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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 첫 내한공연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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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흔들며 안나 네트렙코가 걸어 나왔다.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12일 밤 예술의전당, 전석 매진된 ‘오페라 여왕’의 첫 무대는 시작 전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첫곡은 아드리아나 르쿠브뢰르의 아리아 ‘저는 다만 창조주의 비천한 종일 뿐’. 어둡고 두터운 목소리의 네트렙코는 풍부한 성량과 호흡을 뽐냈다. 베르디 ‘일 트로바토레’ 중 ‘하늘엔 별도 없어라...’의 호소력과 안정감도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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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부인의 아리아 ‘어떤 갠 날’에서 네트렙코는 악장에게 부탁해 음을 잡았다. 중저역이 두드러졌고 스케일이 커서 초초상 배역과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음악적으로는 뛰어났다. 드보르자크 ‘루살카’ 중 ‘달에게 부치는 노래’에서도 중역대가 두터웠고 표정과 동작 연기가 돋보였다. 청중에게 애정을 가득 담아 360도로 인사하는 네트렙코의 무대매너도 화제였다.

남편인 테너 유시프 에이바조프는 과거의 명가수를 연상시켰다. 칠레아 ‘페데리코의 탄식’에서 윤기 있는 음색과 모터를 단 듯 넉넉한 힘으로 깨끗한 고음을 냈다. 만리코의 아리아는 씩씩했고, 베르테르의 아리아는 서정적이면서도 쩌렁쩌렁 울렸다. 중음과 고음 사이를 이어주는 부분이 엷은 것은 단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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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렙코와 에이바조프는 2중창에서 부부로서의 장점을 발휘했다. ‘오텔로’ 중 데스데모나와 오텔로의 이중창에서는 입맞춤이 자연스러웠다. 쿠르티스의 ‘물망초’에서도 둘은 몸을 사리지 않고 왈츠를 추었다. ‘라 보엠’ 중 미미와 로돌포의 이중창은 지극히 낭만적이었다.

앙코르는 네트렙코, 에이바조프, 이중창 순서로 이어졌다. 엠머리히 칼만의 오페레타 ‘집시공주’ 중 실비아의 노래에는 네트렙코의 춤이 곁들여졌다. 에이바조프의 ‘네순 도르마’는 고음역이 시원했고, 레하르 ‘미소의 나라’ 중 ‘그대는 나의 모든 것’은 목소리의 매력, 오페라의 매력을 재발견하기에 충분했다. 로비에는 사인회 줄이 V자로 꺾일 만큼 길었다. 네트렙코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 공연 사진을 올리고 “누가 오페라가 죽어간다고 했죠?”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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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칼럼니스트 유형종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네트렙코는 자신의 목소리에 맞는 배역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음반과 영상물에서 접한 목소리와 다르지 않았다. 훌륭한 매너를 보며 그녀가 사랑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자데르 비냐미니가 지휘한 코리안심포니의 연주는 들쭉날쭉해 옥에 티였다. ‘운명의 힘’ 서곡은 중간에 연주가 엉켰다. 음량이 너무 커서 가수의 목소리를 가리기도 했다. 공연을 기획한 빈체로측에 의하면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연습시간은 이틀 동안으로 부족하지 않았다. 네트렙코와 에이바조프는 시차 적응 문제로 공연 당일 30분만 맞추고 무대에 올랐다.

류태형 음악칼럼니스트·객원기자 mozart@joongang.co.kr
사진 빈체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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