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왕이 영국의 EU 탈퇴 지지 발언”
일간지 ‘더 선’ 보도 내용 문제 삼아
신문은 여왕이 다른 자리에서도 정치인들에게 화난 말투로 “유럽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더 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하면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메가톤급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 등의 부제도 달았다.
버킹엄궁은 즉각 우리의 언론중재위에 해당하는 독립언론윤리위(IPSO)에 해당 보도와 관련한 항의 서한을 보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여왕이 언론 보도와 관련해 규제 당국에 제소까지 한 건 처음”이라고 적었다. 버킹엄궁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여왕은 지난 63년간 그래왔던 것처럼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거짓의, 익명의 소식통이 말한 데 논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영국민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중심에 선 클레그 전 부총리도 “말도 안 된다”며 “그런 대화가 있었다면 기억할 텐데 기억에 없다”고 부인했다. 영국 정치권의 관심은 익명의 소식통이 누구냐에 쏠리고 있다. 당시 오찬에 참석했던 이들 중 EU 탈퇴론자인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과 셰릴 길런 의원이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모두 “노 코멘트”라고 말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