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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 고법원장, 고리로 돈 빌려준 뒤 성공보수 미리 뗀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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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명의의 5억원 금전소비대차 계약서.

한때 대법관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고위급 전관(前官) 출신 변호사가 성공보수금을 받기 위해 사건 의뢰인에게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자금 5억원을 고금리로 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변호사는 고교 동창이 운영하는 대부업체로부터 해당 의뢰인이 20억원대 자금을 고금리에 대출받게 알선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전효숙 전 헌재 재판관의 남편
사건 조정 종료 후 성공보수 요구
의뢰인 “5억 빌려준 뒤 2억 선 공제”
대부업체 20억대 대출 알선 의혹도
이 변호사 “의뢰인 동의 받아 진행”
대한변협 “사실이라면 정직 가능”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2009년 서울고등법원장을 지낸 이태운(69) 변호사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24일 밝혔다. 의뢰인 안모(60·여)씨가 횡령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고소함에 따라서다.

 이 변호사는 2010년 11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명의로 5억원을 이자율 24%, 연체이율 30%에 해당하는 고금리로 대출해주면서 성공보수 2억3100만원을 선공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변호사는 전효숙 전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남편이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이 변호사를 소환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서울 강남의 ‘금싸라기’ 땅으로 유명한 서초구 내곡동의 농지 3필지와 식당 건물(‘대청마루’)을 2002년 3월, 2004년 5월 두 차례에 걸쳐 매입했다. 농산물 물류센터 건립을 위해서다.

 그런데 2005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 임대주택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땅값이 30억원에서 42억여원으로 급등했다. 그러자 땅 주인 정모(70·남)씨가 돈을 더 달라고 하고 안씨가 거부하면서 분쟁이 생겼다.

 이 땅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있어서 안씨는 토지거래허가신청절차 및 소유권이전등기 소송 등을 진행해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2010년 지인의 소개로 이 변호사를 선임했다.

안씨는 “고위급 전관 출신인 데다 부인이 헌재 재판관을 지냈다는 말에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안씨는 착수금 5500만원, 성공보수 2억2000만원 등 총 2억7500만원에 선임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소송은 순탄치 않았다. 안씨는 “사건 승소를 위해 이 변호사를 선임했으나 이 변호사가 소송보다는 조정으로 가자고 주장했고 결국 조정으로 사건이 종료됐다”고 했다.

이어 “내가 조정 결과에 따라 주기로 한 매매대금 25억5000만원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하자 이 변호사가 자신의 고향 후배이자 고교 후배가 운영하는 B대부업체를 통해 고금리 대출을 알선했다”고 주장했다.

 B대부업체는 그러나 23억원만을 안씨에게 대출했다. 결국 소유권 이전등기를 위한 매매잔금으로 2억5000만원가량이 더 필요하게 된 안씨에게 이 변호사는 법무법인 명의로 5억원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이자율 24%, 연체이율 30%의 고금리였다. 안씨는 “돈을 빌려주면서 2억3000여만원을 성공보수 명목으로 떼어갔다”고 말했다.

 본지가 확보한 이 변호사와 안씨 간 2010년 11월 12일자 금전소비대차계약서에는 5억원을 빌려간 안씨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안씨가 투자한 C영농조합법인의 매출채권 전체를 이 변호사가 갖도록 돼 있다.

 이 변호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조정에 의해 사건이 해결되는 경우도 ‘성공’으로 보는 게 맞다”며 “모든 과정에서 의뢰인의 동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금리 대출 지적에 대해 “높은 금리를 붙인 건 형식적인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며 “계약 당시 안씨가 한 달 내에 돈을 갚겠다고 강조했고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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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창우(63) 대한변협회장은 "이게 사실이라면 정직처분까지 가능한 중대 사안”이라고 말했다. 김한규(47)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이 건에 대해 조사한 후 변호사 윤리규약에 위배되면 징계하겠다”고 말했다.

김포그니 기자 pogn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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