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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말까지 쪼개고 증여하라”

중소기업에서 경영 자문을 하는 이모(62)씨는 해외 주식형 펀드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은행을 찾았다. 하지만 그가 보유한 펀드가 아니라 새로 가입해야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과감히 15% 이상 손실난 일본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를 환매했다. 이 자금으로 고등학생 두 자녀 명의로 헬스케어 주식에 투자하는 해외펀드에 각각 2000만원씩 투자했다. 그는 “손실난 펀드를 들고 있는 것보다 자녀에게 펀드를 증여하는 게 유리할 것으로 보고 선택했다”며 “(미성년자는) 2000만원까지 증여세도 면제되고 향후에 이 펀드가 수익을 내도 세금을 물지 않는다는 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2007년에 도입됐다가 2009년 말 사라진 비과세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이하 비과세 해외펀드)가 7년 만에 부활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해외 상장 주식에 60% 이상 투자하는 310개 해외 주식형 펀드에 1인당 최고 3000만원까지 가입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투자자는 가입한도 내에선 얼마의 수익을 올리든 매매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2007년보다 세제 혜택이 커졌다. 환차익도 비과세 대상이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내년 말까지만 한시적으로 가입할 수 있다. 세제 혜택은 가입한 날부터 최대 10년이다. 중간에 환매해도 세제 혜택이 적용되므로 투자 기간에 따른 부담이 크지 않다. 단 자산운용사가 비과세 펀드로 새롭게 내놓은 해외 주식형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 이미 해외펀드에 가입한 고객은 기존 펀드를 환매한 후 다시 가입해야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PB 4인의 ‘비과세 해외펀드’ 투자전략

자산가는 이달 14일 출시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보다 비과세 해외펀드에 관심이 많다. ISA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비과세 해외펀드는 가입에 제한이 없다. 김인응 우리은행 압구정현대 지점장은 “자산가 입장에선 오히려 가입 한도가 3000만원으로 제한돼 있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는다”면서 “하지만 한 푼이라도 세금을 줄이기 위해 비과세 해외펀드 관련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신흥국은 적립식, 선진국은 거치식”고액 자산가의 돈을 굴리는 국내 프라이빗뱅커(PB) 4인의 비과세 해외펀드 투자전략이다.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꼽는 것은 쪼개기(분산) 투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해외 주식형 펀드의 1년 평균 수익률은 -14.3%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3.5%)과 비교해도 성과가 저조하다. 조재영 NH투자증권 강남센터 PB부장은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위험을 최대한 분산해야 안전하다”며 “투자 지역은 기본이고 자산이나 시간(적립식 투자)까지 쪼개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주 하나은행 도곡PB센터 팀장도 “자산별로 거치식(일시납)과 적립식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면서 “인도·베트남 등 시장 변동성이 큰 신흥국은 적립식 투자로,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지역(자산)엔 거치식으로 묻어두는 방식을 권한다”고 말했다.



투자 지역을 고르기 어렵다면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펀드는 전세계 주요 국가의 주식에 고르게 분산 투자하고, 펀드매니저가 시황에 따라 자산의 투자 비중을 조절해 준다. 김인응 지점장은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 땐 위험을 낮추고, 글로벌 경제가 회복할 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투자는 원자재·선진국 펀드로비과세 해외펀드 가입자는 2017년 12월 29일(12월 30일~31일 휴일)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날까지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펀드를 환매한 후 다시 가입할 수 있다. 2018년 이후엔 기존 갖고 있던 펀드에 추가 매수만 가능하다. PB들은 가입기간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입을 모았다.



황세영 한국씨티은행 CPC 강남센터장은 “이 기간 안에 펀드를 환매하면 납입 한도 3000만원이 되살아난다”며 “최근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는 선진국 시장에 투자했다가 내년 말 이전에 장기간 안전하게 묻어둘 곳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것도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병주 팀장도 “2년 가까이 하락세를 지속하던 원자재 가격이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1년 정도 투자 후 차익실현을 하면 수익 뿐 아니라 비과세 혜택까지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가는 증여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소득이 없는 배우자나 자녀 명의로도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증여세가 비과세되는 한도까지 증여한 뒤 배우자나 자녀 이름으로 펀드에 가입하면 10년간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증여세는 10년을 기준으로 배우자 6억, 자녀는 5000만원(미성년자 2000만원)까지 면제다.



자금 몰리는 중국 펀드, 전망은 엇갈려비과세 제도 도입 후 중국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투자금액이 많은 상위 10개 비과세 해외펀드 중 절반이 중국관련 펀드다. 여기에 몰린 자금은 약 70억원으로 10개 전체 금액(172억1300만원)의 40%를 차지했다. 중국 관련 펀드에 돈이 몰리는 것은 최근 중국 증시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1일 기준 2810.31로 올들어 26% 급락했다. 비과세 해외펀드가 처음 나왔던 2007년에도 중국펀드에 자금이 쏠렸지만 상당수 투자자가 손실을 봤다.



PB들은 중국 투자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변동성이 커 장기 투자처로 마땅하지 않다’는 비관론과 ‘중국 경제 성장에 따른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낙관론이다. 김병주 팀장은 “중국 증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80%를 넘는다”며 “이들의 자금이 증시보다 부동산에 몰리고 있어 과거처럼 중국 증시가 크게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조재영 부장은 “중국은 한국과 경제적 상관관계가 높기 때문에 국내 투자 비중이 큰 한국 투자자에겐 분산 투자효과가 낮은 투자처”라고 말했다. 반대로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는 PB도 있다. 김인응 지점장은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성장하면 시장 변동성은 줄고, 중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커지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영 부장은 비과세에만 초점을 맞춰 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비과세 해외펀드는 원금 보장 상품이 아닌데다 투자 손실을 입고도 세금을 물 수 있어서다. 이 펀드는 매매차익을 제외한 주식 배당?이자소득, 매매차익이 아니라 펀드 환매 후 외환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한 수익엔 세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가령 비과세 해외펀드에 3000만원을 투자한 후 300만원 손실을 입고, 해외 주식 배당 수익으로 100만원이 발생했다면 전체적으로 200만원 손해다. 하지만 배당수익이 발생했기 때문에 100만원의 15.4%(배당소득세)인 15만4000원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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