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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사 아버지는 암살, 납치된 아들은 5년만에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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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5년만에 구조된 샤바즈 타세르 [트위터 캡쳐]


파키스탄의 종교적 자유를 상징하는 타세르가문의 샤바즈 타세르가 무장단체에 납치된 지 5년만에 풀려났다.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파키스탄 관료를 인용해 “전 펀자브 주지사 살만 타세르의 아들 샤바즈 타세르(33)가 납치된지 5년만에 파키스탄 남부지역에서 풀려나 정부가 신원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그가 납치된 건 5년 전인 2011년 8월 26일. 당시 타세르는 자신이 일하던 증권중개사무소로 차량을 몰고 가던 중 오토바이 한대가 차량 앞을 막아 서자 차량에서 내렸다. 그러자 인근의 차량에서 무장한 4명의 괴한이 몰려와 총으로 그를 위협하며 납치했다. 납치범들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핸드폰과 노트북을 거리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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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경찰이 타세르가 납치된 현장을 통제·조사하고 있다. [파키스탄 투데이]


경찰은 수사에 나섰지만 타세르의 행방을 확인할 수 없었다. 당시 총리는 납치범을 공개 수배하고 공안당국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다. 검찰과 공안, 경찰까지 동원된 수사에도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타세르의 납치는 아버지인 살만 타세르 주지사와도 관련이 있다. 살만 타세르 주지사는 진보적 인사로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하다 피살됐다. 그는 5명 아이들의 어머니로 신성모독위반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기독교도 아시아 비비에 대한 구명운동을 펴며 대통령에게 그녀의 감형을 탄원하기도 했다. 비비는 무슬림 동료와 말다툼을 벌이다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는데 무함마드는 무엇을 했느냐”라고 말했고 집단 구타 끝에 신성모독법 위반으로 체포되어 사형을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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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원에게 살해된 아버지 살만 타세르 펀자브주 주지사


살만 타세르 주지사는 이슬람교도였지만 “신성모독법은 알라의 뜻에 합당한 법이 아니다”라며 “이 법은 약자와 소수자를 괴롭히는 극단주의자의 만행을 합리화하는 법”이라고 비판하며 비비의 구명운동을 펼쳤다. 당시 그가 말한 “칠흑 같은 법”이라는 표현은 지금도 신성모독법을 일컫는 대표적 용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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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모독법을 반대하다 살해당한 샤바즈 바티 전 장관

하지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반발이 이어졌고 결국 그는 2011년 1월 4일 경찰 경호원인 뭄타즈 후세인 카드리에 의해 살해됐다. 카드리는 그에게 29발의 총탄을 쏟아 부었다. 그의 사망 2개월 후에도 샤바즈 바티 소수보호국 장관도 신성모독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암살당했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은 살만 타세르 주지사 살해 이후에도 가족들에 대한 살해 위협을 가했다. 당시 CNN 등은 재판을 받고 있던 뭄타즈 카드리의 석방을 위해 인질로 샤바즈 타세르가 납치됐다고 분석했다. 타세르의 납치 후 시간이 흐르며 사람들은 그가 살해당했다고 여겨왔고, 부자(父子)의 비극적 죽음을 기리며 타세르 가문을 자유를 위한 투쟁의 상징처럼 여겨왔다.

죽은 줄 알았던 타세르는 8일 발루치스탄주의 쿠퀘다 인근의 마을에서 발견됐다. 이 지역은 발루치 분리주의세력(아프간 탈레반 등)과 파키스탄 정부군 사이의 충돌이 반복되던 곳이다. 반군 소탕 중이던 경찰은 한 빈 집에서 혼자 남겨진 그를 발견했다. 타세르는 처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라스카르-에-잔그비에게 납치되었지만 곳 다른 무장 단체에 넘겨졌고 여러 무장세력의 포로로 살아왔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풀려난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마침 그가 발견된 날은 아버지 살해범인 뭄타즈 카드리가 사형된 지 일주일만이다.
 

◇신성모독법=파키스탄 신성모독법은 1980년대 지아 울하크 군부 독재시절 만들어졌다. 냉전시기 소련에 대항하는 냉전의 대리자로 미국의 동맹역할을 맏았던 군부는 이슬람원리주의를 강조하며 신성모독법을 만들었다. 위반시 종신형 혹은 사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연간 50~100여건의 신성모독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35년만에 파키스탄을 방문할 예정이라 신성모독법에 관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되고 있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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