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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흰꼬리수리, 당정섬·장단반도로 몰려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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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들이 지난달 장단반도 에서 독수리가 먹을 배스·블루길을 뿌리고 있다. [사진 한강유역환경청, 한국조류보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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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 민통선 내 장단반도는 세계적인 독수리 월동지다. 매년 700여 마리가 겨울을 보낸다. 이 가운데 10∼20마리가 먹이 부족으로 폐사한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4마리만 탈진했다.

호수·철새 함께 살린 한강청 실험

한갑수 한국조류보호협회 파주시지회장은 “매년 예산 부족 등으로 독수리 먹이를 제대로 구하지 못해 애태웠는데 이번 겨울엔 한강유역환경청에서 배스·블루길 등을 대량으로 가져다 준 덕분에 먹이난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배스·블루길을 먹이로 주자 4∼5마리이던 흰꼬리수리가 23마리로 늘었고 참수리도 1마리가 처음 발견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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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호에서 토종 민물고기 생존을 위협하는 배스(왼쪽)와 블루길. [중앙포토]

 한강유역환경청(이하 한강청) 의 ‘가재 잡고 도랑치기식’ 환경 살리기 실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팔당호에 서식하는 배스(큰입 배스)·블루길(파랑볼 우럭)을 잡아 멸종위기 조류의 겨울철 먹이로 활용하는 이색 환경운동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토종 민물고기의 씨를 말리는 배스와 블루길은 1960년대 말 미국에서 ‘단백질 공급원’으로 기르기 위해 들여온 뒤 현재 생태계 파괴자로 팔당호를 점령하고 있다.

 이승준 한강청 생태계교란종 생물관리 주무관은 “국립생태원 조사 결과 2013년 45%이던 팔당호의 유해 외래어종 분포도가 2014년 71%, 지난해 89%로 급증했다”고 소개했다. 팔당호 물고기 100마리 가운데 89마리가 배스·블루길같은 유해 외래어종이 차지한다는 뜻이다.

 한강청은 지난해 5~6월과 9~10월 4개월 동안 ‘생태계 교란어류 박멸반’을 구성해 총 50만 마리(7.7t)의 배스·블루길을 잡았다.

이렇게 잡은 외래어종을 냉동보관해 오다 이번 겨울 들어 장단반도와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당정섬 등의 철새 먹이로 공급하고 있다. 장단반도에서 2차례 걸쳐 총 3.5t, 당정섬에서 7차례에 걸쳐 총 1.3t 을 공급했다. 나머지는 연천·파주· 양주 등지에서 야생동물 먹이로 제공했다. 여기에 소요된 예산은 8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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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시 당정섬에서 참수리(하얀색 날개) 등이 배스·블루길을 먹고 있다. [사진 한강유역환경청, 한국조류보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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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정섬은 겨울철새 주요 월동지로 매년 참수리 2~4마리, 흰꼬리수리 10~17마리가 겨울을 나고 있다. 이번 겨울에는 한파로 한강이 꽁꽁 얼어 붙었지만 먹이부족으로 폐사한 겨울 철새는 발견되지 않았다.

진종구(환경학 박사) 서정대 교수는 “먹이난이 심각한 상황이었는데 배스·블루길 먹이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말했다. 참수리(천연기념물 243-3호)·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243-4호)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등재된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다. 환경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강수미 한강청 자연환경과 주무관은 “겨울철새의 지속적인 회귀를 유도하기 위해 2012년부터 수산시장에서 구입한 준치 등 민물고기로 당정섬에서 먹이 주기를 벌여왔다”며 “올해는 이를 배스와 블루길로 대체했다”고 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올해는 1억원 이상을 들여 팔당호의 배스·블루길 10t 이상을 포획해 유해 외래어종 퇴치를 본격화하고 멸종 위기 조류에 대한 먹이 공급원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방침이다. 백운기 한국조류학회 부회장은 “일석이조 효과를 내는 이 같은 시도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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