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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농촌 근무하는 대신 등록금 공짜, 국립의대 만든다

국립대 의대 설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국립대인 제주대 의대가 1995년 설립 인가를 받은 지 21년 만이다. 국립대 의대는 기존 국립대에 소속되는 게 아니라 별도의 국립보건의료대 형태로 신설된다. 신설 대학을 졸업한 의료인은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역에서 10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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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의 ‘제1차 공공보건의료 기본계획(2016~2020년)’을 10일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국립보건의료대 신설 등을 통해 산부인과가 없어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분만 취약지’ 등 의료 사각지대를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그간 산발적으로 이뤄졌던 공공의료 정책을 정리해 의료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신설 국립보건의료대는 2020년 설립을 목표로 하며, 총 재학생 600명(신입생 정원 100명) 규모로 추진된다. 졸업 후 10년 동안 의료 취약지 근무를 조건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한다. 10년 이전 중도에 그만둘 경우 학비뿐 아니라 의사면허까지 반납해야 한다. 복지부는 국립대 의대 신설과 관련해 기존 국립대에 정원을 주는 방식이 아니라 별도 대학 설립 형태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이날 밝혔다.

현재 유명무실화된 공중보건장학의 제도도 활성화된다. 공중보건장학제는 이미 입학한 의·치대, 간호대생에게 졸업 후 의료 취약지에서 일정 기간 근무할 것을 조건으로 장학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권준욱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공공의료인력을 위한 의대가 설립되더라도 학사·수련·군 생활 등을 감안하면 2034년에야 인력 양성이 가능하다. 그때까지 공중보건장학제를 보완해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 일부에선 정부 계획이 예정대로 이뤄질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공공의료에 특화된 의대 신설은 국회 문턱을 통과해야 한다. 지난해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계류된 상태다. 의료계가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데 반대하고 있다. 지역마다 서로 의대를 유치하겠다고 나서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주현 의사협회 대변인은 “공공의료를 위한 의대 하나만 설치한다고 모든 환자가 수도권 병원으로 몰리는 걸 막을 수는 없다. 의료 취약지를 도우려면 만성 적자와 질적 하락에 시달리는 공공의료원부터 살리는 작업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의료 인프라가 서울 등 수도권과 대도시에 집중된 문제도 개선이 추진된다. 현재 인구 10만 명당 의사 수(2014년 기준)는 서울이 267명인 반면 경북은 절반 이하인 116명이다. 인구 10만 명당 간호사 수도 서울(345명)과 충남(154명)의 격차가 3배 가까이 벌어졌다. 이러다 보니 수도권 대형 병원은 환자들이 넘쳐서 문제인 반면 농어촌 지역에선 병·의원들이 문을 닫으면서 의료 공백이 커지고 있다.

복지부는 우선 분만·응급진료가 어려운 지역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태백시(강원)·보은군(충북)·구례군(전남) 등 37곳의 분만 취약지에는 산부인과 설치와 운영을 지원한다. 분만 취약지는 가임여성이 한 시간 이내에 분만 산부인과에 도달하지 못하는 비율이 30% 이상이며 한 시간 이상 떨어진 의료기관에서 출산하는 비율이 70% 이상인 지자체를 뜻한다.

응급의료기관이 없는 시·군·구도 2020년까지 현재의 절반인 6곳으로 줄이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를 위해 환자 이송과 응급진료가 모두 가능한 닥터헬기(현재 5대)도 확대 배치한다. 고위험 산모·신생아를 통합 치료하는 센터는 2020년 20곳까지 늘린다.

최재욱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이번 계획에 대해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방향성은 옳지만 민간 의료기관·의료진의 자발적 변화를 이끌어내기엔 부족하다고 본다.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처우 개선과 산부인과·흉부외과 등 비인기 진료과에 대한 대대적 지원 같은 근본적 처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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