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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식 버클·커프링크스 편리하고 독특해 매력적

l 액세서리에 관심 커진 남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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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에 있는 남성 라이프스타일 매장 ‘란스미어’. 의류와 패션 소품, 바버숍까지 갖춰 ‘젠틀맨의 놀이터’로 불린다. 최근 기계식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패션 세계에서 액세서리는 여자들의 ‘절친(절친한 친구)’이다.
요즘 패션과 액세서리에 대한 남자들의 관심이 점점 늘고는 있지만, 아무래도 패션 소품들은 여자를 위한 상품이 훨씬 다양하게 발달했다.
하지만 기계와 액세서리의 결합을 뜻하는 ‘메커니컬 액세서리(mechanical accessories)’라면 얘기가 좀 다르다. 메커니컬 액세서리는 기계의 작동 원리를 적용해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가 하면 기계적인 느낌의 디자인으로 남성에게 어필하는 다양한 소품을 일컫는다.
수백 개의 부품이 맞물려 작동하는 기계식 시계가 메커니컬 액세서리의 원조 격이다.
최근에는 만년필·벨트·커프링크스 등으로 다양해졌다. 멋을 추구하며 몸에 지니는 기계, 메커니컬 액세서리의 세계로 안내한다.


서울 한남동에 있는 ‘란스미어’ 플래그십 스토어는 남성 라이프스타일 매장이다. 최고급 맞춤 수트와 해외 브랜드 의류, 신발·가방·안경 등 남성을 위한 럭셔리 패션 아이템을 두루 갖춘 곳이다. 이발과 습식 면도를 할 수 있는 바버숍과 슈케어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어 ‘젠틀맨의 놀이터’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매장 안에는 ‘프라이빗 룸’이라는 곳이 있다. 매장 전체가 가뜩이나 고급스럽지만, 프라이빗룸은 ‘럭셔리 위의 럭셔리’를 지향한다. 매장 내 최고급, 최고가 상품을 모아놓은 곳이다. 기계식 벨트 버클, 커프링크스, 카드 지갑 등 다양한 종류의 메커니컬 액세서리가 최근 이 방의 주인공이 됐다. 메커니컬 액세서리의 대가인 스위스 출신 디자이너 롤란드 이텐의 컬렉션 31점이 들어왔다.


한 번의 동작으로 사이즈 바뀌는 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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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롤란드 이텐’의 신용카드 지갑. 한 손으로 열 수 있다.
② 기계의 작동원리를 적용한 ‘롤란드 이텐’ 커프링크스. 버튼을 누르면 다이아몬드 장식이 나온다.


 롤란드 이텐은 2003년부터 기계식 액세서리를 만들어왔다. 기계공학적 기술을 적용해 유용한 기능을 넣거나 재미를 추구한다. 대표적인 상품이 벨트 버클이다. 기계식 벨트 버클은 간단한 동작만으로 벨트 길이를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 버클에 있는 레버를 들어서 젖히면 벨트 둘레가 늘어나 릴렉스 모드가 되고, 원위치에 놓으면 벨트가 다시 허리에 꼭 맞는다. 앉아서 일하거나 식사할 때, 자동차 운전을 할 때와 같이 허리 둘레가 넓어지는 자세가 될 때에 손잡이를 젖히면 편안해 진다. 일어서면서 다시 레버를 반대로 젖히면 바지가 다시 몸에 붙는다.

지난 3일 란스미어 매장에서 만난 롤란드 이텐은 “양손이 아닌, 한 손으로 벨트 길이를 순식간에 조절할 수 있다는 게 메커니컬 벨트 버클의 핵심 기능”이라고 말했다. 사실, 양손을 쓰면 일반 벨트도 크기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있다. 벨트 구멍을 갈아끼우면 된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벨트를 절반 정도 풀렀다 다시 매는 것은 보기에 좋지 않다. 이텐 디자이너는 이 점을 파고든 것이다.

그는 버클에 기계적 원리를 적용했다. 모두 88개의 부품을 조합해 버클이 2개의 포지션을 쉽게 왔다갔다 할 수 있게 고안했다. 스위스산 고급 기계식 시계를 만드는 공정을 그대로 벨트 버클로 옮겨왔다. 티타늄과 카본 등 고급 시계 케이스 제작에 쓰이는 재료와 제조 방식으로 버클을 만들었다. 로즈 골드와 화이트 골드, 다이아몬드 등으로 꾸미면서 가격이 확 뛰었다.

