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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양파·칠리 고추 … 푹 끓인 아프리카의 맛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 국가. 민주화의 상징 넬슨 만델라의 얼굴. ‘평화’와 ‘공존’을 내세운 ‘무지개의 나라’.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설명하는 얘기다. 노주코 글로리아 밤 대사에게 이 나라의 음식에 대해 물었다.


“아프리카 음식은 나라별로 상당부분 서로 비슷합니다. 메뉴 이름만 살짝 다를 뿐이죠. 남아프리카공화국 한 곳만 놓고 보면 북부와 남부지방 간에 뚜렷한 차이 몇 가지가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국에 주재하는 여성대사는 총 12명. 밤 대사는 그 중 하나다. 밤낮 일하는 그로선 혼자 요리해 먹기가 쉽지 않지만, 한국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는 ‘차카라카(chakalaka)’ 만큼은 예외다. 주요 메뉴와 함께 대접한다는 이 반찬은 토마토·양파·칠리 고추 등을 섞어 만든다. 흑인 동네에서 자란 그는 이 음식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한다.


채소볶음 요리에는 숯불 향이 그윽하게 밴 고기 요리가 제격이라며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의 김재선 셰프는 맛깔스러운 갈비 구이를 선보였다.


옥수수 가루, 요리에 애용 … 옥수수 맥주도 있어 이름부터 재밌는 차카라카는 ‘렐리시(relish)’의 일종이다. 렐리시란 과일과 채소를 갖은 양념과 함께 섞어 걸쭉하게 끓인 것이다. 고기 같은 메인 요리와 곁들여도 좋지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주로 ‘밀리팝(mieliepap)’에 곁들인다고 한다. 옥수수 가루로 만든 밀리팝은 질감이 한국의 증편과 비슷하고, 아프리카 대부분 지역에서 주식으로 먹는다.


“한식은 각양각색 양념을 곁들여서 그런지 음식의 맛이 전반적으로 참 풍부한 것 같습니다. 차카라카도 그렇습니다. 기호에 따라 생강·마늘·향신료 등을 첨가함으로써 맛이 천차만별로 다양해질 수 있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공용어는 무려 11개. 이 점으로 미뤄보건대 이 나라에서 소수부족 별로 고유의 문화가 얼마나 잘 보존되고 있는지 추측해볼 수 있다. 하지만 요리에 옥수수 가루가 자주 사용되는 것은 공통적이라고 밤 대사는 설명했다. “심지어 맥주조차 옥수수 가루를 섞어 만들죠.”


그는 “모험심이 강한 사람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여행한다면 특이한 음식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며 “구운 애벌레, 악어 등심, 양 머리 같은 요리는 어떤가요”라고 싱긋 웃었다.


이 정도로 특이한 요리는 아닐지라도 남아공 음식을 서울에서 제대로 체험해보고 싶다면 이태원에 있는 ‘브라이 리퍼블릭(Braai Republic)’에 가보면 된다. 밤 대사는 서울에서 고국의 음식을 가장 잘 요리하는 음식점으로 이 곳을 추천했다. 차카라카도 있다. 현지어로 ‘브라이’는 바비큐를 뜻한다. 대표적인 메뉴 중 하나인 양고기 스테이크·마늘감자·샐러드 세트가 약 1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아쉽게도 밤 대사가 가장 좋아하는 고국 음식은 ‘아마시(amasi)’라는 발효유는 한국에서 구할 수 없다. 요거트와 유사한 맛을 내는 아마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플레인 요거트·크림·레몬 주스·우유를 골고루 섞어 아침마다 마신다.


밤 대사가 준비한 차카라카가 완성되자 김 셰프는 한 입 먹어보더니 “생각보다 커리가루를 많이 첨가해서 놀랐는데 완성된 음식을 먹어보니 다른 채소와의 배합이 잘 됐다”며 “밀리팝과 함께 먹으니 향신료의 맛이 중화되는 것 같다”고 했다.


나아가 김 셰프는 “한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커리 맛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 음식 또한 친근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로 짧은 시간 안에 조리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평했다.


