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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당 한 달 만에 분당 위기라니 왜 만들었나

야권연대를 놓고 안철수 공동대표와 충돌해 온 김한길 국민의당 상임선대위원장이 어제 전격 사퇴했다. 김 위원장과 보조를 맞춰 온 천정배 공동대표도 ‘중대 결심’을 언급하며 당무 거부에 들어갔다. 지난달 2일 창당한 국민의당은 불과 한 달 만에 위기를 맞았다. 일각에선 분당이 초읽기란 관측까지 나온다. 총선은 불과 한 달 앞이다.

가뜩이나 국민의당은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 중이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통합 제의 한마디에 당이 뿌리째 흔들리는 건 1차적으로 안 대표에게 책임이 있다. 새 비전이나 인물, 리더십으로 새 정치를 보여주지 못해 차별화된 제3당 구축에 성공하지 못한 게 큰 원인이다. 그런 만큼 1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질 20대 총선에 대한 야권 연대론자의 위기감엔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그렇다 해도 엊그제 탈당해 딴살림을 차린 정치인들이 별다른 명분 없이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건 정치를 극도로 희화화하는 길이다. 야권 분열이 총선 패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은 이미 예견된 바다. 그런데도 국민의 심판을 받아 보기 전에 무조건 합치고 보자는 식이라면 공당의 존재 가치는 부정된다. 그럴 양이었으면 김한길 위원장은 애당초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김 위원장은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와 함께 새정치민주연합을 공동 창당했다. 더민주를 떠나면서는 기득권 양당 구도를 깨는 제3의 정당을 성공시키겠다고 선언했다. 김 위원장의 탈당 때 말대로라면 “친노 패권에 비리와 갑질 막말로 얼룩진 당”으로 되돌아가자는 얘기다.

야권이 견제와 감시 기능을 못할 정도로 패배하는 건 국민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박빙의 표차로 승패가 갈리는 수도권 선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다급해도 최소한의 가치는 지켜야 한다. 야권 통합이든 연대든 정도(正道)를 지키며 납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추진하는 게 온당한 일이다. 그게 탈당 전문가, 창당 전문가란 비난에서 벗어나 국민의 지지를 얻는 당당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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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