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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노벨경제학자의 은밀한 향기’①] 그 많은 돈은 다 어디로 갔나

언제부터인가 죽은 경제학자의 노예가 된 건 아닌지 회의감이 떠돈다. 성장을 해도 고용이 늘지 않고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려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 현실이 각박해질수록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대가의 냉철한 진단과 분석의 울림은 더욱 커진다. 특히 그들이 들려주는 진솔한 삶의 향기가 묻어나는 이야기를 통해 잃어 가고 있는 우리의 가치를 찾고 더 나은 사회를 일궈나가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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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를 2인3각 체제로 이끌어온 아베 신조 총리와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구로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까지 도입하며 아베노믹스를 뒷받침 하고 있다. / 사진:중앙포토

세상의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명절에 해외 여행을 떠나려고 공항에 북적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돈이 없는 것 같지 않다. 사실일까? 지방 상가를 보면 ‘점포 세 놓습니다’라고 쓴 벽에 붙인 종이가 바람에 흩날린다. 텅 빈 거리를 목격하면 한숨이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 나라에서 천문학적으로 푼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선진국은 재정 상황이 좋지 않아 재정정책의 여력은 크지 않았다. 제로금리 상태니 금리를 인하하는 정책을 쓸 수도 없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정부가 발행한 채권을 구입해 돈을 푸는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으로 은행의 대출 여력을 키우고자 했다. 가계나 기업에 돈을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시중은행의 대출 여력을 확대하는 정책이다. 대출 여력이 커진 은행을 통해 풀린 돈이 자산시장으로 가서 실물이나 금융자산을 사고 이게 다시 실물시장을 이끌 힘이 될 수 있을 걸로 기대했다.

마이너스 금리에도 경제 회복 요원 ...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머니’ 주목

돈 풀었지만 경기는 아직: 주가가 올라 부(富)가 늘어나면 소비가 증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돈을 풀어 소비를 늘릴 수 있다면 그것은 세금을 절감해 주는 효과와 비슷하다. 그래서 양적 완화는 결국 화폐로 조달하는 세금 감면(money financed tax cut)이 된다. 그런데 돈을 풀었는데 물가가 별로 오르지 않았다. 대신 채권 값이 오르고 채권금리가 뚝 떨어졌다. 개별 은행은 좀 더 위험한 회사채와 주식을 샀다. 풀린 돈은 부동산시장으로 가서 전반적으로 자산가치가 상승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에 흘러 들어간 돈은 신흥국 자산가치를 올려놓았다. 신흥국 경제는 구조개혁의 지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흔들렸다. 최근에는 전반적인 유가 하락(산유국 구매력 감소)과 맞물려 악순환이 이어져 금융시장이 더욱 불안해졌다.

양적완화는 미국에서는 어느 정도 작동했다. 미국 경제는 실물부문 지표가 괜찮게 나왔다. 오히려 늘어난 유동성을 걱정하게 됐다. 사상 최고치에 이른 미국 주식시장을 보며 사람들은 거품 여부를 논했다. 그런데 다른 나라들은 돈을 풀었는데 가계의 소비도 기업의 투자도 그렇게 늘지 않고 돈이 채권·주식·부동산으로만 흘러가는 것 같아 중앙은행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에도 오랜 기간 제로였던 기준금리를 우여곡절 끝에 올렸다. 세계 경제의 향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였다. 그런데 2016년 벽두부터 중국의 주식 시장은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급락하기 시작한다. 세계 주식 시장이 동조화되어 함께 크게 빠졌다가 최근 다소 안정을 되찾았다. 누군가는 불안한 중국 경제를 겨냥해 위안화의 가치 하락에 베팅했다. 그게 금융의 속성인가 생각하니 씁쓸해진다. 하긴 그러한 금융의 속성은 영화 [빅 쇼트(Big Short)]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가치가 하락하는 쪽에 투자해 대규모 공매도를 하는 월가의 지탄 받을 행위는 지금 중국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는 세력과 비슷하다. 영화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을 발행한 은행들은 자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S&P 같은 신용평가회사에 돈을 주고 등급을 사는 장면이 나온다. 금융회사와 신용평가기관의 담합된 사기행위는 무고한 일반인의 피해로 이어진다.