 

다기능 커프링크스와 마술 같은 카드지갑

기계식 작동원리를 활용해 사이즈를 조절하는 기능은 기계식 커프링크스에도 있다. 셔츠 소맷단을 여미는 데 쓰는 커프링크스는 셔츠의 종류에 따라, 또는 시계의 크기에 따라 사이즈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롤란드 이텐의 커프링크스 ‘질레토 슬라이더스’는 커프링크스 안쪽에 있는 레버로 커프를 조이는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또 버튼 하나로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꿀 수 있다. 하단 버튼을 누르면 다이아몬드가 박힌 부분이 튀어나오는데, 낮에는 점잖은 디자인으로 착용하다가 저녁에는 화려한 모양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같은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32개의 부품이 사용됐다.

신용카드 6개를 꼽을 수 있는 카드지갑은 티타늄과 사파이어 글라스, 골드 소재로 만들었다. 한 손으로 밀어서 열면 카드들이 계단을 이루며 펼쳐진다. 총 84개의 부품으로 조합해 한 손으로 열 수 있는 카드지갑이 완성됐다.

이텐의 메커니컬 액세서리 컬렉션은 금·다이아몬드 등 고가의 소재를 사용하고, 소량만 생산하기 때문에 가격이 매우 높다. 제품 가격은 수백 만원대에서 시작한다. 란스미어 한남점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롤란드 이텐 메커니컬 액세서리 풀 컬렉션을 선보인다. 김환중 삼성물산 란스미어팀장은 “한국 고객은 물론 일본·중국·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에서 메커니컬 액세서리에 관심 있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롤란드 이텐의 아시아 고객들은 현재는 두바이나 영국에 가서 구매를 한다고 한다.

10초에 걸쳐 펜 촉이 스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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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시계 브랜드 ‘리차드 밀’이 내놓은 기계식 만년필. 버튼을 누르면 무브먼트(사진 위)가 작동해 펜 촉이 스르륵 나온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는 명품 시계 브랜드들이 한 해의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다. 이 자리의 주인공은 당연히 고급 시계들이다. 올해 1월에 열린 SIHH에서도 고급 시계들은 새로운 무브먼트(시계 작동 장치), 투르비옹 기술(중력으로 생기는 오차를 보정하는 장치), 퍼페추얼 캘린더(윤년·윤달까지 잡아내는 날짜 자동계산 장치) 등 신기술을 앞세워 경쟁했다. 그 사이에서 돋보이는 신제품이 하나 있었다. 바로 기계식 만년필이었다.

프랑스 명품 시계 브랜드 ‘리차드 밀’은 기계식 무브먼트를 장착한 만년필을 선보였다. 뚜껑을 열고 버튼을 누르면 펜 끝에 장착된 기계식 무브먼트가 작동하면서 만년필 펜 촉이 서서히 나온다. 무브먼트는 자동차의 엔진과 마찬가지로, 시계를 작동하게 하는 핵심 장치이다. 리차드 밀은 약 4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시계와 같은 수준의 고급 무브먼트를 펜 크기에 적합하게 만들었다.

만년필은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스켈레톤 구조의 베이스 플레이트에 12개의 주얼리로 장식돼 있다. 무브먼트는 화이트 골드 소재의 펜촉이 기계적인 움직임으로 나오게 하는 동력을 제공한다. 리차드 밀 관계자는 “펜 끝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아름답고 부드러운 기계적인 움직임을 뽐내면서 약 10초 안에 펜 촉의 헤드가 모습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기계에서 영감을 얻은 책상 용품

영국 산업디자이너인 톰 딕슨은 영국의 엔지니어링 기술에서 영감을 얻은 데스크 액세서리를 내놓고 있다. 산업혁명의 본고장인 영국이 갖고 있는 기계산업에 대한 자부심을 디자인으로 풀어냈다. 너트와 볼트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코드(Cog)’시리즈 펜과 펜꽂이 등은 놋쇠 재질이 묵직한 느낌을 준다. 아연합금에 구리를 입힌 소재로 만든 스테이플러와 스카치테이프 홀더 등은 차가운 공업용 소재의 느낌을 살렸다.

남자들이 메커니컬 액세서리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롤란드 이텐 디자이너는 “물건이 어떤 기능을 하기 위해 작동하는 힘의 원리는 ‘재미’라는 요소를 갖고 있는데, 이 부분이 매력으로 느껴진다”며 “여기에 유용한 기능까지 더해지면 메커니컬 액세서리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메커니컬한 제품은 수명이 길다는 점도 매력을 느끼는 부분이다. 이텐은 “전자제품이나 IT(정보기술)제품은 수명이 한정돼 있지만, 잘 만들어진 기계적 장치는 잘만 관리하면 거의 평생을 간다”고 말했다.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사진=각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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