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론] 우리를 구원해 줄 가상현실

기사 이미지

현대원
서강대 교수
한국VR산업협회 회장

정보기술(IT)에 웬만큼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와 2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막을 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 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신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이는 세계적인 빅이벤트이기 때문이다. 올해 두 행사 최대의 화두는 단연 가상현실(VR)이다.

 VR을 쉽게 설명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가 아닌, 가상으로 만들어진 또 다른 세상’을 말한다. 가상이지만 실제처럼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지고, 우리가 직접 들어가 체험할 수 있는 특정한 환경 또는 상황이다. 2차원인 스크린으로만 봐 온 영화가 내 주위에 3차원으로 구현되고 내 행동과 말에 반응한다고 생각해 보라. 영화 속에 내가 존재하는 듯한 현장감과 몰입감이 지금과 비교되지 않을 것이다. 한번 체험해 보면 ‘아 이런 거구나’라고 느끼며 세상의 놀라운 변화를 실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VR 산업에 대한 기대는 날로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VR 구현을 위해 삼성전자와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는 뉴스가 우리 언론에도 메인 뉴스로 소개됐다. 구글·소니·마이크로소프트 등 대표적인 글로벌 IT 기업 중에서 VR에 관심을 갖지 않은 회사가 없을 정도다. 앞으로 1~2년 사이에 스마트폰의 영상 처리능력이 진화하고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 VR이 스마트폰의 주력 콘텐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사 이미지
 VR은 무엇보다 그 기술이 융합되지 않을 산업을 찾기 어려울 만큼 확장성이 매우 크다. 그 시장 또한 무한대로 성장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최강의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 관련 VR 콘텐트가 수업의 흥미도와 집중도를 높이면서 교실 풍경을 확 바꿔 놓을 것이며,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아마존 탐험과 같은 가상 관광 패키지가 등장해 우리들의 여가 활용도 달라질 것이다. 소수에 한정됐던 고가의 공연예술도 수준 높고 대중이 쉽게 접할 수 있는 VR 콘텐트로 새롭게 탄생할 수 있다. 의료·상거래·건설·국방·스포츠도 VR 기술이 적용되고 융합됨으로써 광대한 시장이 열릴 수 있는 분야들이다. 그 확장성이 꿈꾸는 대로 넓어지고 높아질 수 있는 영원한 블루오션과도 같은 세계인 것이다. VR 산업의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침체된 기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융합 신산업과 양질의 일자리를 쏟아내리라 기대하는 이유다. 산업적으로 보면 새로운 신대륙이 열리는 셈이다.

 VR 산업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는 또 있다. VR 산업은 콘텐트-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로 연결되는 CPND 생태계가 꼭 필요한, 대표적인 융합산업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시스템과 단말장치가 모두 필요해 전후방 연관 산업이 많고 경제효과도 당연히 크다. 그런데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것은 연관된 모든 분야가 골고루 함께 성장해야 제대로 된 성장동력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현재 전 세계에서 이러한 생태계를 자력으로 꾸릴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일본·중국, 그리고 한국 정도다. 한국은 한류를 통해 검증된 콘텐트 파워의 전통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으며, 콘텐트 제작 역량이나 플랫폼 구축 및 운용능력 면에서 충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통신 인프라와 스마트폰 같은 디바이스 분야에서는 세계 최강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이 세계 VR 산업 경쟁에서 다소 늦게 출발했지만 1년 정도로 체감되는 선두주자들과의 격차를 올해 안에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우리가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전략지대는 지금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콘텐트 서비스 분야다. 세계 유수의 VR 기업들이 결국은 경쟁력 있는 콘텐트로 모여들 날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 초부터 민관이 긴밀하게 협력해 한국의 VR 콘텐트를 글로벌 마켓으로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중국 같은 우리 경쟁국들의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VR뿐 아니라 드론과 3D 프린팅, 핀테크 같은 분야에서 이들이 앞서 가는 이유 중 하나는 시장 중심의 도전적 창업정신이 활발하고 신산업과 관련된 규제가 매우 시장 친화적이라는 점에 있다.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빨리 읽고 주저 없이 도전하는 개척자 정신이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제 실제와 가상의 구분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VR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 줄 뿐만 아니라 우리의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젊은이들이 갈망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VR이 어려운 현실에서 벗어나는 도피처가 아니라 어려운 현실을 구하는 버팀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젠 비전과 확신으로 미래를 준비할 때다.

현대원 서강대 교수·한국VR산업협회 회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