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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유대인 샌더스에 유대인 사회가 미지근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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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병건
워싱턴 특파원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대통령이 되면 미국 역사상 첫 유대인 대통령이 배출된다. 2000년 민주당의 대선 후보였던 앨 고어가 조셉 리버먼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며 첫 유대인 부통령이 등장할 기회가 있었지만 이번엔 아예 유대인 대통령이다. 하지만 미국 내 유대인 사회의 기류가 미적지근하다. 워싱턴포스트가 “샌더스는 유대인인데 왜 유대인들이 그를 뽑으러 가지 않는가”라고 보도했을 정도다.

샌더스의 부친은 폴란드의 유대인이었다. 그의 부계 친척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폴란드에서 벌어졌던 홀로코스트에 희생됐다. 샌더스는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에 대해 “아돌프 히틀러라는 이름 때문”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포함한 수천만 명이 단 한 사람이 주도한 전쟁으로 희생됐기 때문이다. 샌더스는 젊은 시절엔 이스라엘의 집단농장인 키부츠에서 머물기도 했다.

그럼에도 무한 결속력을 자랑하는 유대인 사회가 ‘유대인 샌더스’에 대해 열광하지 않는 이유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샌더스 본인이 그간 자신의 정체성으로 유대인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다. 지난 2월 뉴햄프셔주 경선 결과에 대한 소감을 밝히던 샌더스는 “나는 폴란드 이민자의 아들”이라고 말했다. 유대인이라는 단어를 빼 이유야 뭐건 유대인의 정체성을 희석시켰다.

또 샌더스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정부와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며 밀어붙인 이란 핵 합의를 지지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전제로 하는 ‘2국가 해법’에도 찬성한다. 그러니 고향을 항상 머리에 이고 사는 유대인 사회에선 샌더스의 사상이 미덥지 못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가 지난 8일 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민들은 유대인 샌더스(16.5%)보다 유대인이 아닌 힐러리 클린턴(40.5%)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유대인 사회가 똘똘 뭉쳐 샌더스를 공개 지지하지 않는 이유엔 샌더스의 월가 때리기도 숨은 이유일 수 있다. 샌더스는 월가에 투기세를 물리겠다고 외치는데, 월가엔 유대인 자본이 대거 들어가 있다는 게 정설이다. 샌더스는 유세 때마다 골드먼삭스를 투기 자본의 전형으로 비난하는데 이 은행의 최고경영자(CEO)인 로이드 블랭크파인이 유대인이다.

그런데 시야를 넓히면 ‘유대인 대통령’까지는 아니어도 ‘유대인 사위를 둔 대통령’이 올해 11월 나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 여야의 선두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는 유대인 사위가 있다. 클린턴의 외동딸 첼시가 2010년 8월 결혼식을 올렸을 때 신부 측은 감리교이고 신랑 측은 유대인 집안이라 목사와 랍비가 식을 공동으로 진행했다. 트럼프의 딸이자 1등 참모인 이반카는 2009년 결혼하면서 유대교로 개종했다. 미국 내 유대인 사회에선 샌더스 말고도 대안이 있는 셈이다.

채병건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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