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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중산층 임대주택 확대, 가계 돕고 경기도 살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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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지난해 우리 경제는 2.6% 성장에 그쳤다.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국민소득 2만 달러 이상이면서 인구 2000만 명이 넘는 주요국 중에선 세 번째로 높은 성장률이다. 수출은 8% 감소했지만 순위로 보면 오히려 세계 6대 수출국으로 한 단계 올라갔다. 수출 주도의 한국경제가 그나마 선방한 것은 내수 덕분이다. 수출은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떨어뜨렸지만 내수가 3.6% 성장했다. 정부의 부동산 살리기가 내수를 끌어올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매매 늘리는 부동산 대책 한계
서민 위주 임대정책 탈피해야
선진국은 공공임대 20% 넘어
금융도 임대주택 재원 지원을


 하지만 새해 벽두부터 세계경제는 심상치 않다. 유가 급락과 함께 중국경제가 출렁이면서 전세계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경제 전망치를 3.3%에서 2.9%로 하향조정 했다. 우리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의 성장률은 추가로 하향 조정됐고, 러시아와 자원 신흥국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주요 수출산업은 중국의 기술력 추격과 일본의 엔저에 힘입은 가격 공세로 맥을 못 추면서 1월 수출이 18.5% 감소했다. 올해도 경제성장의 핵심은 역시 내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부동산 경기가 주목을 받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은 하향 안정화됐다. 주택에 대한 개념은 ‘투자와 소유’에서 ‘거주와 공유’로 바뀌고 있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전세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과거엔 매매가의 절반 수준이던 전세가가 집값의 80%까지 상승했다. 전세 공급자 입장에서는 전세금을 받아 은행에 예금을 해봐야 1.5% 이자밖에 되지 않으니 집값의 5%를 받을 수 있는 월세로 전환하면서 전세 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은행에서 3% 미만의 이자로 대출을 받아 집을 사자는 수요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지난 2년간 매년 10%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대출금리 인상 가능성과 주택 공급과잉 논란, 정부의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대출 규제 등의 영향이다. 전국 미분양 가구가 50% 급증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위축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높아졌다. 지난해 서울 주변 아파트 분양권에 수천만원의 웃돈이 붙었던 것과는 딴판이다.

 아무리 급하다고 해도 가계부채를 늘려서 부동산 경기를 되살리는 순환 고리를 계속 이어 갈 수 없다. 지난해 주택담보대출의 급증으로 가계부채 규모는 1200조원을 돌파했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6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고 증가 속도 또한 너무 빠르다. 금융당국이 관리해온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덕분에 당장 가계부채가 위기를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5년간 평균소비 성향이 5% 이상 하락한 것을 보면 가계 빚에 눌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제 부동산 버블을 키우지 않고 위험 수위에 도달한 가계부채 문제를 완화하면서, 동시에 대출상환부담에 따르는 소비절벽을 막고 부동산 경기의 활력도 유지하는 고난도 해법이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임대주택의 확대가 중요한 해법이다. 5.5% 수준에 머물고 있는 공공임대주택비율을 영국·프랑스·네덜란드와 같은 수준인 20%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저소득층 위주의 임대주택 공급에서 벗어나 중산층의 임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임대주택 개념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위례지구 뉴스테이의 경쟁률이 10대 1인 것을 보면 임대주택 확대를 위한 중산층 수요자 테스트는 성공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임대주택의 매력도를 높이려면 집값의 5% 수준인 월세부담을 낮춰 주택담보대출금리에 근접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세제 지원과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양질의 저렴한 택지 공급은 정부의 몫이다.

 금융이 해야 할 역할도 있다. 새로운 해법을 통해 낮은 이자비용으로 충분한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신규 임대아파트 건설이나 미분양 아파트를 임대아파트로 전환하는데 활용토록 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고 임대료를 낮추는 것이다. 2% 이하의 낮은 국채 금리와 5% 이상의 높은 월세의 차이에 그 답이 있다. 임대주택 공급 재원 마련을 위해 높은 월세의 현금 흐름을 국채금리보다는 높고 주택담보대출 이자율보다는 낮은 금리로 유동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저금리 때문에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연기금이나 보험 또는 개인투자자에게 제공한다면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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