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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 선거판 혼탁 주범 가려내라

4월 13일 치러질 20대 국회의원 선거는 늑장과 졸속, 파행의 연속이다. 총체적 부실·날림공사의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국 253개 선거구에서 1300여 명 예비후보자들이 물불 안 가리고 움직이고 있는데 이를 규율하고 단속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난 2일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기부행위·비방·흑색선전 등 각종 불·탈법 혐의로 선관위가 검경에 고발한 게 57건, 수사의뢰한 건이 16건에 이른다. 현장의 체감 혼탁상은 훨씬 심하다고 한다.

선관위가 고발하거나 수사의뢰한 예비후보자는 범법 혐의가 뚜렷하지만 조사권만 가진 선관위로선 형사상 증거 확보 등이 어려워 수사기관에 의탁한 경우다.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데다 선거에 당선해도 무효대상이 될 가능성이 많아 정치권에선 일찍이 이들을 공천 부적격자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그런데 지금 공천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은 부적격자 대상을 선정할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정당들은 촉박한 선거 일정에 치여 국회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가치와 덕목을 가볍게 여긴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오직 상대당 후보를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지지율·인지도 수치에만 집착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공천 부적격자 범주엔 전과·체납·표절·병역기피 같은 과거 기록의 문제나 부패·막말·공갈·갑질 같은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행위, 선거 현장에서 수집된 불·탈법, 혼탁 조장행위를 모두 담아내야 할 것이다.

특히 선거 현장에선 각 정당이 앞다퉈 도입한 ‘여론조사 경선’ 때문에 예비후보자들이 정책 제시, 정견 발표보다 음성적인 전화 응답조직을 확대하는 데 골몰하는 병리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 속에 ‘여론조사 책임응답 유권자 100명 명단’ 등을 제시하며 금품을 요구하는 신종 브로커도 등장했다. 불공정·조작 여론조사로 사법기관의 수사를 받는 단체들이 급증한 것도 이번 선거의 특징이다. 이 밖에 허위학력 의혹, 허위사실 유포, 장학금 명목의 금품 지급, 이 당 저 당 기웃거리는 철새 전력 등 숱한 부적격 행태들에 대한 감시와 단속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20대 총선의 시대정신은 역대 최악으로 비난받는 19대 국회 같은 입법부가 탄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야 정당은 예비경선 단계부터 공천 부적격자를 보다 엄격하게 걸러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선거 혼탁과 유권자 혼란을 부추기는 행위 중에 시민단체의 이름을 걸고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를 표적 제거하는 사례도 있다. ‘2016총선 시민네트워크’라는 곳에선 어제 공천 부적격자 명단 9명을 발표했으나 여당이 8명이고 나머지 1명은 더민주의 김현종 예비후보였다. 정당과 이념에서 지나친 편향을 드러내고 있는 데다 선정 기준 자체가 보편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정당과 선관위가 제 역할을 하면 이런 선동적인 단체의 활동을 주변으로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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