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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진짜 같은 게임’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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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비디오게임 ‘더 디비전’은 맨해튼을 노린 바이오테러로 뉴욕이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설정으로 현실에 있을 법한 테러 공격을 보여준다. / UBISOFT

작고한 톰 클랜시는 (적어도 공항에 가본 적이 있다면) 누구나 아는 유명 작가다. ‘긴급명령(Clear and Present Danger)’ 등의 스파이 스릴러 장르로 수많은 히트작을 선보인 그는 정교한 첩보 플롯과 현실감 있는 테러 공격 묘사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도 있다’고 믿게 만드는 재주를 가졌다. 군사 전문용어와 뛰어난 통찰력을 통해 클랜시는 세밀한 묘사와 전문가 못지 않은 지식을 선보였고,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1998년부터는 ‘톰 클랜시의 레인보우 식스’를 시작으로 수많은 비디오게임을 판매하기도 했다.

비디오게임 톰 클랜시 시리즈 ‘더 디비전’, 비밀요원과 바이오테러, 정치적 음모 등 현실 같은 가상 세계 즐길 수 있어

클랜시의 게임 시리즈는 17년간 5000만 장이 판매됐다. ‘레인보우 식스’ 외에도 ‘톰 클랜시의 스플린터 셀’ ‘톰 클랜시의 SOCOM’은 각각 독립된 시리즈로 다수의 관련 게임을 출시했다. 지금까지 40여 개의 타이틀이 거의 모든 주요 플랫폼을 통해 판매됐다. 레인보우 식스는 닌텐도 64용으로, 최근 나온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은 엑스박스1·플레이스테이션4·PC용으로 출시됐다. 그의 이름이 붙은 게임은 모두 전술적 게임플레이와 정밀한 묘사를 선보였기 때문에 게임업체 유비소프트가 ‘더 디비전’ 출시를 발표했을 때 팬들은 또 하나의 ‘진짜 같은 게임’을 자연스레 기대했다.

맨해튼을 노린 바이오테러로 뉴욕이 무법천지로 변한다는 설정을 담은 ‘더 디비전’은 현실에 있을 법한 테러 공격을 보여준다. 플레이어는 사회가 완전히 붕괴됐을 때 임무를 수행하는 민간요원 ‘더 디비전’이 돼 활동을 개시한다. 도심에서 벌어지는 전쟁 게임이다 보니 플레이어는 약탈꾼과 갱스터가 우글거리는 도시의 복잡한 골목을 순찰해야만 한다. ‘클랜시’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현실성을 살려내는 게 관건이었기 때문에 유비소프트는 단순한 게임을 넘어서는 하나의 세계를 구축해야 했다. 진짜로 있을 법한 세상을 만들어 내고 싶었던 유비소프트는 생존 가이드와 서간문 형식으로 반반씩 만든 소설을 게임과 동시에 출간해 더욱 생생한 세계를 만들어냈다.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뉴욕 함락’이라는 제목을 내건 책은 제목에 걸맞는 모습으로 디자인됐다. 대피소에서 발견된 듯한 책은 여기저기 변색되거나 닳고 찢어졌으며, 방수를 위해 왁스칠도 돼 있다. 인쇄된 안쪽에는 센트럴파크에 토끼 덫을 놓는 법, 테라코타 화분으로 실내 난방기 만드는 법 등 생존 가이드에 부합한 내용이 가득하다. 그러나 생존 가이드는 ‘뉴욕 함락’의 일부에 불과하다. 책 구석구석에는 손으로 직접 쓴 듯한 글씨로 이야기가 적혀 있다. 30대의 브루클린 거주민 ‘에이프릴 켈러허’가 뉴욕 격리조치로 갇혀 지내는 동안 직접 적어둔 이야기다.

“화자의 시점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뉴욕 함락’의 저자 알렉스 어빈은 말했다. “(켈러허는) 디비전 요원이 아니다. 어떤 특수 훈련도 받지 못했다.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시민이다. 세상이 오늘 종말을 맞는다면, 우린 무엇을 할 것인가?”

켈러허의 이야기는 여백에 적어놓은 글뿐만 아니라 포스트잇과 뉴욕 지하철 표, 관광 지도처럼 책에서 분리할 수 있는 여러 물건을 통해서도 전해진다. ‘더 디비전’이 맨해튼 미드타운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설계돼 플레이어는 게임 속 세상을 맘껏 활보하며 켈러허의 생존 흔적을 여기저기서 발견할 수 있다. 그녀가 글로 전하지 않은 이야기의 공백은 이런 흔적을 통해 채워진다. 전체적 플롯은 생존자 이야기와 살인 미스터리를 잘 혼합시켰다. 생화학자인 그녀의 남편은 바이러스가 발생한 날 총격으로 사망했지만, 바로 테러 공격이 이어진 상황에서 경황이 없는 경찰은 남편의 죽음을 수사하지 못한다.

