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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514억 쓴 정책연구 용역 70%가 수의계약, 위법도 많아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지난해 발주한 정책연구 용역보고서 중 절반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경쟁입찰 후 유찰돼 수의계약을 한 것을 포함하면 10건 중 7건에 달한다.

중앙일보, 작년 발주·등록 1077건 조사

지자체는 수의계약 비중이 80%를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쟁 입찰을 해야 하는데도 법을 위반해 수의계약을 한 경우도 전체의 30%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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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가 정책연구관리시스템(프리즘)을 통해 지난해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발주한 정책연구 용역을 전수조사한 결과다.

 정부와 지자체는 정책을 만들거나 주요 정책 현안에 대한 조사·연구가 필요할 때 외부 전문기관이나 대학에 연구용역을 맡길 수 있다.

용역 비용은 당연히 국민 세금으로 나간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 모든 정부 용역은 경쟁 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예외적인 경우만 수의계약을 허용하는 이유다. 예외 사유도 천재지변이나 긴급한 사안, 경쟁에 부칠 여유가 없는 경우 등 법으로 정해 뒀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지난해 정부·지자체가 발주해 프리즘에 등록된 정책연구 용역보고서는 1077건(중앙정부 694건, 지자체 383건)이다.

금액으로는 약 514억원, 건당 평균 4776만원이다. 이 중에서 589건(54.7%)이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경쟁입찰을 했는데 응찰자가 없거나 유찰돼 수의계약을 한 비중은 156건(14.5%)이었다. 일반경쟁입찰과 제한경쟁입찰은 각각 243건(22.6%), 89건(8.3%)이다.

 지자체가 특히 심했다. 프리즘에 등록된 383건 중 302건(78.9%)이 수의계약이다. 일반경쟁·제한경쟁 입찰은 65건(17%)에 불과했다. 정부 부처는 694건 중 287건(41.4%)이 수의계약이었다. 경쟁입찰 후 수의계약은 139건(20%)이다. 일반경쟁 입찰은 200건(28.8%)에 머물렀다.

지자체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정책연구 용역 현황을 프리즘에 공개하고 있다. 중앙정부 부처와 달리 의무가 아니라 권고 사안이다.

행정자치부 협업행정과 관계자는 “지자체에 연구 용역을 공개하고 수의계약 비중을 낮추라고 권고는 하고 있지만 자치권 침해 우려가 있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 17개 광역단체와 230개 기초자치단체 중 프리즘에 정책연구 용역 현황을 공개한 곳은 78곳에 불과하다.

 법을 위반한 사례도 허다하다. ‘국가·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과 각 지자체 조례에 따르면 중앙정부 부처는 5000만원 미만, 지자체는 2000만원 미만인 경우만 수의계약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자체는 2000만원 이상인 수의계약이 109건(28.4%)이었다. 정부 부처는 5000만원 이상인 수의계약이 13건(1.4%)이었다.

경쟁입찰을 피하기 위해 4990만원 또는 1980만원짜리 용역을 발주하는 ‘꼼수 수의계약’도 적지 않다. 지자체는 1800만~1990만원 범위에 있는 연구용역이 104건(27.1%)에 달했다. 정부 부처는 4800만~4990만원짜리 용역이 21건(3%)이다.

 특별한 이유 없이 수의계약을 한 정부·지자체 담당자들의 해명은 한결같았다. "현안이 시급해 어쩔 수 없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한 것” “응찰자가 없었다”는 답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원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경쟁입찰 과정이 복잡한 것도 한 이유지만 원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얻기 위해 수의계약을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부적으로 수행기관을 미리 정해 놓고 형식적으로 입찰을 부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기적으로 정부·지자체 정책연구 용역 현황을 전수조사해 양적·질적으로 종합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잘한 곳은 인센티브를 주고 못한 곳은 예산 배정이나 지방 교부금 등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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