급기야 마이너스 금리 속속 도입: 미국의 금리 인상, 유가 하락, 중국의 성장률 둔화 등으로 어수선해지자 마이너스 금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제발 돈을 은행에 맡기지 말고 가져다 쓰세요. 저축 계좌에 돈을 두면 보관료를 받을 겁니다.” 일본은행은 전격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일본 엔화는 잠시간의 약세를 멈추고 오히려 급등했다. 그것도 잠시. 일본 주식시장은 기대를 배반했다. 지난 번 양적완화 때는 주가가 화답했지만 마이너스 금리라는 새로운 정책에는 반응이 신통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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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가 일본 개인과 기업 고객에게 적용될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한다. 지금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의 의미는 중앙은행에 시중은행이 돈(예탁금)을 예치하면 수수료를 물리겠다는 것이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맡기지 말고 민간에 더 풀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원하는 목표만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아 일본이 불안해서 실시한 고육지책이다. 수수료를 물게 된 은행도 수지가 맞아야 하니 나중에 개인이 맡기는 돈에 보관료를 물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2015년 10월 스위스의 슈바이츠 대안 은행은 개인고객 예금에 마이너스 0.125%의 금리를 부과했다.

그동안 대기업이 투자는 않고 돈을 어딘가에 쌓아놓고 있다고 일본 정부는 투덜댔다. 세계 경제가 여러 요인으로 위축되니 경기가 불확실하다고 생각한 일본 기업 역시 벌어들인 돈을 생각만큼 투자하지 않았다. 엔화 가치가 떨어지도록 유도해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게 일본 총리의 이름을 딴 아베노믹스의 핵심이다. 두고 볼 일이지만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하니 아베노믹스가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들리기도 한다. 저축하지 말고 소비하라고 실물경제로 돈을 내치는데, 마이너스 금리정책이 은행·보험·증권회사가 속해 있는 금융 시스템에 무리를 주지 않고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인지 걱정이 된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아직 미국에서는 마이너스 금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세계는 항상 연준 의장의 입을 쳐다본다. 각 나라 통화의 미래를 두고 많은 이가 다양한 추측을 하는 가운데 달러 가치의 향방이 늘 열쇠를 쥐고 있어서다. 달러라는 화폐는 하나의 상품으로 세계를 떠돌면서 가치의 향방을 신경 쓰이게 하는 요물이다. 미 정부는 국채를 담보로 ‘달러’라는 상품을 빌려주고, 대가로 연준에서 정한 이자를 지불한다. 사실 미 국채는 미국 국민의 담세능력을 담보로 발행된 것이다. 결국 달러는 미국 국민의 채무이고, 달러가 발행될 때마다 미국 국민은 연준에 이자를 지불할 의무를 지게 된다. 우리가 미 달러화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빚을 너무 많이 져서 미국 국민이 지불 능력이 있는가라고 의심하는 상황과 같다. 지금 많은 나라가 찌든 채무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국채 투자자로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을 의심할 수 있다. 금리가 제로인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실시한 양적완화 정책은 유행병처럼 번졌지만 경제 성장에 대한 실효성과 부(富)의 분배에 대한 공정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도 많다. 양적완화로 경제가 성장해서 부채를 갚을 능력이 커져 부채가 줄어들어야 하는데 각 나라의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심지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는 나라가 잇따라 등장하니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 문제까지 생긴다.

경제학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하나: 우리는 플러스에 익숙하다. 중앙은행에 돈을 예치하면 시중은행이 통상 이자를 받는 게 당연했다. 긴 인생인데 서민이 은행에 돈을 맡기겠다는데 앞으로 보관료를 내라고 하면 서민의 자산 형성은 도대체 어떻게 된단 말인가?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지금보다 더 낮출 가능성도 회자된다.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한 국가는 유로존, 덴마크, 스웨덴, 스위스가 있다. 마이너스 금리는 익숙하지 않아 정치적 반발이 심해지고 금융 안정성도 떨어진다. 헐, 돈이 죄를 지었나, 징벌하게? 공상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세계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 자못 궁금해진다.