양파·대파·배 믹서기에 같이 갈면 밸런스 깨져 “차카라카 같은 새콤달콤한 채소무침에는 연하고 육즙이 가득한 갈비 구이가 제격이죠. 코스요리로 나란히 내놓아도 손색 없을 것 같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바비큐 요리에 대해 배워보고 싶다는 김 셰프에겐 ‘갈비 구이’라는 선택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밤 대사는 “한국에서 생활하는 재미 중 최고는 다양한 고기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두꺼운 스테이크 요리가 대부분인 고국과 확실히 차별된다고 했다.


“한국처럼 이렇게 한입거리로 만드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와인이나 맥주를 곁들여 고기를 재우는 방식은 유사한 것 같지만 결론적으로 나오는 고기의 모양과 맛은 천지차이입니다.”


마리네이드에 대한 얘기가 오가자 김 셰프는 갈비구이를 할 때 양념 재료를 잘 구분해야 한다며 양파·대파·배를 절대 같이 믹서기에 갈지 말라고 당부했다. 서로간에 밸런스가 안 맞아 오히려 전체적인 소스의 맛을 버리게 되고 색 또한 탁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양념장이 완성됐다면 냉장고에 하루 이상 보관할 것. 최대 일주일간 보관해도 무방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너무 숙성되어 맛이 없어진다”고 김 셰프가 덧붙였다.


갈비살을 포로 뜰 때는 일정한 두께로 자르는 것이 좋다. 그래야 간이 잘 배고 구울 때도 일정하게 구울 수 있다. 포를 뜬 후에 칼집을 넣어주면 간이 더욱 잘 배어 고기가 연해지고 맛이 좋아진다. 약 0.5cm 정도의 두께를 유지해야 씹는 맛을 느낄 수가 있는데, 너무 두꺼우면 간이 안 배고 익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씹는 맛이 덜하다.


노릇노릇한 갈비구이가 완성되자 밤 대사는 한 점 집어 들어 먹어보더니 “앞서 준비한 차카라카, 밀리팝과 제법 어울리는 맛”이라며 “원래 고기를 곁들여야 완벽한 한상차림이 된다”고 평했다. ●


 


● 차카라카 (4인분)


재료: 카놀라유 또는 올리브유 45mL, 채 썬 양파 1개, 채 썬 토마토 2개, 다진 마늘 1쪽, 채 썬 청 피망 1개, 채 썬 청 고추 1개, 커리가루 10mL, 채 썬 당근 1개, 베이크드 빈 400g, 소금, 후추


만드는 방법 1. 오일을 두른 프라이팬에 청 피망, 청 고추, 양파, 마늘, 커리가루를 넣고 낮은 불에서 5분 동안 볶는다. 2. 1번에 당근과 토마토를 넣고 모든 재료들이 잘 익을 때까지 약 15분간 조린다. 3. 2번에 나머지 재료들을 넣고 낮은 불에서 3~4분 동안 조린 뒤 접시에 담아 완성한다.


 


● 갈비구이 (4인분)


재료: 갈비 800g 소스: 간장 60g, 설탕 30g, 물엿 10g, 물 170g, 맛술 20g, 정종 10g, 양파 100g, 대파 50g, 배 100g, 다진 마늘 20g, 참기름 20g, 깨소금 10g, 후추 2g


만드는 방법 1. 갈비는 핏물을 제거하고 흐르는 찬물에 3시간 동안 둔다. 2. 양념재료 중 양파·대파·배는 믹서기에 각각 따로 간다. 3. 모든 양념재료를 한 데 섞은 뒤 손질한 갈비를 담아 하룻동안 냉장고에서 숙성시킨다. 4. 고기를 구울 때가 되면 가열한 프라이팬에 갈비를 올려?한 면 당 2분 정도 센 불에 익힌다. 양념소스를 발라 고기에 잘 스며들도록 한다.


 


 


글 이성은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lee.sungeun@joongang.co.kr 사진 박상문 코리아중앙데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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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