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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한복 입게 하라…큰 꿈 꾸는 29세 황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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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꽃 무늬 저고리를 입은 황이슬 ‘손짱’ 대표. 소매 폭이 좁아 활동하기 좋다. 마네킹들도 그가 개발한 패션 한복을 입고 있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스물아홉 한복집 사장의 꿈은 당찼다. “한복을 ‘길거리 패션’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전북 전주에서 패션 한복 업체 ‘손짱’을 운영하고 있는 황이슬(29) 대표는 “한복이 결혼식·돌잔치 등 특별한 날만 입는 이벤트용 옷이 아닌, 예쁘고 편해서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일상복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피스 위에 입을 수 있는 저고리, 두루마기를 모티브로 만든 코트 등 그가 6명의 직원과 함께 만들어 파는 한복엔 젊은 감각이 살아 있다. “찜질방 옷, 서예 선생님 옷 같은 기존 생활한복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그의 사업 철학에 따라서다.

고객 반응도 폭발적이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주로 온라인 판매만 하는데도 지난해 매출이 15억원을 넘어섰다. 하루에 한 벌꼴은 해외 고객이 주문한다. 그는 “싱가포르·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고객이 점점 늘고 있다. 한류 상품으로서 한복의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황 대표의 한복 사업은 우연히 시작됐다. 기술직 공무원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전북대 산림자원학과에 진학한 2006년, 만화 동아리의 5월 축제 행사 ‘코스튬 플레이’에 참여하면서 만화 ‘궁’ 분위기의 퓨전 한복을 만들어 입었다. 짧은 플레어 스커트에 반소매 저고리. 보는 사람마다 “예쁘다”며 칭찬했다. 그는 “‘내 아이디어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관심을 얻는 것’에서 큰 성취감을 느꼈다”고 했다. 축제 때 입은 옷을 인터넷 중고장터에 올렸더니 사흘 만에 팔렸다. 그 뒤에도 “사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졌다.
 
‘이런 한복을 입고 싶어하는 사람이 나만 있는 게 아니구나’ 알게 됐죠. 그해 8월 온라인 쇼핑몰을 열고 사업을 시작했어요. 주문 들어오는 만큼만 만들어 팔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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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업자 등록비 4만5000원이 창업 비용의 전부였다. 커튼 가게를 운영하던 부모님 밑에서 자란 덕에 옷 제작 공정엔 금세 익숙해졌다. 처음엔 화려한 파티용 한복 중심이었다. 첫 1년 동안은 한 달에 한 벌 정도밖에 못 팔았지만, 대여도 병행하면서 2008년엔 월 매출이 700만∼800만원까지 올라갔다.

진로에 대한 고민도 그때 시작됐다. “즐겁고 행복한 일,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인생의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공무원 대신 한복을 선택했다. 2010년 숙명여대 의류학과 대학원에 진학, 전통복식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2011년엔 해외 시장을 겨냥해 영문 인터넷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2014년엔 캐주얼 브랜드 ‘리슬’을 론칭했다.

그는 스스로를 ‘민간 한복 진흥원’이라고 여긴다. 자신이 만든 ‘리슬’의 한복을 일상복으로 즐기면서 ‘한복 입고 삼겹살 먹기’ ‘한복 입고 벚꽃 놀이’‘한복 입고 클럽 가기’‘한복 입고 버스 타기’ 등의 사진을 블로그·인스타그램 등에 올리고 있다. 한복 문화를 확산시키겠다는 사명감에서다. 한복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을 교육시키는 인큐베이팅 활동도 계획 중이다. 그는 “젊은 한복인들이 점점 늘어나 우리 민족의 정서와 가치를 담은 한복이 친근하고 멋진 패션으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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