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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워치] 김정은은 탈출구를 발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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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UCSD) 석좌교수

김정은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취약한 처지로 스스로를 몰아넣었다. 지금 이 순간 서울·워싱턴·베이징(北京)에 의미 있는 질문은 딱 하나다. 3국은 김정은을 물러서게 하는 길을 모색할 것인가, 아니면 북한 체제 자체를 파열시키기 위해 3국이 지닌 이점을 활용할 것인가.

현 상황은 언젠가 본 적이 있는 영화 같다. 미사일·핵실험 다음에 오는 것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규탄과 제재다. 그다음에 대기하고 있는 것은 분쟁 확대(escalation)와 곤두선 신경이다. 2013년에도 지금과 유사한 주기가 있었다. 그때 북한 정권은 핵실험과 엄포로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첫째, 중국은 궤도를 수정하고 과거와는 다른 수준의 제재에 동의했다. 과거 중국은 북한의 무역활동에 제재를 가하는 것을 애써 피했다. 반면 이번에는 딱 한 가지 제재 항목만 봐도 북한을 사실상 파산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재안에 따라 북한의 석탄 수출을 완전히 금지시킨다면 말이다. 석탄은 북한의 대중(對中) 수출에서 약 40%를 차지한다. 북한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80% 이상이다. 북한의 수출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해상 운송이나 금융 분야 등에서도 새로운 제재가 추가됐다.

둘째, 2월 20일자 칼럼(‘개성이여 안녕’)에서 내가 언급한 바와 같이 개성공단 폐쇄가 낳은 효과도 상당하다. 북한의 대중 무역 적자를 메울 외화 수입원이 사라진 것이다.

셋째, 북한 경제가 전보다는 더 개방됐기 때문에 제재가 작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 정권은 여러 종류의 통제나 억압의 도구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화폐 가치 급락이나 식료품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70일 전투’나 주민 동원만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어렵다.

넷째, 북한 내 정치 상황이 달라졌다.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과 경제 발전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병진(竝進) 노선에 자신의 통치 정당성을 걸었다. 위험한 결합이었다. 5월 제7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는 김정은은 군부의 핵심 자리를 강경파로 채웠다. 따라서 이 젊은 지도자는 타협하는 게 훨씬 더 힘들어졌다. 그래서 그는 새로운 로켓 발사 실험(현실성이 있어 보인다)과 핵탄두 소형화(상당한 의문이 남아 있다)라는 엄포를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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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한국에서 관여(engagement) 정책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강경 정책, 특히 제재 강화에 대한 의존을 비난해 왔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제재는 효과가 없다. 일반적으로 그러할 뿐만 아니라 특히 북한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틀렸다. 최근의 이란 협상 타결은 제재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신중하게 고안된 제재 전략은 결국 테헤란을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이란 협상 결과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제재 전략의 효과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중국은 과거에 북한 제재에 소극적이었다. 이번에 한국과 미국은 중국이 하는 말을 인내심 있게 믿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관여 정책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두 번째 강조점은 옳다. 일방적으로 스스로를 무장 해제하는 나라는 없다. 의문의 여지가 없는 말이다. 궁극적으로 협상 없는 비핵화는 없을 것이다. 또 협상은 동북아의 안보체계(security architecture)라는 큰 그림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비핵화가 미국이 집중하고 있는 목표라는 것을 강조했다. 미국은 결코 한국을 우회해 북한과 평화체제(peace regime) 협상에 돌입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을 배제한 북·미 협상은 북한의 공상일 뿐이다.

하지만 인터뷰 내용을 면밀히 들여다보면 성 김 특별대표가 평화체제 협상이라는 큰 틀의 문을 닫아 버린 것은 아니다. 평화체제 협상은 2005년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4자회담 구도를 선호하지만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고서는 4자회담은 시작도 마무리도 될 수 없다. 평화체제 협상의 가능성을 완전히 제쳐 놓는 것은 옳지 않다. 만약 중국이 드디어 김정은을 물리적으로 압박한다면 한국과 미국은 평화체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다.

규모가 확장된 한·미 합동 군사훈련은 한국과 미국이 이미 확보한 대북 억지력에 대해 별다른 증강 효과가 없다. 대적하고 있는 양쪽 모두가 선제(preemption) 조치를 호언하는 것만큼 위기 상황을 비안정적으로 만드는 것은 없다. 솔직할 필요가 있다. 당신이라면 지금 김정은과 박 대통령의 처지 중에서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몇 달 안으로 북한의 처지가 나아질 가능성은 없다. 우리는 김정은이 지금까지와 달리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지(選擇肢)를 보다 신중하게 생각하도록 유도하는 제안을 해야 한다.

스테판 해거드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석좌교수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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