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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눈물


?? VIP 독자 여러분, 중앙SUNDAY 편집국장 이정민입니다.


?? 눈물-.?? 이번주 한국인들의 정서적 공감대를 자극한 코드는 '눈물' 아닐까요.?? 관객수 2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는 영화 '귀향'의 흥행 몰이가 그렇고, 예전같지는 않다 하더라도 친숙한 것들과의 이별을 공식화하는 졸업식 학교 교정을 촉촉히 적셨던 것도 눈물이었지요. 우리가 뽑은 '선량(先良)'들이 TV가 생중계되는 가운데 의사당에서 뿌린 눈물은 또 어떻습니까. ?? 눈물처럼 신비로운 것도 없습니다. 물이 98%,그밖에 단백질·염분·칼슘·포도당등 별로 특별할 것도 없는 화학성분의 결합에 불과한데 눈물이 빚어내는 힘은 실로 태산도 움직일만큼 오묘하니까요. 우선, 울고나면 답답하던 가슴이 후련해지지 않습니까. 뭔가 억눌렸던 데서 해방되는 자유로운 감정도 만끽하게 되고요. 오랜 연구끝에 과학자들은 '신체내의 독소를 제거하려는 자정작용의 일환'이라고 과학적 정의를 내렸지만, 그런 설명만으로 눈물의 값어치를 재단할 순 없겠죠. 눈물 흘리는 자신조차 그 감정을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의내리지 못하는게 눈물입니다. 그러면서 더불어 동화되고 함몰돼 감동에 이르게 하는 위대한 힘이 한줄기 눈물에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때론 거짓 눈물에 농락당해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죠.여러분은 어떠세요? 분노의 눈물,좌절과 회한,증오와 원한의 눈물,공감과 희망,진정과 거짓 눈물의 경계와 구분을 무 자르듯 구별할 수 있으신지요??? 필리버스터 세계 기록을 한순간에 경신해버린 우리 국회가 흥건한 눈물바다가 됐습니다.테러방지법 직권 상정에 반대한다며 울고,필리버스터를 그만둬야 한다고 호소하며 울고,필리버스터를 끝내게 됐다고 울고…이 와중에 어떤 의원은 공천에 탈락해 불출마하게 됐다고 눈물 흘리더군요. 야당뿐 아닙니다. 얼핏 몇 장면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릅니다. 서울시장 후보가 된 정몽준 전 의원은 SNS 글로 물의를 빚은 아들을 거론하며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며 울음을 터뜨렸었죠. 지금처럼 '공천 학살' 논란이 한창이던 2012년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내 진수희 전 의원등 공천에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이 "당이 원망스럽다"며 카메라 앞에서 오열하던 모습도 스쳐가는군요.?? 정치인들의 눈물은 대중을 파고드는 무언의 호소력을 갖기도 하죠.대선 후보같은 거물 정치인들의 눈물은 더욱 폭발성이 크죠.존 레논의 'Imagine'이 흐르는 가운데 주루룩 외줄기 눈물을 흘리던 노무현 대통령의 눈물을 기억하십니까. 세월호 참사 희생자의 이름을 한명 한명 호명하던 박근혜 대통령은 TV카메라를 응시한채 줄줄 눈물을 흘려 콧등을 시큰하게 했더랬죠. 재래시장을 방문해 노점상 할머니를 부둥켜안고 눈시울을 붉히던 이명박 대통령의 사진도 꽤 화제가 됐었구요.?? 정치인들에게 있어 백마디 연설보다 임팩트가 큰 한방울의 눈물은 종종 '악어의 눈물'에 비유되곤 합니다. 나일강의 식인 악어가 사람을 잡아먹고는 눈물을 흘렸다는 고대 전설에서 비롯된 이 말은 위선자의 거짓 눈물의 대명사로 굳어졌죠. 악어가 눈물짓는 건 슬퍼서가 아니라 눈물샘의 신경과 먹이를 삼키기 위한 신경조직이 같아서 먹이를 삼키기 좋게 수분 보충을 하는 것이란 생체 원리가 밝혀지면서부터 조롱담긴 의미로 더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정말 기막힌 비유 아닙니까.?? 정치인의 눈물이라고 다 '악어의 눈물'이라고 할순 없겠죠. 악어의 눈물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은 조직이듯 말입니다. 악어가 슬퍼서 눈물 흘리는지,입 운동이 필요해서 눈물 흘리는지는 악어만이 알 것입니다.그러나 정치인들의 눈물을 판단하는 건 유권자들의 몫입니다. 그들의 눈물이 유권자에게 호소력 있는 감동으로 와닿게 하는건 무엇일까요? 저는 진정성과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신념과 뚝심,대사(大事)를 위해 소리(小利)를 버릴 줄 아는 용기,자신의 이해보다 사회와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애국심에서 출발한 눈물이라면 결국 진정성이 전달돼 신선한 감동으로 이어질테니까요.


?? 이번주 중앙SUNDAY는 막오른 여야의 총선 공천 전쟁의 현장을 생생히 보도합니다. 새누리당은 '살생부 파문'이 잦아드는가 싶더니 이번엔 여론조사 결과 유출 파문이 일면서 친박 vs 비박계 충돌이 위험수위를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두 야당(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불도저' 김종인 대표이 던진 '통합' 카드로 벌집 쑤셔놓은듯 합니다. 경선 방식을 어떻게 할거냐,통합을 할거냐,말거냐 하는게 중요한 정치 행위인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대의명분, 다시말해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아닌지가 그 판단점이 돼야 할 겁니다.자신의 이익이나 정파의 이해를 위한게 아니라,국민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한 '좋은 후보 찾기'가 판단의 기준이 돼야 할 겁니다.?? 총선까지 앞으로 40일-,우리는 얼마나 많은 정치인들의 눈물을 보게될까요? 그들의 눈물에 동화해 가슴 저릿한 감동을 느끼게 될까요? 아니면 거짓 눈물에 분노하게 될까요?


?? 잠깐 열어놨던 창틀 사이로 아련한 봄기운이 밀려듭니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니 겨울하늘 빛은 온데간데 없네요.절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마침 경복궁 야간 개장(3월2일-4월4일) 이 시작됐다는군요. 저도 이번 주말엔 네온 불빛사이로 환하게 열린 궁궐의 밤 풍경에 빠져들어볼까 합니다.


?? P.S. 지난주 중앙SUNDAY 보도중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인공지능의 습격' 기사의 일독을 권합니다.?? 다음주 5회(9,10,12,13,15일)에 걸쳐 펼쳐질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을 앞두고 프로바둑 기사 출신인 문용직 박사가 무한정의 수(手)를 가진 바둑의 오묘한 세계를 해부한 기사입니다.정량화가 불가능한 직관의 영역인 '감(感)','가볍다''두텁다'와 같은 바둑 용어를 컴퓨터가 어떻게 형상화해 데이타로 축적하는지를 흥미롭게 추적,분석했습니다. 일독해보시면 사람과 컴퓨터의 대결을 훨씬 흥미롭게 관찰하실수 있을 겁니다.


[관련기사] 이세돌-알파고 세기의 대결 <상> 1000년치 공부한 알파고,프로의 '감'도 형상으로 소화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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