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簡除煩苛 -간제번가-

중국 후한(後漢) 시절 유총(劉寵)이란 관리가 있었다. 학식이 뛰어난 부친 유비(劉丕)를 닮았던 그는 등용문인 효렴(孝廉)으로 천거 받았다. 이후 지금의 저장(浙江)성 사오싱(紹興) 지방 관리인 회계(會稽) 태수에 임명됐다. 유총은 부임 즉시 번다하고 가혹한 각종 규제를 일거에 폐지했다. 관리들의 불법 행동도 엄격하게 금지했다. 『후한서(後漢書)』 중 선량한 관리의 이야기를 모은 ‘순리열전(循吏列傳)’은 유총의 정치를 ‘간제번가(簡除煩苛) 금찰비법(禁察非法)’이라 기록했다.



유총이 큰 정치를 펼친다는 것을 알게된 조정에서는 그를 지금의 건설부 장관 격인 장작대장(將作大匠)에 임명했다. 유총의 승진 소식을 들은 산음(山陰)현 노인 5~6명이 각각 100전씩 들고 산에서 내려와 유영에게 선물했다.



漢字, 세상을 말하다

원로들은 “산골에서 비루하게 살아 그 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 적었다. 군수를 본 적도 없었다. 예전에 태수가 부임하면 부하 관리를 마을에 보내 재물을 걷어갔다. 낮 밤이 없었다. 하루는 낯선 관리를 본 개가 밤새 짖어 불안에 떨었다. 하지만 당신이 부임한 뒤로 밤에 개 짖는 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 백성들은 관리를 한 명도 보지 못했다. 생각도 못했던 태평성세였다. 이제 당신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조그만 성의를 모았으니 사양치 마시오”라며 돈을 건냈다.



유총은 “내가 펼친 정치 중 무엇이 어르신들이 말한 것처럼 좋았단 말이오”라 반문하며 “산 속의 여러분들이 고생이 많았다”고 선물을 사양했다. 노인들이 줄기차게 선물을 건네자 유총은 마지못해 100전 가운데 1전씩만 가지고 조정에 돌아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5일 올해 정부 업무보고에서 인용한 “간제번가 금찰비법”의 전고(典故)다. 리 총리는 올해 역점 정책인 ‘공급 측 개혁’을 설명하며 “간제번가”를 외쳤다.



중국판 규제 대못 뽑기 선언이자, 취임 공약이던 행정 간소화와 권한 분산인 ‘간정방권(簡政放權)’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현장에서 들은 리 총리의 육성에는 비장감이 돌았다. 고금(古今)을 조화하며 중국은 미래로 나아가는 중이다.



 



신경진



베이징 특파원shin.kyungjin@joongang.co.kr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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