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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판사 누나, 얼굴 닮아도 성격은 정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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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을 일삼는 미 공화당 대선 경선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왼쪽)와 언행이 신중한 그의 누나 매리엔 트럼프 배리 연방 제3순회 항소법원 판사. [중앙포토]


막말을 일삼는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와 달리 그의 누나 매리엔 트럼프 베리(78) 연방 제3순회 항소법원 판사는 합리적이고 신중한 언행을 해 대비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트럼프의 삶이 리얼리티 쇼라면 누나의 삶은 내밀하고 신중하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멕시코 이민자들은 성폭행범”, “한국은 미국에 안보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 등 절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반면, 매리엔의 발언은 거의 알려진 게 없다. 매리엔은 2012년 페어필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내가 말하는 성공은 단순히 직업적 성공이 아니라 낯선 사람에게 미소를 보였을 때 그가 미소로 답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성공담을 과시하길 즐기는 동생과는 다른 면모다. 앞뒤가 안 맞는 주장을 펼치는 동생과 비교해 매리엔은 합리적 중도보수 성향에 인간적 면모도 갖췄다고 WP는 평가했다.

매리엔은 대학 졸업 뒤 13년간 전업주부로 지내다 뒤늦게 로스쿨에 진학해 법조인이 됐다. 뉴저지주 지방 검사를 거쳐 1983년 연방 판사로 지명됐다. 판사로서는 강단 있는 범죄 재판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89년 마약상을 비호한 형사의 보석를 거부하고 실형을 선고했다. 유명한 마피아 ‘제노비스 패밀리’ 기소를 주도하기도 했다. 제3순회 항소법원에서 매리앤과 일했던 매튜 스티글러 변호사는 WP와의 인터뷰에서 “매리엔은 온건한 보수주의자이며 폭넓은 존경을 받는 철저한 미국의 주류”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공화당 주류로부터 배척받는 것과 대조된다.

WP는 “매리엔은 합리적 중도 보수라는 점에서 동생과 다르지만 범죄자들에게 가차없는 판결을 내리고 ‘정치적 올바름’과 같은 진보적 가치에 큰 관심이 없다는 점에선 동생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대선 초반 ‘언더 독(승리 가능성이 높지 않은 후보)’ 정도로 여겨졌던 트럼프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메리엔 등 트럼프 일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구글 검색어 분석 서비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트럼프에게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은 ‘트럼프의 누나는 누구인가’였다.

매리엔에 대한 관심에는 트럼프의 경쟁자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주)도 한 몫 했다. 크루즈는 지난달 A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그의 누나가 매우 훌륭한 판사라고 하지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며 과격한 낙태 찬성 극단주의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WP는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지적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그를 연방 항소법원 판사로 지명하긴 했지만 그가 처음 연방판사가 된 것은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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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매리엔이 낙태 찬성주의자이자 진보’라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보도했다. 크루즈가 문제 삼은 건 매리엔이 2000년 출산을 유도한 뒤 낙태시키는 뉴저지주의 부분 출산 낙태 금지법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대목이다. 하지만 법이 너무 모호하고 광범위해 여성의 낙태 권리 전반을 침해할 수 있다는 논리였 다고 WP는 설명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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