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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복통·설사로 화장실 들락날락 ‘염증성 장질환’ 방치땐 암 위험

젊다고 자신할 수 없는 질환이 있다. 강한 체력과 면역력도 이기기 힘든‘속병’, 크론병·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 그것이다. 과거엔 원인 모를 희귀병이었다. 하지만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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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ilgook@hanmail.net


젊은층 괴롭히는 궤양성 대장염·크론병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김효종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을 방치하면 합병증이나 암으로 발전할 확률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이 병은 유전적 요인만큼 환경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염증성 장질환의 최신 정보와 예방·관리법을 알아봤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염증의 위치에 따라 궤양성 대장염(대장)과 크론병(입~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으로 구분한다. 한양대 구리병원 소화기내과 한동수 교수는 “염증성 장질환은 몸이 스스로 염증을 만들어 장을 공격하는 병이다.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며 평생 지속하는 만성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몇 가지 특징으로 병을 의심할 수 있다. 첫째는 연령대다. 크론병은 10대 후반~20대, 궤양성 대장염은 30대에 주로 발병한다. 둘째는 지속 시간이다. 중앙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한두 달 전에 시작된 설사가 낫지 않거나 복통, 설사, 혈변,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반복되면 만성염증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셋째는 장외 증상이다. 장의 염증세포가 장 밖의 다른 기관을 공격해 병을 일으키기도 한다. 10명 중 2~3명에게 구내염, 관절염, 골다공증 등의 장외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크론병 환자의 30~50%는 치루 등 항문질환을 앓는다. 염증이 장벽에 구멍을 만들고 여기에 소화액, 염증물질이 스며들어 농양이 생기는 것이다. 최 교수는 “젊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대장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사요법 효과 없어, 치료는 염증 관리 우선

문제는 증상이 일반적인 데다 진단이 까다로워 적절한 치료가 늦어진다는 점이다. 보통 자가면역질환은 이에 대응하는 특이 항체가 존재하는데,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 이 항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혈액·조직 검사, 내시경 등 다양한 검사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젊을수록 건강을 자신하고, 증상도 오락가락해 장염·식중독과 혼동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김 교수는 “치료가 늦어지면 영양분 흡수가 방해돼 영양 결핍, 빈혈, 성장 장애 등 다양한 문제가 일어난다. 장에 염증이 축적되면서 장폐쇄, 협착, 천공, 대장암 등 합병증 위험도 갈수록 높아진다”며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병을 악화시키는 주된 요인은 흡연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담배가 예방 효과가 있는 반면, 크론병은 악화한다고 보고된다. 염증이 생기는 주기, 증상을 악화하는 음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한 교수는 “환자에게도 먹을 때 통증 없는 음식을 섭취하라고 권한다. 커피는 안 되고 야채는 좋다는 식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치료는 증상 관리에 초점을 둔다. 면역조절제나 항염증제,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해 염증을 줄이는 것이다. 약이 듣지 않거나 암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땐 수술을 고려한다. 김 교수는 “환자가 평생 동안 수술 받을 확률은 궤양성 대장염 20%, 크론병은 85% 정도다. 조기 발병했거나 증상이 심한 사람, 복약 순응도가 낮은 사람은 재발 확률이 높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내 세균 불균형, 어릴 때 식습관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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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198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늘어 2014년에는 5만 명을 넘어섰다. 유전적 요인에 환경 변화가 더해진 결과다. 학계는 이런 변화를 장내 세균 불균형에서 찾는다. 한 교수는 “세균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면역반응, 즉 염증이 생긴다. 8000종 이상, 숫자만 100조개에 달하는 장내 세균이 조금만 달라져도 면역시스템이 자극을 받아 불필요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균형을 깨뜨리는 가장 큰 원인은 항생제다. 특히 장내 세균이 프로그래밍되는 소아기에 항생제 남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최 교수는 “이때는 항생제를 먹인 고기, 가공육, 또 일부 균만을 늘리는 유산균 음료도 과도한 섭취를 자제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깨끗한 환경이 역설적으로 병의 원인이 된다는 ‘위생 가설’도 있다. 어릴 때 장이 음식 등 외부 자극을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면 면역체계도 고정된 레퍼토리를 갖게 돼 변화에 취약해진다는 설명이다. 한 교수는 “장내 세균은 비만, 아토피 등 다양한 병과 연관성이 밝혀지고 있다. 어릴 때부터 자연식 중심의 균형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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