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글로벌 운용사 CIO에게 듣다] “금리높은 채권에만 투자하면 주식에 올인하는 셈"

기사 이미지

더글라스 피블스


저금리 상황에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출렁이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일 기준 국내 채권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2%, 해외채권형 펀드는 -5~4% 수준으로 저조하다.

더글러스 피블스 AB운용 채권부문 CIO 인터뷰
“美 하이일드 채권. 앞으로 3년 안에 연 8% 수익”
"'브렉시트' 우려는 경제에서 정치 영향력 커진 예"


‘고수익 고위험’을 추구하는 하이일드 채권 펀드의 수익률도 -1~3%에 머물렀다. 지난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저유가로 인해 하이일드 채권 시장은 큰 손실을 입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유가 급락은 하이일드 회사채를 발행한 에너지 기업을 부도 위험에 내몰았다. 하지만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미국의 경제 지표가 개선되며 하이일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9년 동안 채권투자 업무를 해온 더글러스 피블스 AB자산운용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하이일드 채권의 투자 전망이 밝다고 봤다.

지난 9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본지와 단독으로 만난 피블스 CIO는 “2002년과 2008년 미국 하이일드 채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다음해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며 “2015년에 손실이 났으니 올해는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서 향후 3년사이 연 8% 수익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채권은 목적에 따라 분산투자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EU탈퇴(브렉시트) 논의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돌풍에 대해선 “‘정치 리스크’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기사 이미지

더글라스 피블스


-지난해 채권시장이 좋지 않았다. 2016년엔 어떨는지.

“채권에는 두 가지 평가요인이 있다. 하나는 금리, 또 하나는 신용도다. 금리는 낮지만 신용도는 높은 독일·미국 등 안정적인 선진국 국채는 지난해 성적이 좋았다. 반대로 금리가 높지만 신용도가 낮은 하이일드나 신흥시장 채권은 부진했다. 결국 하이일드와 안정 채권간의 스프레드(금리차이)가 커졌다. 흔히 지난해 말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인상 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2014년에 Fed가 양적완화를 중단한면서 나타난 결과다. Fed가 양적완화를 세 차례 하면서 각종 국채를 사들여 채권 가격이 정점에 오른 것이 2014년 7월이다. 이후엔 더 사들이지 않았다. 이때부터 Fed가 사실상 긴축 정책을 시작한 것이라고 본다. 달러에 대한 유동성 환경이 바뀌면서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투자등급이 그때를 기점으로 낮아졌다. 미국 달러도 그때부터 강세로 전환했고 신흥국 시장의 주식 상장지수펀드(ETF)나 통화표시 채권이 약세를 보였다. 석유와 금값이 낮아진 것도 Fed 정책 영향이 크다. 유일하게 부진하지 않았던 자산은 미국의 30년 채권이다. 비교적 선전했다.”

-올해 유망하게 보는 채권투자 영역이나 지역은 어디인가?

“기본적으로 값이 싼 곳에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 하이일드나 투자등급 채권은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다. 올해 플러스 수익률을 낼 거라 생각한다. 문제는 Fed가 더이상 채권이나 담보대출을 사들이지 않는 상황에서 하이일드나 투자등급채권이 자신들만의 밸류에이션으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냐다.”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외국 기관투자자들에게 자국 채권 시장을 대폭 개방했다.

“큰 방향은 옳다고 본다. 채권시장 자체론 호재라다. 하지만 중국 외환시장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해외 채권 투자에선 환율이 매우 중요하다. 중국 당국이 환율을 통제함에 따라 환에 대한 헤지(위험회피)가 어려운 점이 불안하다. 중국 외환보유고는 2014년 7월부터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Fed가 양적완화를 중단한 시점과 일치한다. Fed의 움직임이 중국의 외환보유고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중국 당국이 강달러에 맞서 위안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외환을 소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로선 환 헤지가 안 되는 상황이라면 위안화가 현재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신뢰가 있어야 투자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어렵다고 본다. 달러를 제외한 다른 나라의 통화 가치가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가치를 중국정부가 지키려고 하지만 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향후 10년 뒤엔 미국과 독일과 함께 중국채권이 안정적 국채 중 하나로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 채권시장에선 지난달 원화 환율이 급등(원화가치 하락)하며 외국인이 원화채권을 대량 매도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달러대비 원화가 많이 절하됐다. 하지만 엔화와 비교하면 원화가 강세다.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로 빠져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일본이 일부러 엔화 약세 정책을 펴고 있기에 한국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시장을 일본에 뺏길 수 있다. 이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보면 전체 아시아 시장의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근거한다면 한국 역시 채권 금리가 하락할 것이다.”

-수익률을 본다면 하이일드 채권을 놓칠 수 없다. 하지만 2002년(IT버블)과 2008년(금융위기)에 이어 지난해 하이일드 채권 시장은 어려움을 겪었다.

