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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연결 짓는 일, 제품·소비자 거리 좁혀야죠”

일본 도쿄에서 활동하는 사토 타쿠는 유명 광고기획사 덴츠를 거쳐 자신의 회사를 설립, 포스터·로고·책은 물론 다양한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 작업 등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친 수백 개의 패키지 디자인은 껌·음료수·우유·과자 등 일본을 대표하는 일상용품들로 당대의 문화와 정서를 잘 반영한 친숙한 디자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디자인의 본질’을 탐구하는 프로젝트 기획자로도 유명하다. 2001년 시작한 ‘디자인 해부학’ 시리즈는 껌·인스턴트카메라·패션 인형·우유·의류 등 제품 하나가 소비자에 전달되기까지 생산·유통·디자인의 전 과정을 샅샅이 분해하는 전시다. 손에 잡히는 껌을 2m 크기로 제작해 내부 단면과 촉감 등을 묘사하거나, 인형의 머리카락 개수까지 치밀하게 집계하는 등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관찰하고 추적해 사진과 모형·분석표로 보여준다(현재 일본 무사시노 디자인대학에선 사토 타쿠 방식의 ‘디자인 해부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일본의 손꼽히는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후카사와 나오토와 함께 도쿄 미드타운에 위치한 ‘21-21 디자인 사이트(design sight)’ 센터의 전시 기획·디렉팅도 책임지고 있다.

사토 타쿠의 손을 거친 다양한 종류의 제품과 패키지 디자인

자일리톨 껌을 주제로 한 ‘디자인 해부학’ 전시는 사토 타쿠의 대표작이다.

지역 발전 프로젝트로 진행한 ‘호시이모(ほしいも·고구마 말랭이) 학교’

2013년 패션 브랜드 ‘플리츠 플리즈’의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광고 포스터. Art Direction: Taku Satoh / Design: Shingo Noma / Photograph: Yasuaki Yoshinaga / Copyright 2012 ISSEY MIYAKE INC.

도쿄 미드타운에 위치한 21-21 디자인 사이트 센터.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고, 사토 타쿠가 로고를 디자인했다. -Photo: Masaya Yoshimura-



‘디자인 해부학자’ 사토 타쿠

‘사토 타쿠’만의 디자인 스타일이 있다면.“없다. 디자인은 ‘연결 짓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이 필요한 건 소비자들과의 연결을 위해서다. 제품마다 특징은 다 달라서 언제나 디자인은 제로에서 시작한다. 때문에 디자이너의 스타일은 중요치 않다. 굳이 내가 고집하는 게 있다면 ‘제품의 본질을 필연적으로 살리는 것’이다. 디자인할 때는 문자의 위치를 0.1mm까지 신경 쓴다. 매출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아니지만 제품의 본질을 충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디자인 해부학’ 전시의 목적. “(옆에 있는 탄산수 병을 가리키며) 이것이 지금 왜 여기에 존재하며, 어떤 식으로 존재하게 됐는지 소비자에게 설명하기 위해서다. 제품 이면에 숨은 배경을 설명해줌으로써 제품과 소비자의 거리(관계)를 좁혀나가는 게 전시의 목적이다.”



패션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와의 인연이 깊다.“디자인 해부학 시리즈 중 A-POC(무봉제로 제작한 튜브형 옷) 전시 때 처음 만났고, 2007년부터 ‘21-21 디자인 사이트’ 기획을 함께하고 있다.”



‘21-21 디자인 사이트’ 프로젝트란.“시력을 잴 때 흔히 2.0-2.0은 완벽한 시력을 말한다. 21-21은 디자인 시점으로 더 앞을 내다보자는 의미고, 사이트(SIGHT)는 시선을 말한다. 주요 활동은 디자인에 관련된 리서치와 탐구이고 그 결과를 이미지화해서 전시하는 것이다.”



이세이 미야케의 브랜드 ‘플리츠 플리즈(PLEATS PLEASE)’ 2013년 광고로 상도 많이 받았다.“5~6년 전 ANA 기내지 화보 용도로 처음 스시 이미지를 만들었던 게 와인·팬케이크·토스트 등으로 발전했다. 플리츠 플리즈는 주름이 있는 특수 원단 덕분에 찰흙처럼 자유롭게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 무한한 가능성이 광고의 아이디어가 됐다.”



이세이 미야케와 공유하는 디자인 철학.“2004년 그로부터 연락이 와서 후카사와 나오토와 함께 불려갔을 때(웃음) 정말 긴장했다. 그는 디자인계의 거장이고 여러 크리에이터들과 작업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니까. 구체적으로 서로의 디자인 철학에 대해 얘기해 본 적은 없지만 재밌는 아이디어라고 생각되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오픈 마인드의 소유자라 작업할 때마다 즐겁다.”



사토 타쿠는 ‘테마히마(てまひま) 전시’와 ‘호시이모(ほしいも) 학교’ 등 지역 발전 프로젝트로도 유명하다. ‘테마히마’는 품과 시간을 들인다는 의미다. 일본 도호쿠지역은 전통 제품들이 많이 생산되는 곳인데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21-21 디자인 사이트 전시를 고민하면서 이 지역 전통 공예품을 살리고 지역 경제 부흥에도 도움이 되고 싶어 전시를 기획했다.



‘호시이모’는 고구마 말랭이다. 이바라기현은 일본 내 호시이모의 80%를 생산하는 지역이다. 10년 전 현 주민들이 ‘지역 발전’에 관한 조언을 구하자 “호시이모 상품 개발 및 교육·포장·유통 등을 연구하는 학교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지금까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제품 디자인부터 지역발전까지, 디자이너의 관심과 대상의 한계는.“디자인의 한계란 없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물건, 콘텐트도 디자인과 관련 없는 것이 하나도 없다. 예를 들면 어떤 조직, 정부 구조, 인간관계도 모두 디자인 요소를 필요로 한다. 디자이너는 이 모든 관계를 잘 엮고, 잘 설명해주는 사람이다.”



좋은 디자인이란.“일본인이 자주 쓰는 말에 ‘아소비고코로(遊び心?어린아이처럼 재미를 추구하며 놀고 싶은 마음)’가 있다. 애착을 갖고 오랫동안 쥐고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제 기능을 하는 디자인이 정말 좋은 디자인이다. 이미 존재하는 것을 더 쓰기 좋게 만드는 일(Re-design)도 디자인이다. 도로의 아스팔트는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디자인이지만 어떤 소재를 어떤 경사로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 기능이 좌우된다.”



디자인 교육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어려서부터 디자인 관련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 돌멩이 모양의 나무 장난감을 만들고 NHK 방송과 함께 ‘디자인 아’ 프로그램을 제작한 것도 물건을 보고 만들어진 과정과 구조를 관찰하고 상상하며 깨닫는 일이 디자인의 기본이기 때문이다.”(일본어로 ‘아’는 깨달음의 감탄사이면서 모음의 첫 번째다. 프로그램의 이름은 깨달음과 시작의 중의적인 의미가 담겨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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