사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몇 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컨퍼런스에서 마이너스 금리(-3~-2%)를 빚에 찌든 경제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주장한 적이 있다. 100달러 맡겨 97, 98달러로 찾아가라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돈의 가치를 낮춘다고 배웠는데 이제는 경제학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하나? 세상에 종이돈의 종말이 오고 있다는 것인가?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할 경우 보관료까지 낸다면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 손해여서 현금을 지니는 사람이 늘 수 있다. 값을 미리 지불하거나 빚을 빨리 갚을 때 주는 혜택도 사라진다. 유럽 여러 나라가 세금을 천천히 내라고 호소하니 웃을 일이다. 그런 나라의 상점은 일시불이나 선불 대신에 장기 할부와 후불을 우대하기 시작했다. 은행에 맡겨 봐야 손해가 나니 그나마 수익을 내는 부동산으로 투자자가 몰린다. 마이너스 금리를 채택한 스위스(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 1위)와 덴마크의 부동산 가격은 많이 올랐으며 이들 국가의 가계부채 비중은 우리나라보다 높다. 그래서 마이너스 금리가 오래가면 주식과 부동산에 거품이 잔뜩 낄 것이라고 걱정하는 전문가가 많다. 어휴, 양적완화에 마이너스 금리까지…. 누군가는 헬리콥터를 타고 돈을 뿌리는 벤 버냉키(Ben Shalom Bernanke, 헬리콥터 밴)를 생각하며 그를 소환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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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먼은 화폐는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신뢰가 유지돼야 화폐로서 존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사진:중앙포토

프리드먼이 주장한 신뢰의 향기는 어디로 갔나: 세상을 둘러보니 경제가 제대로 된 나라가 보이질 않는다. 미국·유럽·중국·일본 모두가 물가가 낮은 상황(혹은 물가가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서 넘치는 빚에 허덕이고 있다. 신뢰에 금이 가는 정책을 계속 실시하는 상황에서 ‘화폐의 신뢰성’에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모든 게 화폐 현상이라고 강조한 통화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먼이 문득 생각난다. 그가 쓴 [화폐경제학]의 이야기를 보자.

캐롤라인 군도에 있는 한 섬의 원주민이 석회석으로 만든 거대한 돌을 화폐로 사용했다. 섬에는 가장 큰 돌화폐를 가진 부자가 있었다. 아무도 그가 가진 돌화폐를 본 적은 없었다. 몇 세대 전 그 큰 돌화폐를 옮기다 그게 바다에 빠졌기 때문이었다. 이리저리 해서 그 사실을 마을 사람들이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사람들은 부자를 쿨하게 인정했다. 바다 속에 돌화폐가 있을지언정 그것이 그 부자의 것이라고 믿고 인정한 것이다. 여기서 무엇이 중요한가. 사람들의 화폐에 대한 믿음이다. 화폐는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지고, 신뢰가 유지돼야 화폐로서 존재할 수 있다는 프리드먼의 메시지를 알 수 있는 이야기다.

프리드먼은 중앙은행의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 ‘K% 준칙’을 주장했다. 경제의 흐름과 상관없이 매년 통화량 증가율을 K%로 일정하게 유지해야 사람들의 믿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현금을 많이 지니지 않고 돈이 거래를 위해 도는 속도(화폐유통속도)가 불안정하고 느려지는 상황에서 프리드먼의 원칙은 고수하기 어렵게 됐다. 프리드먼은 돈이 안정적으로 도는 화폐유통속도가 안정된 세상을 가정한 것이다. 중앙은행은 통화량보다는 기준금리로 정책 목표를 설정한다. 목표가 되는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과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잠재실질 GDP를 고려해 구한다. 여기서 목표 기준금리는 장기 균형 금리다.

프리드먼은 이런 신뢰의 원칙을 항상 고수했을까. 프리드먼에게도 예외는 있었다. 바로 ‘헬리콥터 머니’다. 프리드먼은 비상상황이라고 여기는 디플레이션을 방지하기 위해 헬리콥터 머니를 제안한 주인공이다. 비상상황이니 신뢰를 훼손할 예외의 명분이 된다. 헬리콥터를 타고 돈 뿌리러 다니는 벤 버냉키의 아이디어도 프리드먼이 제공한 것이다. 버냉키가 프리드먼의 제자였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

