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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지역후보들끼리 이기기 위한 협상은 막을 수 없어”

안철수 국민의 당 공동대표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총선 목표 의석수에 대해 “원내 교섭단체 이상”이라고 말했다. 김춘식 기자



“김한길이 이제라도 사퇴하니 다행이다. 그 사람 때문에 당이 ‘2인 3각’으로 발목 잡혀 시간만 허비했는데 자리를 비워 주니 잘됐다. 천정배 대표도 이젠 회의에서 분란을 일으키면 안 된다.”



총선 핫이슈 점검 ③ 마이웨이 안철수, 다음 수순은

야권통합이나 연대를 주장해 온 천정배 공동대표의 당무 거부에 이어 김한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전격 사퇴해 국민의당이 창당 한 달여 만에 극심한 내홍에 휩쓸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전격 사퇴한 11일, 안철수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마 안 대표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김한길·천정배) 두 사람이 당을 떠난다 해도 당이 와해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말대로 안 대표는 12일 전주에서 기자들에게 “새로운 상황은 없다”며 야권연대 논의 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그는 “11일 밤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김한길 전 위원장을 만났지만 이견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중앙SUNDAY는 안 대표가 김 전 위원장을 만나기 직전인 11일 저녁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그를 인터뷰했다.



“교섭단체 만드는 것만도 굉장히 큰 의미”그는 야권연대 문제에 여전히 완고했고 “수도권 연대 없이 총선을 치르면 국민의당은 ‘호남 자민련’에 머물고 말 것”이란 정치권의 분석에도 손을 내저었다. 본인이 출마한 서울 노원병 주변 수도권 북부와 김영환 의원이 출마한 안산 주변 수도권 남부를 잇는 ‘4호선 벨트’를 집중 공략해 수도권에서 최대 두 자리(10석)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목표 의석수는 “원내 교섭단체(20석) 이상”이라고만 했다. 호남(28석)에서 반타작(14석)하고 15%대의 정당 득표율로 비례대표 6~7석을 얻어 20~21석가량 확보할 것 같다는 여론조사업계 전망과 비슷한 수치였다. “호남 이외 당선 가능성을 스스로도 작게 보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거대 양당에 극도로 유리한 현행 선거제도에서 교섭단체를 만드는 것만도 굉장히 큰 의미”라고 말했다.



“총선 결과가 나쁘면 책임질 것이냐”는 질문엔 “여러 번 얘기했다. 국민의 기대 수준만큼 깨끗이 책임지겠다”고 했다.



“기준선이 몇 석이냐”고 묻자 “그때(총선) 가면 여러 가지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만 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이 개헌선인 200석을 차지할 것이란 주장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조차 ‘자유당 시절에도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할 만큼 황당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안 대표 측근들도 “9일 1차 공천 발표에 이어 14일 2차 단수 공천과 여론조사 경선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면 통합 논의는 확실히 수그러들고 총선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안 대표가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배경으로 ▶기성 정당에 대한 분노 ▶‘철수정치’를 더 이상 반복할 수 없다는 부담 ▶총선에서 교섭단체를 확보하면 대선·지방선거를 거치며 정계 재편을 주도할 수 있다는 계산을 들었다. 이 관계자는 “안 대표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영입에 공을 들이는 건 당을 대선 주자들의 각축장으로 만들어 당의 존재감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도 중앙SUNDAY에 “손 전 대표가 정계를 은퇴한 분이라 상당히 조심스럽다”면서도 “그가 참여하면 당이 바로 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와 가까운 최원식 의원을 고리로 손 전 대표와 접촉중이다. 안 대표는 지난달 사위상(喪)가에서 손 전 대표를 만나 대화를 나눈데 이어 12일에는 최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내빈으로 참석한 손 전 대표의 친형 손덕규씨(공사 13기 예비역 장성 출신)와 만났다고 한다. 안 대표 측근은 “손 전 대표가 국민의당을 보는 시각이 긍정적이라 총선 전후 합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안철수의 마이웨이로 인해 야권통합이나 연대의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 걸까. 김한길 전 위원장과 가까운 국민의당 의원들은 “야권연대나 통합론은 다시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주승용(여수을) 원내대표는 11일 “비호남 지역에선 야권연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호남 민심”이라 주장했고, 김관영(군산) 의원도 “안 대표가 수도권 연대마저 거부하면 김한길 전 위원장이 (탈당 등) 중대 결단을 내릴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연대파인 천정배 공동대표는 12일 세월호 사건의 상징인 팽목항을 방문해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기 위해선 야권연대를 통한 정권 교체가 필요하다”고 거듭 호소했다. 전날 안 대표와 따로 만났으나 의견차를 좁히는 데 실패한 김 전 위원장은 12일 지역구(서울 광진갑)에 머물며 말을 아꼈다. 김 전 위원장의 참모는 “(탈당 등 향후 행보와 관련해) 지금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야권연대를 하더라도 국민의당이 내걸었던 ‘새 정치’의 정신이 훼손되는 것은 아니라고 계속 안 대표를 설득할 계획”이라고 했다. 더민주의 공천이 마무리되고 국민의당 연대파들이 ‘향후 행동 방향’을 결정할 이번 주가 야권연대의 운명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주목되는 건 중앙SUNDAY와의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지역 후보들이 이기기 위해 서로 협상하는 건 자율적으로 판단할 일로 막을 수 없고,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라며 여지를 열어 뒀다는 점이다.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도 언론 인터뷰에서 후보자 간 자발적 연대에 대해선 “우리가 그걸 막아 놓는 건 아니다. 필요하다면 당이 조언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짜 맞춘 듯 동시에 튀어나온 이 발언들이 과연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야권통합 카드를 제안했던 더민주 김종인 대표는 일단 정중동(靜中動) 모드다. 야권통합이나 연대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공식적인 제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12일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이제 시간이 다 가 버렸는데 뭘 (더) 기다리느냐”고 했다. 김 대표 측 핵심 관계자도 “안 대표를 너무 궁지로 몰아넣는 모습으로 비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어 김 대표는 더 이상 야권통합 얘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신 “우리도 선거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며 총선 준비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김 대표는 최근 참모들에게 “실질적으로 사람(지역구 후보들)이 통합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한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간) 당대당 통합이지 연대는 아니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내부적으로는 지역별 후보 단일화의 가능성을 김 대표가 열어 놓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더민주는 김한길 전 위원장의 지역구인 서울 광진갑을 비롯해 김영환(안산 상록을), 박지원(목포), 김관영, 주승용 의원 등 국민의당 통합파의 지역구 공천을 보류했다.



