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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 경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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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관한 뉴스가 많이 나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의원들에게 이 법이 통과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를 했다던데요. 대체 어떤 법이길래 이렇게 말이 많은 건가요.

금융·보험·의료같은 서비스업 키워 일자리 늘리자는 거죠


A. 아. 틴틴 여러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하 서비스법) 얘길 들으셨군요. 이 법과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을 묶어서 ‘경제활성화 3법’이라고도 합니다. 서비스법은 그 중 맏형쯤 된답니다. 이 법은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자금과 인력, 기술, 창업 등 여러 분야의 지원 근거를 마련하는 걸 목적으로 해요. 2012년7월에 정부가 국회에 제출했지요.

한 마디로 ‘서비스산업을 일으켜 경제 성장을 일궈보자’라는 법인 거지요. 그런데 왜 서비스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냐고요? 틴틴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는 세계를 대표하는 제조업 강국입니다. 자원도 없고 상대적으로 국토도 작지만 세계 11위의 경제대국(2015년 GDP 기준) 자리에 오른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하지만 이제 제조업 만으로는 성장 한계에 다다른 상황입니다.

틴틴 친구들도 그렇죠? 영어나 수학 한 두 과목만 잘해서는 상위권에 들 수 없잖아요. 전 과목을 고루 잘해야지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뒤처진 서비스업을 발전시키겠다는 게 정부의 계획입니다. 현재 제조업 중심의 성장 패러다임을 제조업·서비스업 두 개 축으로 가져가겠다는 거지요.

그럼 서비스산업이란 과연 어떤 산업일까요. 서비스산업은 틴틴 여러분이 흔히 생각하는 서비스산업보다 훨씬 범위가 큰 개념입니다. 법안에서는 ‘서비스산업’을 ‘농림어업이나 제조업 등 재화를 생산하는 산업을 제외한 경제활동에 관계되는 산업(법안 제2조 1항)’으로 규정하고 있지요. 은행 같은 금융업이나 보험업도 서비스산업의 일부로 보면 됩니다. ‘서비스업=호텔, 백화점’ 이렇게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스케일이 크지요?

사실 고용으로만 놓고 보면, 서비스산업이 농림어업과 제조업을 제친 지는 이미 오랩니다. 우리나라에서만 1718만명(2012년 기준)이 서비스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해요. 농림어업과 제조업 분야에선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서비스산업 일자리는 지금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국내에선 아직은 음식숙박업 등 전통 서비스산업에만 일자리가 집중되어 있는 현실이고, 콘텐트나 광고·의료 같은 잠재력이 큰 부문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주요 선진국보다 덜 활성화돼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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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수치를 볼까요.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1인당 노동생산성은 5만1401달러로 미국(10만1470달러)의 절반, 일본(7만2374달러)의 71% 수준에 그쳐요. 다른 나라 얘기할 것도 없고 당장 우리나라 제조업과 비교해도 서비스산업의 노동생산성은 45.6%에 그칩니다. 우리나라 서비스산업과 제조업 간 노동생산성 격차는 OECD 회원국 중 최대 수준입니다. 관광대국인 이탈리아의 서비스산업 1인당 노동생산성은 6만9835달러로 오히려 제조업의 노동생산성보다 2668달러나 많은 것과는 대조적이지요.

유독 우리나라의 서비스산업 생산성이 낮은 건 왜일까요. 이런 현상은 숙박 및 음식점 등 자영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서 기인합니다. 상대적으로 후진적인 서비스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많다는 얘기지요. 실제 우리나라 서비스업 중 숙박 및 음식점업 취업자 비중은 7.9%로 도소매업(14.6%)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반면 부가가치가 큰 과학 및 기술서비스와 사업지원 서비스 취업자 비중은 각각 4.1%, 4.7%에 그치고 있지요. 뒤집어 얘기하면 재정적 지원과 제도의 변화가 적절히 있다면, 서비스산업은 그만큼 발전할 여지가 많다는 얘기지요. 학교에서도 그렇잖아요. 공부를 안하던 친구가 집중적으로 공부를 한다면 금방 성적이 좋아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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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법을 만들어서 시행한다면 뭐가 어떻게 달라질까요. 정부는 서비스법이 제정되면 다양한 일자리가 생겨 현재 59.9%인 고용률을 7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2030년까지 추가로 생기는 일자리는 69만개 가량이 될 거라고 하네요. 비교적 안정된 고용을 자랑하는 네덜란드나 덴마크, 독일 같은 선진국은 모두 서비스산업이 잘 발달해 있는 나라지요. 물론 이런 효과는 당초 법이 의도한 대로 규제 완화와 시장 개방 같은 주요 정책들이 잘 이뤄졌을 때 얘깁니다.

정부는 특히 서비스산업 중에서도 콘텐트 산업이나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정보보호업 같은 청년층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많이 늘릴 수 있길 기대합니다. 다양한 창업교육과 지원을 통해 제2의 직장을 찾으려는 실업자나 은퇴자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겠지요.

물론 모든 사람이 이 법에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안이 발의된 2012년 7월 이후 아직도 관련 논의가 국회에서 진행되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정치인들끼리 ‘이 법이 좋네 나쁘네’ 언쟁만 계속되는 상황이지요. 반대하는 이들이 가장 문제로 삼는 부분은 이 법이 서비스산업의 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과 행정부가 마음대로 의료 분야를 서비스 산업에 포함할 수 있고, 이 경우 영리병원이 양성화돼 의료 비용이 오를 거라 걱정합니다. 의료비용이 많이 오르면 전 국민이 저렴하게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건강보험제도가 무너질 수 있거든요. 물론 정부는 지나친 비약이라고 반박하고 있지요.

일자리 창출 효과에도 의문을 품은 이들이 있습니다. 서비스업이 일자리를 많이 만들긴 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서비스업에 10억원을 투자하면 약 17.8개의 일자리가 생긴다고 해요(2013년 기준). 같은 금액을 투자했을 때 제조업의 일자리 개수는 8.6개밖에 늘지 않는답니다. 하지만 이 법을 통해 예산을 아무리 지원해도 ‘질 낮은 일자리만 양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기존 서비스산업 종사자에 신규 유입자까지 늘면 자영업자만 더 팍팍해 질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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