“켈러허가 독자를 대신하는 인물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어빈은 말했다. “그 자체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게임 공간으로 들어오는 경험에 또 하나의 재미를 입히고 싶었다.”
어빈은 ‘뉴욕 함락’을 쓰기 전 말 그대로 엄청난 수의 생존 가이드를 샅샅이 훑었다. 뉴욕에 실제 종말이 닥치면 어빈의 가이드를 참고해 지혈대를 만들거나 양초와 마분지, 참치캔으로 휴대용 난로를 만들 수도 있을 정도다.

“(어빈은) 확실히 조사했다. 그냥 지어낸 게 아니다”고 ‘더 디비전’에 자문한 재난 전문가 존 갤빈은 말했다. “’톰 클랜시’다운 작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더 디비전’의 중심에 있는 재난도 아주 현실적이다. 2001년 미 정부는 위험 바이러스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뮬레이션으로 ‘다크 윈터 작전’을 펼쳤다. 결과는 참담했다. 병원은 환자로 넘쳤고, 무정부사태가 됐다. 프로젝트가 미 정부에 경고를 날려준 셈이다. ‘더 디비전’을 제작한 유비소프트 게임 스튜디오 매시브는 여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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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요원 ‘더 디비전’이 맨해튼 미드타운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설계돼 플레이어는 게임 속 세상을 맘껏 활보할 수 있다.

“다크 윈터 작전이 시작점”이라고 매시브의 지적재산권을 총괄하는 마틴 헐트버그는 말했다. 바이오테러 공격이 ‘더 디비전’의 분위기에 적합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매시브 제작팀은 최대한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는 시나리오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이미 있음을 깨달았다. 블랙 프라이데이였다.

“사람들이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가져가려고 폭동에 가까운 소란을 일으키는 영상이 있다. 지진 이후 물과 식량을 얻으려고 아우성치는 아이티 주민의 모습과 똑같았다”고 헐트버그는 설명했다. “두 사건의 닮은 모습을 보고 있자니 두려운 시나리오가 떠올랐다.”

‘더 디비전’에서는 달러 버그 바이러스가 등장한다. 천연두와 비슷하지만 달러 지폐를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다. 블랙 프라이데이때 이 바이러스가 맨해튼 ATM기를 통해 퍼진다. 헐트버그는 2014년 뉴욕 대학이 진행한 ‘더티 머니 프로젝트’ 연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리넨 성분이 들어간 달러 지폐에 병원균이 우글거린다는 사실을 발견한 연구였다.

“현실적으로 느껴졌다”고 갤빈은 말했다. “구글에서 ‘뉴욕 화폐 프로젝트’라고 검색하면 충격적인 내용이 나온다. 흰코뿔소 DNA가 지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지폐에는 100개의 서로 다른 생물종 DNA가 묻어 있었다고 한다.”

어빈은 생존 가이드를 만든 가상의 저자 워렌 머천트를 이용해 이런 정보를 ‘뉴욕 함락’ 곳곳에 심어 놓았다.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신비로운 인물 머천트는 생존 전문가이자 달러 버그 사태의 내부자이기도 하다. 책 속에는 머천트가 테러 발생 전 이미 공격에 대해 알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퍼즐과 암호가 숨겨져 있다. 단순한 단어 퀴즈부터 복잡한 암호 문제까지 난이도는 다양하다. 이들 수수께끼는 에이프릴의 메트로카드가 있어야만 보고 해독할 수 있다.
“꽤 어려운 퍼즐도 있다”고 어빈은 말했다. “진짜 퍼즐에 미친 사람이 아니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들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문제를 풀고 책에 관해 이야기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게임에는) 플레이어 그룹이 만들어져 있다. 그룹의 일원이 되는 경험을 하는 거다. 그래서 책도 그런 경험을 할 수 있게 했다.”

켈러허는 ‘제 2의 잭 라이언’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비소프트가 만든 ‘더 디비전’은 클랜시의 작품을 비범하게 만들어준 요소를 모두 갖췄다. 비밀요원과 바이오테러, 정치적 음모를 통해 독자는 현실과 똑같이 구현된 가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난다. 유비소프트는 스릴 넘치고 균형 잡힌 멀티플레이어 게임과 이들 요소를 잘 배합해 톰 클랜시의 인장을 무엇보다 확실히 보여주는 단 하나의 결과,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했다.

– 모 모지츠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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