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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내겐 너무 좋은 세상


?? VIP 독자 여러분,중앙SUNDAY 편집국장 이정민입니다.


?? 말하는 자명종, 시간에 맞춰 밀크 커피를 대령하는 커피 포트, 주인의 기분에 맞춰 식사를 준비하는 토스터….?? 뤽은 사람과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같은 기계들'에 둘러싸여 사는 삶에 불만이 가득합니다. 기계에 넌덜머리를 내던 어느날, 미모의 여자 도둑이 들어 기계들을 싹 쓸어가버립니다. 기계로부터 해방된 뤽은 쾌재를 부르죠. 우연히 카페에서 다시 만난 여자 도둑과 사랑에 빠지려는 찰나, 여인은 뤽의 가슴에서 인공심장을 낚아챕니다. 뤽 역시 기계였던 거죠. 다만 스스로 인간이라고 생각하도록 설계된 기계. ??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단편 소설집 '나무'중? '내겐 너무 좋은 세상'편 의 이야깁니다. 아주 특별한 상상력을 지닌 작가는 '여인의 독백'이란 형식을 빌려 이렇게 묻습니다. ?? "당신은 한낱 기계일뿐이면서 감히 다른 기계들을 심판하고 있어. 나는 당신 집에서 '살아움직일 수 없는 물건들이여, 그대들이여 영혼은 있는가?'라고 물었어. 하지만 내가 진짜 묻고 싶은 건 이거야.'살아 움직일 수 있는 인간들이여, 그대들에게 진정 영혼은 있는가?'

?? 베르나르는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해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지점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가벼운 공상 소설쯤으로 여겼던 이 글이 오늘은 무겁게 다가옵니다. 이런 감정이 어디 저뿐이겠습니까. 인간이 만든 '기계(인공지능·AI)'가 인간을 넘어서는 순간을 목격한 온 세계가 충격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국은 이벤트, 그 이상이 돼버렸습니다. 후세의 인류는 이번 대국을 우주 빅뱅에 버금가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기록하게 될 지도 모를 일입니다.?? '제2의 에디슨'이라 불리는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의 '미래 예언'이 예삿말로 들리지 않아 지난 기사들을 다시 들춰봤습니다. 그는 기술의 진보가 기하급수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뛰어넘는 시점('특이점')이 올 것이라며, 새로운 문명이 도래하는 특이점을 2045년이라고 장담하고 있습니다.30년안에 인간과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는 기계인간 뤽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전율이 느껴집니다.

??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컴퓨터와 동거하는 세상은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 앞으로 100년 안에 인공지능에 의해 인류가 끝날 것이라고 한 스티븐 호킹의 예언이 들어맞을 것인가,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신하게 된다면 '노동하는 인간'의 가치는 어디서 찾을 것인가, 근대 자본주의의 이론적 근간을 이뤘던 아담 스미스의 '노동가치론'은 수명을 다해가는 것인가, 그렇다면 지금은 '노동 절벽'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일자리 절벽'을 고민해야 하는게 아닐까, 엄청난 양의 빅 데이터와 막강한 검색 엔진으로 무장된 구글이 조지 오웰의 경고처럼 '빅 브라더'로 등장할 것인가, 막오른 AI 전쟁에서 한국은 어디쯤 자리하고 있는 것인가 ….?? 이쯤되니 슬며시 오기가 피어오릅니다. 제 아무리 알파고가 뛰어나다고 해도 이 역시 인간의 지적 노력의 창조물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렇다면 AI와 함께 살아야 하는 미래를 유토피아로 가꿔나가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인간의 지능을 가진 기계들이 지배하는 미래가 유토피아가 되려면 무엇보다 인간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문학적 성찰이 뒷받침돼야?하지 않을까요??? 이번주 중앙SUNDAY는 이런 고민을 담았습니다. '알파고와의 대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를 심층 진단하는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우리의 일상안으로 성큼 들어선 AI의 산업적·윤리적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이며 국가의 정책 방향을 어떻게 리 세트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분야별 전문가들이 깊이있고 자세하게 진단해드릴 것입니다.

?? 한가지 더!?? 중앙SUNDAY가 창간 9주년(3월18일)을 맞아 새 기획과 연재물,세련된 디자인으로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먼저, 오피니언을 강화했습니다.'투명인간''왕을 찾아서''위풍당당'등 숱한 베스트 셀러를 만들어낸 소설가 성석제씨가 '성석제 소설'이란 실험적 포맷의 칼럼을 연재 합니다.?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주일우 문학과 지성사 대표,노재현 중앙북스 대표가 칼럼 필진으로 합류합니다. 개성과 해학,번득이는 기지가 넘치는 칼럼으로 특별한 일요일 아침을 열어드릴 것입니다.?? 지난 한 주의 이슈와 쟁점을 톺아보고 새로운 한 주의 흐름를 깊이있게 조망하는 ‘Outlook’ 칼럼을 신설했습니다. ‘Outlook’ 은 미리 정해놓은 필자들이 돌아가며 쓰던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VIP 독자 여러분을 포함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자유롭게 참여하는 '오픈 칼럼' 시스템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합니다.?? 둘째, 새로운 포맷의 인터뷰로 다채로운 사람 이야기를 전합니다. 언론학(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 대학)박사이자 EBS 이사를 지낸 김동률 서강대 MOT 대학원 교수,CNN 서울 지국장과 아리랑TV 사장 출신의 손지애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인터뷰어(interviewer)로 나서 화제의 인물을 만납니다.?? 셋째, 다양한 읽을 거리와 볼거리로 ,더 풍성해진 일요일 아침을 선사합니다. ?? 삼성경제연구소·세계경제연구원와 글로벌 컨설팅사인 베인 앤 컴퍼니 등이 추천하는 CEO를 위한 명품 강의가 ‘중앙SUNDAY MBA’를 통해 중계됩니다. IT칼럼니스트 유성민씨가 ‘IT는 지금…’을,이기동 성균관대 동양학부 교수가 전통 문화유산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정신문화의 뿌리를 찾아서’를 연재합니다. 서울 주재 외국 대사관저가 '대사관저 오픈 하우스'를 통해 공개되며, 유현준의 '도시와 건축',김혁의 '와인 이야기',조희문 한국외대 교수의 신(新) 쿠바 르포 등 새로운 연재물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지난주, 중앙SUNDAY의 특종 보도로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지 인터뷰 내용이 114년만에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1902년 도미(渡美)한 청년 도산은 인터뷰에서 "나는 미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한국 민족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어렸을땐 서양인을 악당이라고 생각했지만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서양인을 본뒤 달라졌다"고 말했더군요.일제의 침략 야욕이 노골화되던 시기,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조국의 운명을 안타까워한 도산은 조국을 위해 "교사가 되고싶다"는 포부도 밝힙니다. 이를 위해 도산은 당시 24세의 청년이었지만 미국식 교육을 받고 싶어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이게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돼 신문에까지 실리게됐다는 군요.도산은 부부 사진을 싣기 위해 포즈를 취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한국의 양반 여성은 남성과 함께 사진을 찍지 않는게 관습"이라며 거부했다가 동행한 드류 박사가 자기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자 비로소 촬영에 응했다는 에피소드로 실려 있습니다.마침 어제(3월10일)가 도산의 78주기 기일이었습니다.

[관련 기사]"우물안 개구리인 조국위해 교사될 것"…도산 안창호 미국신문 인터뷰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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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