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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vs로봇' 스포츠 대결에선 누가 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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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원과 구글 딥마인드가 22일 오후 한국기원 2층 대국장에서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에 관한 프레스 브리핑을 열었다. 이세돌 9단이 영국에 있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와 화상연결 후 손을 맞잡고 있다.

다음달 9일 열리는 이세돌(33) 9단과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 Go)의 바둑 대결에 벌써부터 세계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인간의 두뇌를 넘어설지 두려움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대국을 기대하는 것이다.

사람과 로봇의 대결 결과는 스포츠 전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바둑은 엄연한 대한체육회 정가맹 종목이다. 21세기를 맞아 바둑이 엄연한 두뇌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최근엔 바둑을 비롯해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도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이 인간의 능력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5일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피닉스 오픈의 프로암이 열린 미국 애리조나주 TPC 스코츠데일. 골프 로봇 엘드릭(LDRIC)이 16번 홀(파3)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화제가 됐다. 프로골퍼도 평생 한 번 하기 힘들다는 홀인원을 로봇이 고작 5차례의 샷 만에 가뿐히 해낸 것이다. 프로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약 3000분의 1로 알려져 있다.
 
 
골프연구기관인 골프 래버러토리스와 다인즈 언리미티드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엘드릭은 최고 시속 210km의 헤드 스피드로 스윙을 할 수 있다. 엘드릭은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의 본명인 '엘드릭 톤트 우즈'에서 따온 이름이다.

엘드릭의 이전 모델인 제프(Jeff)는 2013년 세계 3위 로리 매킬로이(27·북아일랜드)와 먼거리에 있는 드럼 세탁기 통안에 골프공을 넣는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엘드릭과는 달리 움직이지 못하는 로봇인 제프는 매킬로이와 막상막하의 승부를 펼쳤지만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축구의 신(神)' 리오넬 메시(29·아르헨티나)는 2013년 일본 TBS의 '불꽃 체육회'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로봇 골키퍼와 일전을 벌였다. 세 차례의 기회에서 한 골만 넣으면 메시에게 승리가 돌아가는 대결이었다. 실제 규격보다 작은 골대를 사람 모양의 로봇 골키퍼가 지켰다. 로봇 골키퍼는 물체의 움직임을 센서로 확인한 뒤 반원을 그리며 골을 막아냈다.

방송에서 메시는 시속 134km의 강슛을 날렸지만 로봇은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두 차례 기회를 날린 메시는 마지막 기회에서 골키퍼의 팔이 닿지 않는 구석을 노려 골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마치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은 것처럼 환호했다. 이듬해 제작진은 바르셀로나로 메시를 직접 찾아가 재대결을 펼쳤다. 메시는 그 때도 두 번을 실패한 뒤 마지막에 골을 성공시켰다.

로봇과 인간의 대결은 더욱 빈번해 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 동작을 반복하던 로봇이 인공 지능과 만나면서 스스로 판단하고, 상황을 예측하는 수준까지 발전했기 때문이다.

2013년 벨기에의 플래더스 메카트로닉스 기술센터는 배드민턴 로봇을 선보였다. 이 배드민턴 로봇은 한 팔로 인간의 스매싱을 거침없이 받아냈다. 개발에 참여한 연구원은 "인간의 눈으로 셔틀콕의 순간적인 움직임을 캐치해내는 것을 기술로도 구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독일 탁구 선수 티모 볼(35)은 산업용 로봇 팔과의 탁구 대결을 펼치는 광고를 찍기도 했다. 또 야구·배구·펜싱에서는 로봇 팔을 이용한 장비를 이미 훈련에서 사용하고 있다.

인간과 로봇의 대결이 아닌 로봇끼리의 대결도 눈 앞에 와 있다. 일본의 쿠라타스와 미국의 메가봇의 격투기 이벤트가 오는 6월 열릴 예정이다. 파일럿이 탑승한 4m 크기의 대형 로봇들이 격투기 맞대결을 펼치는 이벤트다. 메가봇의 제조사는 영화 '리얼 스틸'처럼 로봇 격투기 리그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최근 들어 드론이 인기를 끌면서 '드론 레이싱' 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인간의 통제 없이 스스로 비행하는 무인 드론도 개발된 상황이다. 경제 전문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연간 1조 3000억원 규모의 e-스포츠에 맞멎는 드론 레이스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인간과 로봇, 로봇과 로봇간의 스포츠 대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포츠의 본질이 흔들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체육철학자 김정효 박사(서울대 강사)는 "이런 이벤트는 엔터테인먼트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스포츠의 본질은 인간 신체의 탁월성(기량)을 경쟁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과 로봇의 대결에서는 탁월성이 배제된 채 경쟁만 남게 된다"며 "스포츠가 지나치게 상업화되면서 말초적인 승리와 재미만을 추구하게 됐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스포츠가 주는 감동은 사라지고 승리의 쾌감만 남게 될 것이다. 인간이 사라진 스포츠는 놀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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