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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금기

금기
- 이성복(1952~ )


 
기사 이미지
아직 저는 자유롭지 못합니다

제 마음속에는 많은 금기가 있습니다

얼마든지 될 일도 우선 안 된다고 합니다


혹시 당신은 저의 금기가 아니신지요

당신은 저에게 금기를 주시고

홀로 자유로우신가요


휘어진 느티나무 가지가

저의 집 지붕 위에 드리우듯이

저로부터 당신은 떠나지 않습니다


금기는 존재를 만든다. 금기가 가동될 때 없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따라서 “많은 금기”를 가지고 있는 것은 많은 존재를 가지고 있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사유의 창이 다양한 영역으로 열려 있다는 뜻이다. 시인의 세계는 “휘어진 느티나무”처럼 금기로 풍요롭다. 규제의 풍요로운 가지와 싸울 때 치열한 사유가 나온다. 금기 없는 자유는 사유도, 자유도 아니므로, 시인은 자신의 “지붕 위에” 금기를 드리우고 산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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