마시는 것 외엔 달리 그를 추억할 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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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바다 마을 꼬히마르의 풍경

 
꼬히마르는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약 10㎞ 정도 떨어져 있다. 나지막한 집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은 유난히 조용했다. 바다로 길게 난 낡은 다리에는 너덧 명의 낚시꾼들이 지루한 오후를 보내고 있었고, 짙은 색의 바다엔 은비늘이 눈부셨다. 낚은 고기도 없고 낚싯줄은 움직일 기세가 보이지 않았다. 일을 하는 것인지 시간을 때우고 있는 것인지는 달리 구분할 수 없지만 이들의 직업은 아마도 어부일 터이다. 그러고 보니 꼬히마르는 어촌인데 배가 한대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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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기성기 나무를 얹어 만든 다리는 낡아 있었다. 군데군데 틈이 있어 행여 물에 빠질라 정신을 바짝 차리고 다리 끝에 걸터앉았다. 젊은 청년 하나가 낚시를 하고 있었다. 하얗게 반짝이는 바다의 한 틈을 그가 가리킨다. 자세히 보니 물고기 떼다. 짧은 낚싯줄로는 눈앞에 고기가 보여도 잡을 수 없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비릿한 바다 냄새가 담겨 왔다. 산티아고 할아버지가 낡은 배의 노를 저어 지친 표정으로 돌아올 것만 같았다.
 

헤밍웨이 단골집 라 떼라사(La Terraza)
바다를 지나 골목으로 조금 걷자 커다란 간판이 눈에 띈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들린다는 헤밍웨이 단골집 라 떼라사다. 소설 속에서 산티아고 할아버지와 마놀린이 맥주를 마셨고, 마놀린이 할아버지를 위해 커피를 받아왔던 곳이다. 레스토랑의 입구를 들어서자 나무로 만들어진 낡은 진열장이 눈에 들어왔다. 아바나 클럽 등의 럼이 진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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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 단골 바 라 떼라사 입구


안으로 들어서면 깔끔하게 정리된 테이블과 벽을 가득 채운 헤밍웨이의 사진이 보인다. 물고기를 낚은 헤밍웨이, 낚시 대회에서 우승한 피델 카스트로와 헤밍웨이를 함께 찍은 흑백 사진 등이 걸려 있다. 바다가 가장 잘 보이는 창가 자리는 헤밍웨이 지정석이었다. 창을 열자 시원한 바람이 밀려오고 창 너머로 그림 같은 바다의 풍경이 펼쳐졌다. 헤밍웨이가 사랑했을 그 풍경, 그 바람이리라. 모히또 대신 다이끼리(Daiquiri, 쿠바 칵테일) 한 잔을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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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히마르는 누군가에게 볼거리 없고 특별하지 않은 수 있다. 그렇지만 내겐 소설 속 산티아고 할아버지와 소년 마놀린이 마을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만 같았다. 고향 마을처럼 소박하고 평온하고 정이 듬뿍 느껴졌다. 꼬히마르는 매년 낚시 대회를 열어 헤밍웨이를 추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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