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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신의 신선한 MLB] ④ 오승환을 사랑하는 사람들

(4) 오승환을 사랑하는 사람들

세인트루이스 카드널스 훈련장이 있는 플로리다 주피터의 로저딘스타디움. 거기엔 사랑이 있었습니다. 마이크 매서니 세인트루이스 감독의 책상 위 게시판에서 오승환 선수를 향한 '사랑의 증거'를 발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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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니 감독은 오승환 선수와 소통하기 위해 매일 한 단어씩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벌써 어제, 오늘, 내일 등의 단어를 익히는 중이다. [허구연 해설위원 SNS]

메모지엔 한글과 영어 발음기호가 적혀 있더군요. Today-오늘-oh neul, Yesterday-어제-uh jae, Tomorrow-내일-nae il. 이렇게 말이죠. 매서니 감독이 오승환 선수의 통역원에게 부탁해 받은 것입니다. 매서니 감독은 매일 한두 단어씩 한글을 익히고 있다네요. 그만큼 오승환 선수와 가까워지고 싶은 거겠죠.

지난 6일 오승환 선수가 마이애미 말린스전와의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1과 3분의1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피칭을 보여줬습니다. 경기 후 매서니 감독은 "오승환이 이렇게 아웃카운트를 늘려간다면 우리는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뜻밖의 '사랑 고백' 같아서 놀라신 팬들이 있을 텐데요. 매서니 감독의 오승환 선수 사랑, 새삼스럽거나 놀라운 게 아닙니다. 이렇게 눈에 훤히 보일 정도로 오승환 선수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LA 다저스나 피츠버그 파이리츠 클럽하우스를 가면 시끌시끌합니다. 그런데 카디널스 분위기는 전혀 다르더군요. 조용하고 차분합니다. 덩치 큰 선수들이 라커룸 가운데 책상에 모여 조용히 스마트폰을 하는 모습을 보면 마치 도서관에 온 것 같습니다. 저도 조용히 라커룸을 구경하고 있는데 뒤에서 키 큰 선수가 저희를 보더니 "안녕하세요~"라고 하는 겁니다. 20승 투수 아담 웨인라이트였습니다.

팀 최고의 스타가 한국 취재진에게 먼저 다가와 한국어로 인사할 만큼 오승환 선수를 많이 존중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서니 감독은 미팅을 마치면서 한국어 한마디씩을 팀 선수들이 다 같이 공부하도록 한답니다. 낯선 곳에서 언어와 문화장벽에 부딪히고 있을 오승환 선수를 향해 팀 메이트 모두가 한걸음씩 다가가자는 뜻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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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선수에게 MBC스포츠플러스가 벽시계를 선물했습니다. 정식 유니폼을 입기 전에 만든 것이어서 합성사진을 썼는데요. 오승환 선수가 참 좋아했습니다. [사진 김선신]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이자 세인트루이스의 리더, 야디어 몰리나 포수는 손가락 부상으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아직 공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오승환 선수가 불펜피칭을 하면 빼놓지 않고 나와서 봅니다. 오승환 선수의 피칭을 미리 공부하기 위해서일 거고, 동시에 오승환 선수의 피칭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죠. "낮게!" 갑자기 한국말이 툭 나왔습니다. 타자 무릎 쪽으로 던져보라는 몰리나 선수의 주문입니다.

오승환 선수도 아주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 불편하지 않으냐고 물었더니 '현답'이 돌아왔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어차피 난 외국인이니까 영어가 서툴러도 이해해 줄 거잖아요. 제가 할 수 있는 단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외국인 선수였기 때문에 익숙한 일이에요."
세인트루이스 투수 중 오승환 선수가 최고참에 속하는데요. 오승환 선수는 젊은 선수들에게 이렇게 들이댄다고 합니다.
 
그냥 걸어가요. 그리고 먼저 말을 걸어요. '나보다 먼저 메이저리그에서 뛴 너를 존경한다. 그런데 방금 그 공, 그립은 어떻게 잡은 거야? 나한테도 알려줄 수 있어?' 이렇게요. 그러면 다 얘기해주던데요?"
단 하나 걱정은 세인트루이스 불펜이 너무 강하다는 겁니다. A급 마무리 투수 트레버 로젠탈이 있고, 케빈 시그리스트, 조나단 브록스턴, 세스 매너스, 미겔 스콜로비치 등이 훌륭한 불펜요원이죠.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선수라면 누구라도 답답할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요. 그러나 오승환 선수는 '돌부처'처럼 담담했습니다.
어차피 프로는 경쟁을 해야 해요. 이겨서 살아남아야 하는 거고요. 그런데 제가 딱히 질 이유는 없을 거 같은데요?"
이 말을 하는 오승환 선수는 참 강해 보였습니다. 하긴, 오승환 선수도 처음부터 마무리 투수는 아니었죠. 2005년 신인 때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 1군 엔트리에 들었고, 2009년 팔꿈치 부상을 당한 뒤에도 멋지게 복귀했습니다. 외국인 선수로서 일본에서의 2년도 성공적으로 보냈으니 오승환 선수는 야구인생 내내 경쟁했고, 이겨낸 것입니다. 경험으로부터 얻은 자신감, 그게 돌직구 만큼이나 강력한 오승환 선수의 무기이겠죠? 그러고 보니 오승환 선수에 대한 걱정은 참 쓸데없는 걱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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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시니 감독은 "오승환 선수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오승환 선수는 동료들로부터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선수죠. [사진 김선신]


플로리다=김선신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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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