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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눈만 뜨면 공천싸움 새누리당, 표 달라고 할 수 있나

‘살생부 파문’이 채 가시지 않은 새누리당에 또다시 한심한 일이 벌어졌다. 이번엔 총선 공천을 위해 실시한 당의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무더기로 유출됐다는 것이다. 유출 문건은 전국 주요 지역의 공천 신청자 지지율 조사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공천관리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컷오프(공천 배제) 기초 자료가 되는 등 공천 심사의 가장 중요한 자료여서 보안이 핵심인 문건이다. 유출만으로도 당의 기강이 무너졌다는 반증이 된다. 당장 당사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당의 공천관리 신뢰도엔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더 큰 문제는 이른바 진박(眞朴)들이 대거 포진한 대구·경북의 경우 기존에 알려진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다. 여론조사 결과가 틀리다면 유출자는 허위사실 유포로 사법처리 대상이 된다. 또 이 때문에 친박과 비박의 양 계파는 상대 계파가 의도적으로 유출했다고 추측하며 더 큰 파열음을 만들고 있다.

조사에 착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검찰 수사 의뢰를 거론했다. 집권 여당의 공천 공정성 자체가 의심받는 만큼 앞으로 철저한 진실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집권당의 공천 과정이 선관위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정당사에 보기 드문 부끄럽고 딱한 일이다. 당연히 국민들의 정치 혐오감이 깊어지고 한숨은 높아졌다.

가뜩이나 새누리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 공천룰과 현역 의원 물갈이 폭 등을 놓고 사사건건 진흙탕 싸움을 벌여 왔다. 총선이 불과 한 달 남짓 남았지만 경선 방식을 놓고선 지금도 삿대질이다. 검증이 제대로 안 된 안심번호와 유령 당원이 수두룩한 당원 명부로 경선이 제대로 되겠느냐 하는 걱정도 큰 상황이다.

야권 분열로 위기에 직면한 더불어민주당에선 5선의 문희상 의원을 비롯해 10명을 컷오프했다. 지금은 야권 통합 논의가 오갈 정도로 생존에 몸부림을 치고 있다. 그런데도 집권 여당에선 공천 갈등 때문에 막장 수준의 비상식적인 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고 있다. 최악의 국회란 평가를 받는데도 비박은 인재 영입을 거부하며 현역 의원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친박은 자기 사람을 밀어 넣기 위해 ‘진박 인증샷’을 찍어 댄다. 이런 저질 계파 싸움 속에 이젠 선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공천 내분으로 선관위 조사까지 받게 된 것이다.

나라 안팎의 안보·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정치 개혁, 국가 발전을 위한 정책과 비전을 만드는 게 집권당의 일이다. 새누리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엄정한 공천을 다짐한 건 이런 무한의 책임을 의식하기 때문일 게다. 그런데도 패를 나눠 진흙탕 싸움을 무한 반복하는 건 물론 집권당의 자세가 아니다. 엄정한 공천도 아니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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