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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호 “전통춤 무형문화재, 콩쿠르식 심사 문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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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호씨는 “전통춤 중요무형문화재 선정 방식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15년 만에 이뤄진 중요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인간문화재) 선정 결과를 놓고 무용계 반발이 거세다.

심사위원장도 문화재청에 반기
“기량 아닌 원형 잇는 게 중요한데
공감대 없는 점수화·계량화로 평가
대학교수를 대학원생이 뽑는 셈”

문화재청은 지난해 말 승무·살풀이춤·태평무 3종목에 대한 보유자 선정 심사를 진행했다. 2월 초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승무·살풀이춤 보유자는 없고, 태평무만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이에 대해 김복희 한국무용협회장,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배정혜 전 국립무용단 예술감독 등 30여 명의 무용인들은 “양씨는 전통춤보다 신무용에 전념해왔다. 인간문화재의 정통성을 위배하는 선정 결과”라며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구성했다. 눈길을 끄는 건 비대위 인사 중에 이번 중요무형문화재 선정 과정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여했던 국수호(68)씨도 있다는 점이다. 자신이 심사한 결과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그는 왜 반대편에 섰을까.
 
어떻게 심사위원이 됐나.
“문화재청의 의뢰가 있었다. 고민이 컸지만 ‘중심을 잡아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심사위원은 누구였나.
“중요무형문화재의 전승 체계는 ‘보유자-전수조교-이수자’ 순이다. 도제식이며 위계질서가 강하다. 심사위원은 11명이었다. 15년 만에 심사가 진행된 탓인지 전수조교 상당수가 참여했다. 반면 심사위원은 대체로 이수자 수준이었다. 비유를 하자면 새로 대학교수를 뽑는 데 대학원생이 심사하는 셈이었다. 제자 격인 이수자에게 평가를 받는 것 자체가 모순이었다.”
심사방식은 어땠나.
“일종의 실연심사였다. 승무·살풀이·태평무를 하루씩 심사했다. 심사위원 각자가 점수를 매기면 이중 최고점·최저점을 빼고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이를 보유자로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어떤 토의도 불가능했다. 담합의 여지를 두지 않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기준점이 없고 공감대가 없는 일방적인 점수화·개량화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자칫 숫자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무(國舞)를 뽑는다면서 콩쿠르 방식을 도입한 게 넌센스다. 당일 컨디션이 나쁘면 수십 년간의 노고가 수포로 돌아간다는 얘기인가. 인간문화재란 기량이 우위에 있는 자가 아니다. 원형을 그대로 이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다른 문제라면.
“평가 개별 항목 중엔 리더십·전승의지·건강상태 등이 있다. 이런 것을 어떻게 측정해서 점수화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이매방류 살풀이, 김숙자류 살풀이 등 유파별 구분을 무시하고 통합한 것도 무지의 발상이다. 한마디로 문화재청이 콘트롤타워로는 빵점이다. 그저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그들이 낸 점수를 기계적으로 더하고는 ‘난 관계없다’고 뒤로 빠진 셈이다. 직무유기이자 무책임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수호씨는 심사위원간의 호선에 의해 선정됐을 뿐 공식적인 심사위원장은 아니다. 심사는 전승능력(75점)·전승활동(20점)·전수활동 기여도(5점)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무용계의 문제 제기를 참고해 11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글=최민우 기자 minwoo@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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