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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러코스터의 묘미

지난 설 연휴 가족들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위치한 디즈니월드에 다녀왔다. 사진에서만 보던 디즈니의 상징인 환상의 성과 귀 모양만 봐도 뭔지 알아챌 정도로 유명한 미키마우스 캐릭터는 아이들을 껌뻑 죽게 만들었다.



이곳을 방문하기 전 필자의 아이들은 한 가지 목표를 세웠다. 그 동안 키 제한에 걸려 제대로 시도해본 적이 없는 롤러코스터를 실컷 타겠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우리 가족은 지도를 보고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오랜 시간을 기다려 원 없이 다양한 롤러코스터를 즐기다 왔다. 소리를 하도 질러 다들 목이 쉬었지만 말이다.



증시고수에게 듣는다

같은 시간 아빠, 즉 필자는 주식시장이라는 또 다른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었다. 미국 현지에서 실시간으로 접하는 다우존스 지수, 나스닥 지수 등은 원유 가격과 함께 현기증이 날 정도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2016년 새해가 시작되면서부터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중국 위안화의 불안한 약세 흐름으로 전세계 시장은 바닥으로 치닫고 있었는데 설 연휴 기간은 그 공포가 극도에 다다랐던 시기였다.



“시장 변동성은 적이 아닌 친구”롤러코스터는 탑승자에게 공포를 파는 놀이기구다. 꺅 소리를 내며 쏜살같이 머리 위를 지나가는 기구를 보면 ‘저걸 왜 돈 내고 탈까’하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물론 있지만, 이것을 타기 위해 기다리는 줄은 어떤 놀이공원을 막론하고 여느 놀이기구보다 길다. 최초의 롤러코스터는 1884년 뉴욕의 코니아일랜드에서 첫 선을 보였는데 이날 하루만에 투자비를 모두 회수했을 정도로 등장부터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강일구 일러스트



열차가 빠른 속도로 오르내릴 때의 짜릿함이 인기의 요인이겠지만, 무엇보다도 이 무서운 놀이기구를 마음 놓고 탈 수 있는 이유는 결국은 안전하게 출발지로 되돌아온다는 믿음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가치투자자의 믿음도 이와 다르지 않다. 미래의 기대치를 반영하는 만큼 주식 가격은 필연적으로 부침을 겪는다. 때론 지난 3개월간처럼 공포스러운 변동성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주가는 결국 기업의 내재가치로 돌아온다. 이에 대한 믿음이 있으니 주가의 롤러코스터를 타면서도 패닉에 빠지지 않는 것이다.



롤러코스터가 주는 즐거움만큼 가치투자자에게 짜릿한 쾌감을 주는 일은 바로 이 변동성을 이용해 주식을 내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사들이는 것이다. 예컨대 버핏은 70년대 니프티피프티 붕괴 기간에 워싱턴포스트를, 80년대 블랙먼데이 때 코카콜라를 사들였고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골드만삭스·GE 등을 헐값에 매수했다. 그는 자신의 전략을 입증하듯 “시장의 변동성을 적이 아닌 친구로 여기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2월 중순부터 전 세계 주식시장은 회복세를 보였다. 펀더멘털이 탄탄한 종목들의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왔음은 물론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1월부터 2월 중순까진 주식을 싸게 사기에 좋은 시기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런 시기를 매수 시기로 활용하기는커녕 아예 시장을 떠나버린 사람들이 주변에 꽤 많았다.



비관론자는 돈 벌기 어려워중국발 위기, 제2의 금융위기, 도이치뱅크 파산, 신흥국 디폴트 등 온갖 흉흉한 얘기들이 난무하니 공포가 공포를 더 키운 탓이다. 롤러코스터로 치자면 아래로 내리 꽂을 땐 계속 내려갈 것처럼 느껴지고, 덜컹거리면 궤도를 이탈할 것처럼 느껴진 것이다. 그러나 하락기는 불과 두 달도 안 되어 종료됐다.



필자는 천재도 아니고 롱숏이나 퀀트 같은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펀드매니저도 아니다. 사실 이 칼럼만 해도 만날 비슷한 얘기나 반복하니 글을 쓸 자격이 있나 싶을 정도로 부족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아 있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시장을 떠나지 않고 진득하게 버티면서 단지 주가가 아래로 내려가면 사고 위로 올라가면 파는 단순한 행위를 반복했던 덕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지난 1~2월에도 누가 뭐라 하건 빠질 때마다 꾸준히 주식을 사들였다. 주식이 싸졌으니 그리 했을 뿐이다.



여담으로, 올랜도 디즈니월드는 1971년에 개장했는데 이후 40년간 입장료가 41배 올랐다고 한다. 같은 기간 오일쇼크, 블랙먼데이, 이라크 전쟁, 정보기술(IT)버블 붕괴, 금융위기 등 숱한 사건사고들이 있었음에도 월트디즈니 주가는 무려 100배나 상승했다. 비관론자는 똑똑하다는 소리를 들을지는 몰라도 돈을 벌긴 어렵다. 위기의 징후가 포착될 때마다 월트디즈니 주식을 팔았을 테니까 말이다. 실제로 40년의 기간 중에도 진짜 위기라 할만한 사건은 그리 많지 않았다. 월트디즈니 같은 주식을 갖고 있다면 시장에 쫄지 말자.



 



 



최준철?VIP투자자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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