“쌀 때 사는 게 중요하다. 하이일드 채권 값이 상당한 수준까지 내려갔기 때문에 유망하다고 본다. 2001년 이후 미국 하이일드 채권을 살펴보면 수익률이 마이너스였던 것은 2002년과 2008, 2015년이다. 그런데 2002년과 2008년은 다음해에 각각 29%, 59%의 수익을 내며 반등했다. 이에 근거하면 2016년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지 않을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과거와 같이 20%넘는 수익률을 기록할 거라 보지 않는다. 3년간 연 8%정도의 수익은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3주동안의 수익률을 예측할 수는 없지만 3년의 수익률은 전망할 수 있다.(웃음).”

-신흥국 채권은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지 않으면 계속 위험할 것이란 견해가 있다.

“미국 하이일드 보면 지난 3년간 가장 가격이 낮게 거래되고 있다. 반면 신흥시장은 국채든 회사채든 3년 최저치까진 와 있지 않다. 지난해까지 신흥시장이 선진국보다 하이일드 채권 시장에서 부진했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신흥시장도 국가에 따라 사정이 다르다. 베네수엘라·브라질·우크라이나 처럼 심각하게 타격을 받은 나라도 있지만 필리핀·인도네시아·멕시코의 경우에는 비교적 좋은 성과를 보였다. 신흥시장의 화폐 가치가 내려가면서 부정적 영향을 주는 면도 있지만 이들 국가 수출기업의 입장에선 도움이 된다. 같은 신흥시장에서도 어떤 지역과 어떤 기업을 선택하는 것에 따라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주목할 점은 현재는 신흥시장의 모든 통화가치가 내려갔기 때문에 신흥시장의 환 가치만 볼 경우 대부분의 국가가 현재 매력적인 상태에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신흥국에선 특히 원유나 원자재를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의 성적이 더 안 좋았다.

“에너지나 원자재 기반으로 하는 국가라서 성적이 안 좋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멕시코도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다. 러시아나 우크라이나는 정치적 요인이 작용한 측면이 크다. 물론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면 신흥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선진국에도 도움이 된다. 호주나 캐나다도 에너지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은 예측하기 어렵다. 시장 원리에 따르면 가격이 떨어지면 생산이 줄여서 가격이 회복되어야 하지만 원유가격의 경우 미국이 셰일가스 사업을 계속하고 사우디나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감산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가까운 미래는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5년 뒤에는 70달러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

-유럽은 어떤가. 독일 도이치방크 부실 우려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우려가 제기된다.

“유럽의 특징 중 하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물가상승률을 2%까지 올려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목표 달성에 실패할 것으로 본다. 현재 ECB가 펼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물가를 올릴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0%대 금리에서도 소비를 안 했는데 돈을 맡기면서 오히려 돈을 내야 하는 마이너스 금리하에서 안 쓰던 돈을 쓸 것인지 의문이다. 오히려 현금으로 돈을 뽑아서 금고에 넣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은행들의 부실하게 만드는 일이다. 도이치방크 사태가 벌어진 건 ECB와 당국이 은행에 좀더 많은 자본을 쌓고 부채를 줄이라고 압박을 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치면 은행이 수익을 낼 방법이 없다.

브렉시트는 실제 일어날 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이번 사건은 정치적 리스크가 경제에 주는 영향이 매우 커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나 버니 샌더스가 돌풍을 일으킨 것도 같은 현상이다.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영국이 절대로 유럽연합을 떠나는 결정을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이 낮은 상황에서 국민은 국가로부터 좋은 대우를 받고 있지 않다는 불만이 커졌다. 그렇기에 유럽연합을 한번 떠나보자는 충동적 생각을 할 수 있다. 이젠 통화정책으로도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어렵다. 금리가 0%여도 성장률이 안 오른다. 결국 안정적인 통화정책을 도입해 너무 많이 올라간 일부 시장가격을 조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치 리더십이 중요하다. 성장을 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해야한다.”

-일반투자자는 채권투자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다. 조언을 해준다면.

“채권이 다 같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채권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수익을 추구하는 채권과 리스크를 줄이는 채권이다. 두 가지 채권의 성격을 분명히 구분해서 투자하라.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채권은 미국·독일·일본 등의 선진국 국채다. 중요한 건 이들 채권에 투자할 때는 수익이 얼마나 높은지를 중요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애초에 이 자산에 투자한 건 다른 자산이 손실을 볼 것을 대비한 리스크를 경감용 자산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금리가 높은 채권에 투자할 때는 듀레이션(만기)이나 안정성을 생각하면 어렵다. 주식과 하이일드 채권 투자는 성격이 비슷하다. 무조건 금리가 제일 높은 채권에만 투자한다면 이는 사실 주식 투자에 올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현재 저는 주식을 팔고 하이일드를 사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현재의 하이일드가 가격이 낮기 때문이다.”

◇하이일드 채권=하이일드라는 말 그대로 높은(High) 이율(Yield)을 주는 채권이다. 대신 발행회사의 신용등급이 낮아 원리금을 떼일 위험이 크다. 보통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 이하의 채권을 말한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