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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제주, 매력 높이되 품위 잃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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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호 사회부문 기자

지난 23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인근 임야. 수십 년 된 아름드리 나무들이 뿌리째 뽑힌 채 널브러져 있었다. 우거졌던 숲 속은 마구 파헤쳐져 폐허처럼 변했다. 김모(51·여)씨 일당이 이른바 ‘쪼개팔기’를 위해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인근 산림을 망가뜨린 현장이다. 김씨 등은 싼값에 사들인 임야를 여러 필지로 쪼개 비싸게 팔 목적으로 2만7026㎡의 임야를 훼손했다. 돈을 위해 제주의 아름다운 환경을 파괴한 것이다.

 투자 열기를 취재하기 위해 찾아간 제주도 곳곳에선 개발이 한창이었다. “풍광이 좋다”고 소문난 해안이나 한라산 자락에는 자투리땅까지 빼곡하게 건물이 들어서 있었다. 제주도 곳곳이 무분별한 개발 붐으로 신음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내·외국인의 투자 열풍이 한라산과 해안 지역 곳곳에 생채기를 남기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제주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명품 섬이 되려면 “개발은 하되 제주다운 품위는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주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3관왕에 오른 섬이다. 유네스코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에 이어 세계자연유산(2007년)과 세계지질공원(2010년)으로 인증했다. 제주대 송재호(관광개발학과) 교수는 “한라산과 바다, ‘곶자왈’로 불리는 원시림과 폭포, 탄산온천을 하나의 섬이 갖고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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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제주도는 범죄·사고·공해가 없는 ‘삼무도(三無島)’ 조성을 목표로 난개발 잡기에 나서고 있다. 투기꾼들로 인한 무분별한 개발이나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투기 근절 활동도 벌이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에 들어설 예정인 ‘차이나 비욘드힐 관광단지’ 개발 사업에 제동을 건 게 대표적이다. 89만6586㎡ 부지에 콘도와 호텔을 짓는 이 사업은 한라산 중산간에 대한 개발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빚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했다.

 일각에선 제주도의 이런 노력에 대해 “때늦은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3~4년 전부터 제주도 중산간과 해안 일대의 대규모 공사에 대해 마구 허가를 내줬기 때문이다. 이영웅 제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100년을 내다보는 정책을 펴야 하는데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대책이나 방침이 바뀐다”고 꼬집었다.

 제주도는 2010년 이후 중국인의 투자 열풍이 가속화되면서 부동산 가치가 급상승했다. 셀럽(유명인)의 잇따른 제주행도 집값과 땅값을 한껏 높여놓았다. 하지만 지금 같은 난개발이 계속되면 매력적인 명품 섬이 아니라 ‘이류 관광지’로 전락할 수 있다.

 글로벌 1% 부자가 찾아오고 싶어 하는 명품 섬 조성에 제주도와 도민들이 힘을 합칠 때다.

최경호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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