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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애의 Hola! Cuba!] ⑤ 거리의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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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아바나의 명물 밴드 로스 맘비세스(Los Mambise).


오토바이가 올드 아바나의 낡고 허름한 골목을 달린다. 쓰러질 듯 낡은 아파트에는 빨래가 주렁주렁 널려 있다. 수십 년 된 낡은 그림 같은 장면으로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시작한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쿠바의 대표적인 사교 클럽이자 여기서 공연하는 밴드 이름이다. 영화 덕분에 이들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됐고, 쿠바 음악을 전 세계에 알렸다. 지난 2000년에 개봉한 뒤 2015년 11월 다시 국내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후아니까와 찬찬이 바다에서 모래를 체로 칠 때 그녀의 체질하는 모습에 찬찬의 가슴은 두근거렸네.

상상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이 아름다운 구절은 그들의 대표곡 찬 찬(Chan Chan)의 가사다. 꼼빠이 세군도(Compay Segundo)의 고혹적인 저음과 엘리아데스 오초아(Eliades Ochoa)의 맑은 고음이 매혹적으로 어우러지는 곡이다. 쿠바에서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처럼 유명하진 않아도 쿠바의 혼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을 골목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7년 만에 만난 로스 맘비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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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멤버 꼼빠이 세군도의 묘.


쿠바를 대표하는 밴드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라면 로스 맘비세스(Los Mambises)는 올드 아바나를 대표하는 밴드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로 구성된 거리 밴드로, 쿠바 여행 사진에 단골로 등장하기도 한다. 올드 아바나의 암보스 문도스 호텔 옆에서 늘 같은 시간에 노래를 부른다. 절로 흥이 난 사람들과 함께 살사 춤을 추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맘비세스는 스페인에 저항한 쿠바의 독립군을 부르던 이름이다.
 

아바나 재즈 바 ‘Jazz Cafe’ 에서 공연하는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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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다시 만난 건 7년 만이었다. 알베르또(Alberto)와 올가(Olga)는 고맙게도 나를 기억했다. 실은 살아 있는 멤버가 둘 뿐이었다. 세상을 떠난 멤버의 자리는 낯선 이들이 대신하고 있었다. 알베르또는 보컬이고 올가는 밴드의 홍일점으로 CD 판매와 팁 수거를 담당한다. 알베르또는 라틴 타악기 봉고를 치며 노래를 부른다. 늘어난 주름과 수척해진 얼굴이 7년의 세월을 말하고 있었지만 목소리는 그대로였다. 안타깝게도, 몇 푼 되지 않은 팁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CD 판매 금액도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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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냘레스 전망대의 거리 밴드 공연.


헤어지던 날, 알베르또 아저씨는 내게 볼품없는 CD 하나를 건넸다. 자신의 음악이 담긴 CD였다. 흐릿한 컬러 사진을 출력해 만든 겉표지, 하얀 속지는 그의 손글씨로 빼곡했다. 너무 흘려 써서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나는 그의 마음을 알 것 같았다. ‘언제’라는 기약은 없지만 ‘또 다시’ 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그들은 이미 나에겐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었다.
 

로스 반반(Los Van Van)을 꿈꾸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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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리니다드 거리 밴드, 자장가처럼 감미롭던 그들의 음악.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영화를 제작하면서 구성된 밴드다. 실제로 쿠바 뮤지션들이 가장 선망하는 밴드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 아니라 로스 반반(Los Van Van)이다. 센트로 아바나의 골목을 걷다 우연히 어느 밴드의 연습 장면을 구경했다. 꽤 넓은 공간이었지만 뮤지션들의 연습실이라 하기엔 너무나 초라했다. 벽에는 로스 반반과 쿠바의 유명 가수 베니 모레(Benny More)의 낡은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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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데 쿠바 세스페데스 공원의 거리 밴드.


로스 반반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밴드에서 콩가를 치고 싶어라고 말하던 젊은 콩게로(라틴 악기 콩가를 연주하는 사람). 전 세계를 돌며 쿠바 음악을 알리는 로스 반반처럼 되는 게 그의 꿈이었다. 수많은 쿠바의 음악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듯 그도 그랬다. 나는 그의 꿈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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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타악기가 많던 산티아고 데 쿠바의 거리 밴드.


오늘(3월 1일)은 오케스트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한국 공연이 있는 날이다. 이젠 화려함도 특별함도 조금은 옛이야기가 된 빛바랜 밴드지만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쿠바가 아련해진다. 당장 쿠바로 날아가 후미진 골목에서 거리의 음악인들이 부르는 노래를 온종일 듣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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