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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서도 잘 자란 감자…중국 “식량 안보 핵심 작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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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영화 ‘마션’의 한 장면.


중국에서 ‘감자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감자를 식량 안보의 구원투수로 보고 재배 면적을 대폭 늘리고 관련 산업을 키운다는 방침을 내놨다.

‘식생활 혁명’ 나선 대륙


영화 ‘마션’에서 물이 없고 척박한 화성에서 감자를 재배하는 장면이 나온 데서 알 수 있듯, 감자는 다른 작물에 비해 물과 땅·비료를 덜 쓰고도 재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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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중국 관영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농업부는 23일 ‘감자 산업개발 추진에 대한 지도의견’이란 문건을 통해 감자를 주요 식량으로 선정하고 가공용 우량 감자 품종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위신룽(余欣榮) 농업부 부부장이 “감자를 쌀·밀·옥수수에 이은 중국 4대 주식(主食)작물로 만들겠다”고 선언한 뒤 한 달여 만에 나온 조치다.

 중국 농업부는 2020년까지 감자 재배 면적을 현재의 두 배인 1억 무(6만660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는 남한 면적의 67%에 해당한다. 중국은 앞선 영농기술을 보급해 1무(畝·666㎡)당 감자 생산량도 현재의 1t에서 2t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국서 생산되는 감자의 30%를 주식으로 소비하겠다고 밝혔다. 주식으로 활용 가능한 우량 감자의 비중도 30%로 하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현재 중국에서 면(麵)은 10%만이 감자로 만들지만 향후에 이 비중을 45%까지 올리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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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에 감자가 보급된 건 네덜란드 상인들 덕이다. 1600년대만 해도 중국엔 감자가 없었고 들어온 뒤에도 주식이 아닌 채소로 인식돼 반찬에 머물렀다. 중국에서 쌀이 농경문화, 밀가루로 만든 국수가 장수를 상징한 반면, 감자는 ‘빈자들의 음식’, ‘사료용 작물’ 정도로 치부됐다.

 이 때문에 중국은 세계 최대 감자 생산국이면서도 연간 생산량(9590만t, 2013년 기준) 중 절반은 사료용으로 수출했다. 미국(1980만t)이 감자 생산량의 80%를 국내에서 소비하는 것과 비교된다. 중국의 1인당 연간 감자 소비량은 41㎏인 반면 유럽은 80㎏ 이상이다.

 그러나 중국의 감자 소비에도 변수가 생겼다. 중국인들의 입맛이 서구화되고 프렌치프라이·감자칩 등을 즐기게 되면서 식생활에 파고들 여지가 생긴 것이다. 중국 정부는 감자가 쌀·밀보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많은 식품이라 선전하고 있다.

 감자는 중국의 식량 안보 유지를 위한 핵심 작물이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중국의 고민은 13억 명을 굶기지 않는 것인데 기후변화·가뭄 등 기상 이변이 속출하면서 안정적인 식량 확보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감자에 주목한 이유는 물·토지·비료·일손 4가지가 절약되는 ‘효자 작물’이기 때문이다. 감자는 추위와 가뭄에 잘 견딜 뿐 아니라 냉동 건조상태로 보관하면 몇 년간 영양손실 없이 저장할 수 있다.

 중국은 감자를 앞세워 농업 발전을 이루고 이를 통해 빈곤 탈출도 도모할 계획이다. 농업부는 “감자 산업 발전을 통해 ‘샤오캉(小康) 사회’(의식주 걱정이 없는 안락한 중산층 사회)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감자 생산을 장려하기 위해 농가에는 1무당 100위안(1만8800원)의 보조금을, 기업에는 1무당 500위안을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중국의 감자혁명은 갈 길이 멀다. 중국의 감자 재배 면적은 세계의 25%로 1위이지만 1㎡당 생산은 세계 92위여서 생산성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마션’에 나왔던 ‘화성 감자’ 실험에 실제 착수했다. 다음달 페루 리마의 비영리 연구단체 국제감자센터(CIP)와 함께 나사가 감자 재배 실험을 진행한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나사와 CIP는 화성과 비슷한 극한 상황을 가정한 모의실험을 통과한 100개의 감자 품종을 화성 대기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해 경작하기로 했다.

 감자는 역사적으로 허기를 달래준 구황(救荒)식물이었다. 유럽에서는 19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농민층 사이에서 비싼 빵을 대신해 허기를 달래준 유일한 작물이었다.

19세기 중반 감자를 주식으로 하는 아일랜드에 감자가 말라 죽는 감자마름병이 번지며 감자 밭의 70% 이상이 쑥대밭이 됐다. 그 결과 인구의 3분의 1이 굶어죽었고 200만 명이 미국 등으로 이민을 떠났다. 이때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상도 미국행 배를 탔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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