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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제2, 제3의 하워드 슐츠 나올 거예요”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다고 우울해할 필요는 없잖아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을 항상 믿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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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원두의 잠재력을 믿습니다’라는 문구에서 큰 용기를 얻었다는 김주비 씨는 “세계에 한국을 알리며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 말했다. [사진 스타벅스]


김주비(20·성균관대 영어영문과 2학년)씨는 앳되지만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스타벅스코리아의 ‘청년인재양성 프로그램’ 1기로 선발됐다. 스타벅스가 집안 형편이 어려운 고교 3학년 중 잠재력이 뛰어난 이들을 선발해 4년간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고 사회의 리더로 커갈 수 있게 인턴십·봉사활동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학교 추천과 자기소개서, 최종 면접을 거쳐 80대 1의 경쟁을 뚫고 15명의 청년인재단에 선발됐다. 학원 한번 다니지 않고 혼자 공부해 대학에 붙었지만 등록금 걱정에 이불 속에서 눈만 껌뻑이며 잠을 설쳤던 주비 씨에겐 큰 선물이었다.

그런 주비 씨에게 최근 가슴벅찬 새로운 기억이 생겼다. 지난달 22일부터 닷새간 홍콩에서 열린 ‘스타벅스 아시아태평양 리더십 컨퍼런스’에 초대돼 16개국에서 온 600여 명의 스타벅스 리더(사장·매니저급 등) 앞에서 특별 연설을 한 것이다. 비행기를 탄 것도, 해외 여행도 처음이었다. 그는 열심히 연습한 영어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히 나누기 시작했다.

“저에게 스타벅스는 돈 있는 어른들이 가는 낯선 곳이었어요. 그런 곳에서 도움을 준다고 했을 때 어색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매장에서 ‘작은 원두의 잠재력을 믿습니다’란 문구를 본 순간 전 제 꿈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고,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존 칼버 스타벅스 아시아퍼시픽 사장을 비롯한 청중들은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경청했다.

“저는 작은 커피콩입니다. 작은 싹이 향기로운 커피가 되듯 저도 긍정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일게요. 언젠가 한국 청년인재 중에서 제2, 제3의 하워드 슐츠(빈민가 출신으로 스타벅스를 창업한 최고경영자)가 나올 거예요. 여러분 중에 누군가 시애틀(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돌아가면 저와 제 친구들을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하워드 슐츠를 꼭 안아주세요.”

참석자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기립박수를 보냈다. 연설이 끝나고 한참 뒤에도 ‘저 한국 여학생이 누구냐’, ‘졸업한 뒤 우리와 일하자’며 큰 관심을 보였다.

주비 씨는 하고 싶은 일이 많다. 특히 청년인재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저소득층 가정의 초등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함께 문화공연을 보면서 남을 돕는 일에 더 큰 애정이 생겼다. 그는 “저도 지원을 받고 있지만 그동안 봉사와 재능기부로 남을 도와주면서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힘도 얻었다”며 “영어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 세계에 한국을 알리며 사회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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