기준금리가 마이너스가 된 후에도 경제가 잘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 어떤 조치가 가능할까에 대해서 말이 많다. 밀턴 프리드먼은 중앙은행이 최후의 보루로 헬리콥터를 타고 하늘에서 돈을 낙하해 디플레이션과 싸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의 노동당 대표 제레미 코비는 프리드먼의 이야기에 솔깃해 ‘서민을 위한 양적완화(People’s 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주장했다. 도로 같은 인프라나 서민임대주택에 투자하는 기금을 만들어 중앙은행이 돈을 넣으면 고용, 경제성장과 물가인상을 견인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이것은 언제 가능할까? 헬리콥터 머니에 대해 각 나라 정부와 중앙은행의 합의가 있어야 하는데 사실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정부와 중앙 은행이 경제를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가 침체돼 수요를 견인할 주체가 많지 않다. 세계의 수요가 부족한 무기력한 국면에서 경제를 살리려면 대규모 소비가 필요하기에 누군가는 헬리콥터 머니에 솔깃해 질 수 있겠다. 이자율 인하가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다면 더욱 그러하다. 자산가치를 올리면 간접적으로 수요가 창출될 걸로 믿는 버냉키의 견해보다 직접적인 효과를 노리는 더 파격적인 프리드먼의 헬리콥터 머니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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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왼쪽)가 마이너스 기준금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대비 차원에서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 사진:중앙포토

디플레이션이 우려되기에 유럽과 일본의 중앙은행은 오랜 기간 이와 싸워왔다. 디플레이션은 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라 소비 수요를 더욱 옥죈다. 소비자가 지갑을 닫으면 큰일이지 않나? 세계의 경제를 다시 들여다보자. 왜 상당수 나라의 가계 지출은 한계에 이르렀나? 왜 그들의 산업생산지표는 그다지 좋지 않게 나오나? 많은 이들이 빚에 찌든 상황을 주목한다. 2008년 이후 시간이 가는데 정책 수단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상한 현상이 경제에 발생하여 우리를 놀라게 하고 있다. ‘불확실한 것이 만연한 뉴노멀’이 그래서 회자된다. 경제정책의 약발이 잘 듣지 않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헬리콥터로 돈을 뿌리는 것이 가능할까? 미국은 부인했고 유로존에선 헬리콥터 머니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일본은 어떨까? GDP 대비 국가 부채가 가장 높은 나라가 일본이다. 마이너스 금리가 등장하자 법적으로 헬리콥터 머니가 금지되지 않은 나라로 세계 언론이 일본을 지목한다.

공짜 점심은 없다: 일본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으로 어떻게 국가채무를 줄이고 아베노믹스를 이어갈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높은 국가 부채나 유럽의 재정 위기는 많은 국가를 사지로 몰고 있다. 우리는 이런 상황에서 나라 곳간을 튼튼히 하고 가계와 기업에 대한 부채관리를 제대로 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아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움직임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금융시장이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채택 후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 성장이 잘 안 될 경우 미국 경제도 영향을 받게 되어 과잉 유동성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어떻게 될지 두고 볼 일이다. 세계는 이제 하나로 연결돼 있다. 미국은 금리를 올렸는데 다른 국가는 마이너스 금리로 가는 경우 각 나라 중앙은행의 목적이 서로 상반될 수 있어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G20(주요 20개국)은 각 나라 정책 조화의 중요성을 그래서 강조했다. 헬리콥터 머니를 보며 프리드먼이 한 명언을 상기해 본다. 그는 세상에는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is no something as a free lunch)’고 했다. 세상의 이치를 잘 말해 주는 말이다. 헬리콥터 머니에도 반드시 대가가 따를 것이다. 세계 경제의 방향이 시계 제로인 상황에서 우리는 어려워도 뚜벅뚜벅 걸음을 내디뎌야 한다. 모든 게 서로 연관되어 있기에 억울해도 누구를 원망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세찬 찬바람이 불고 있다. 봄이 성큼 다가왔는데도 볼이 빨개진다.

밀턴 프리드먼(Milton Friedman, 1912년 7월~2006년 11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힘을 얻게 된 케인즈학파에 맞선 20세기 자유주의 경제학의 대가다. 경기를 부양하거나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임금이나 물가를 조절하는 재정정책을 실시해도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장기간의 시차가 있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대신 지속적으로 통화량을 늘리는 통화정책을 강조했다. 아내 로즈 프리드먼과 함께 쓴〈자본주의와 자유(Capitalism and Freedom)〉에서 당시의 사회·복지제도를 개인주의의 전통적인 가치에 반한다고 비판하면서 이를 부의 소득세로 대체할 것을 주장했다.

조원경 -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행시(재경직) 34회 출신으로 관세, 물가, 복지, 소비자, 국제금융, 통상, 대외경제 분야에서 일했다. 미주개발은행 이사실에서 한국 대표로 근무했다. 현재 서울 소재 OECD 대한민국 정책센터 조세정책본부 본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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