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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스위스의 퉁명스럽던 북한 유학생…김정은 권력에 미래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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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국가 -
북한의 과거와 미래

빅터 차 지음, 김용순 옮김
아산정책연구원
703쪽, 2만2000원

1990년대 말 스위스 베른의 한 공립학교에 다니던 한국 학생 성미(가명)는 같은 반 동양인 남학생이 평양에서 왔다는 걸 알게 된다. 한 모임에서 성미 가족이 ‘부모님은 어디 계시니’라고 묻자 북한 유학생은 퉁명스런 반말로 “우리 엄마, 아빠는 여기 없어”라고 답한다. 그가 바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지도자 김정은이다. 그는 놀이터에서 성미의 그네를 밀어주기도 했다. 농구를 좋아하고 경쟁심이 강했던 그는 2000년 홀연히 평양으로 돌아갔다.

미 조지타운대 교수인 저자는 새 책에서 김정은의 유학 시절 미공개 에피소드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소개한다. 3대 세습을 감행한 북한 리더십을 비롯해 ▶북핵·미사일 ▶북·미 대화 ▶남북경협 등을 다뤘다.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국장을 지냈고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를 맡았던 경험담이 생생함을 더한다.

북한 다루기의 방도도 제시한다. 북한이 허를 찔려 쩔쩔맸던 경우는 2005년 9월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 동결과 2014년 2월 유엔 인권조사위가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했을 때였다고 분석했다. 그래서 돈줄 죄기와 인권압박을 강조하며 대북제재의 수위를 높이자고 주장한다. 북한이 핵무기는 무용지물일 뿐이며 협상만이 유일한 출구란 점을 깨닫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김정은 체제에 미래는 없다고 결론내린다. 내일 아침 신문에서 북한이 붕괴했다는 헤드라인을 접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니란 것이다. 오바마 정부와 박근혜 정부 임기 내에 북한에 중요한 정치적 단절 징후가 나타날 것이란 예고는 흥미진진하다. 물론 북한의 운명을 예측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란 점도 지적한다. 북한은 ‘불가사의한 국가’(Impossible State)란 얘기다.

책을 덮을 즈음 뇌리를 스치는 생각 한가지. 김정은의 동창 성미는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혹 평양 집무실의 주인과 페이스북을 하거나 e-메일을 주고받고 있는 건 아닐까. 베일에 싸인 북한 최고지도자는 많은 궁금증을 던진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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