“후보들이 이기려고 협상하는 건 당이 막을 수 없다”는 안 대표의 중앙SUNDAY 인터뷰 내용과 김 대표의 발언이 서로 맥이 닿아 있다. 당대당 통합이나 당 차원의 조직적인 후보 단일화는 아니더라도 ‘후보 간 합의나 자발적 양보’ 방식을 통한 국지적인 단일화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민주 핵심 당직자는 “안 대표가 후보들 간 자발적인 단일화 가능성을 크게 열어 주면 수도권 연대 협상이 어떤 식으로든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무소속 최재천 의원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이어 가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최 의원은 더민주 탈당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국민의당엔 입당하지 않았다. 최 의원은 11일 오후 김한길 전 위원장과 천정배 공동대표를 만났다. 최 의원이 두 사람과의 회동 뒤 관련 내용을 김종인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소문도 돌았지만 김 대표는 “보고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세균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이후 박영선 비대위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김 대표는 같은 날 열린 이해찬 의원의 개소식엔 불참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의 공천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뉴시스]



무소속 최재천 의원이 대화 중재설이와 관련,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더민주 중진 이해찬(6선·세종시) 의원의 거취를 야권연대의 변수로 보는 이들도 있다. 더민주 내 친노계의 상징적 인물인 이 의원이 만약 공천에서 탈락한다면 국민의당 통합파엔 ‘친노패권 청산’이라는 명분을 주고, 통합파가 안 공동대표를 설득할 수 있는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태년·홍영표·윤호중 의원 등 친노계 의원들이 공천을 받으며 ‘김종인의 친노 청산의지’가 다시 시험대에 오른 상황에서 이해찬 의원에게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최재천 의원도 중앙SUNDAY와의 통화에서 “연대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더민주가 ‘친노패권 청산’의 가시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며 “친노 핵심인 이해찬·전해철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다면 상징적인 조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이해찬 의원,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전해철(초선·안산 상록갑) 의원 등 현역 의원 7명의 지역구에 대해서만 공천 결정을 보류하고 있다. 이 의원의 경우 당 지도부는 그 스스로 물러나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한 핵심 당직자는 전했다. 이 당직자는 “공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이 의원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들(김동주 전 서울중앙지검 검사, 박종준 전 대통령 경호실 차장)에게 밀리고 있다”며 “이 의원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을 경우 당 지도부가 그의 본선 경쟁력을 문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88년 13대 총선 당시 김종인 대표가 여당인 민주정의당 후보로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을 때 상대 후보가 평민당의 이해찬 후보였다. 당시 이해찬 후보가 김종인 후보에게 5000여 표를 이겼지만 이번엔 김 대표가 이 의원의 거취에 관한 칼자루를 쥐게 됐다.



이 의원은 이날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역사적 과제인 내년 정권 교체를 위해 정치의 끈을 놓을 수 없다”며 총선 출마 의지를 재확인했다. 개소식을 마친 뒤 용퇴론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더는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강찬호 논설위원, 추인영 기자?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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