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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대부분 술 취한 대학생…“학생 여러분 제발”

신촌발 만취 버스 타보니

토하고 욕하고 목요일부터 전쟁 시작
대개 송도캠퍼스 오가는 연세대 1학년
“기사들 스트레스로 6개월도 못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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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신촌캠퍼스와 송도캠퍼스를 왕복하는 M6724번 버스 내부. 구토하는 학생들에 대비해 천장에 검정봉지를 매달아 놨다.


신촌과 송도를 왕복하는 광역버스 M6724. 버스 입구와 뒷자리 천장 부분에는 검정봉지가 걸려 있다. 창문 위에는 ‘학생 여러분, 민원 전화가 많습니다. 지성인답게 매너 있는 모습을 보여주세요’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버스회사에 문의를 해보니 “버스 안에서 구토하는 대학생들이 너무 많아 2년 전부터 달아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요일과 금요일 밤 송도행 버스는 엉망이 된다. 선배들과 저녁을 함께 한 후 만취 상태로 송도행 버스에 올라탄 신입생 몇몇은 버스 안에서 구토를 한다.

   이는 연세대가 2013년부터 RC(Residential College)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다. RC 제도에 따라 이 학교 신입생들은 첫 1년을 송도캠퍼스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주중엔 송도에서 공부하고 주말이면 많은 학생이 서울 신촌으로 나온다. 개강 총회나 신입생 환영회 등이 선배들이 공부하는 서울 신촌캠퍼스 주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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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위에 부착된 ‘지성인답게 행동해 달라’는 문구. 김경록 기자


 개강 다음 날인 지난 3일 밤 11시20분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출발해 송도캠퍼스로 향하는 M6724 버스 안. 운전기사 A씨는 출발 전 한숨을 쉬며 “이제부터 전쟁 시작”이라며 “토하는 학생, 험한 말 하는 학생들을 상대할 생각하니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말했다. 버스 좌석에 손님들이 모두 앉자 A씨는 “학생 여러분, 토할 것 같으면 천장에 매달린 검정봉투를 꼭 사용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차를 몰기 시작했다.

  승객 45명 중 40명은 송도로 돌아가는 신입생들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잠이 든 학생, 속이 불편한 듯 연신 땅바닥을 보고 한숨을 쉬는 학생, 큰소리로 이야기하는 학생 등 취기가 오른 학생들의 모습은 제각각이었다. 버스에 있던 홍모(28)씨는 “신입생은 아니지만 연세대 재학 중인 학생”이라며 “주말이 가까워지면 술에 취한 학생들이 큰 소리로 떠들거나 토하는 모습을 거의 매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정 비닐봉지를 볼 때마다 부끄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M6724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 5명을 만나 물어보니 5명 모두 일주일에 버스 안에서 토사물을 치우는 횟수가 평균 3~4건이라고 대답했다. 토사물은 버스기사들이 공영 차고지로 차를 몰고 가 직접 치운다. 토사물 청소는 보통 40분이 걸린다. 광역버스에 창문이 없는 탓에 냄새를 제거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한 버스기사는 “기사들의 하루 평균 운행 시간은 20시간”이라며 “새벽 5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차를 몰고 난 후 학생들의 토사물까지 직접 치우고 퇴근을 해야 하니 피곤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사는 “아버지뻘인 버스 운전기사에게 험한 소리를 하는 학생들도 일부 있다”며 “그런 스트레스 때문에 6724번을 운전하는 버스기사들은 6개월 이상을 못 버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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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저녁 11시30분 신촌. M6724번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서 있다.


 학생회 측은 “학생들도 문제의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학생회도 학생들에게 다른 승객들과 버스 운전기사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을 삼가자는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교 측에서 셔틀버스 수와 운영 횟수를 늘리면 어느 정도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학교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오후 11시까지 운영하던 셔틀버스를 지난해부터 오후 9시로 축소 운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은 “학생들도 다 큰 성인인데 술을 먹지 말라는 식의 계도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셔틀버스 증차 요구에 대해서는 “현재 1년에 버스 운영비로 들어가는 돈만 20억원”이라며 “등록금은 동결된 상태인데 버스 운영비를 늘릴 여력은 없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또한 셔틀버스 단축 운영에 대해서는 “버스에서 학생들이 구토하는 등 민원이 계속 들어와 차라리 송도로 일찍 내려가라는 의미에서 셔틀 시간을 단축한 면도 있다”며 “수업 외적인 부분에서까지 학교가 셔틀을 제공하는 건 무리”라고 밝혔다.

글=김민관 기자·김성현 인턴기자 kim.minkwan@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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