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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총선 망친다” 윤상현에게 등돌리는 수도권 친박

10일 오전 8시40분. 여의도 자택을 나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다 깜짝 놀랐다. 윤상현 의원이 서 있었다. 윤 의원은 김 대표에게 “김무성 죽여버려”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런 말 마라”며 그를 지나쳐 차에 올랐다고 한다.

뒤이은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김 대표는 침묵했다. 회의 전 티타임 때 윤 의원이 집에 다녀간 사실을 최고위원들에게 알렸을 뿐이다. 최고위 공개회의에선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등이 당 화합을 위해 사태를 신속히 수습하자고 했다. 김 대표에게 사과를 받아들이라는 의미였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윤 의원을 불러 사태의 전말을 파악해 보자”며 윤 의원을 호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윤 의원이 오기 전 자리를 떴다.

윤 의원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에게 찾아가 사과했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불출마 요구가 있다’고 하자 “자중자애하고 있습니다”라고만 답했다. 윤 의원 발언 파문은 이제 그의 거취가 어떻게 결론 나느냐에 따라 조기 수습과 장기화의 기로에 섰다.

전날(9일) ‘정계은퇴’를 요구했던 홍문표 1사무부총장은 이날도 방송 인터뷰에서 “윤 의원은 빠른 시일 안에 거취를 표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홍 부총장은 “모든 것을 책임을 지겠다고 하면서 국민과 당원에게 사죄하는 모습이 제일 상수”라고 말했다.

당 윤리위원장인 여상규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의원의 막말은 당연히 해당(害黨) 행위”라며 “윤리위에 회부되면 일단 통화 내용을 살펴야 하고 통화 상대가 누구인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 의원은 “만일 계파의 공천개입이라면 중대한 문제다. 이런 사실이 진상조사를 통해 확인되면 제명을 통한 (정계)은퇴도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수도권 후보들이 아우성이다. 친박계 원외 위원장인 이성헌 전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가뜩이나 어려운 수도권 상황인데 윤 의원 발언 이후 악화되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며 “시민들은 윤 의원에 대해 ‘술에 취한 게 아니라 권력에 취한 것’이라 비판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윤 의원이 버틸수록 친박계와 대통령까지 싸잡아 욕을 먹는다”며 “스스로 결자해지해 이런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① 윤상현 녹취록 파문이 키운 공천 ‘보이지 않는 손’ 논란
② 친박 윤상현 “김무성 죽여버려” 발언 파문
③ 윤상현 막말 파문…비박 “정계은퇴를” 친박 “음모다”


윤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짤막한 문답을 주고받은 뒤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 친박계 재선 의원은 “취중 발언을 김무성 대표가 너무 확대해석하는 것 아니냐. 이런 문제로 윤 의원이 불출마선언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윤 의원을 감쌌다.

일단 당 최고위원회는 클린공천지원단에 윤 의원 발언에 대한 진상조사를 맡기기로 했다. 그러나 김 대표가 없을 때 이뤄진 의결이어서 제대로 추진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는 이날 윤 의원의 공천 여부에 대한 발표를 보류했다. 윤 의원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지 않는 한 현재로선 최고위, 특히 김 대표가 어떤 조치를 취할지가 윤 의원의 앞날에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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