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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vs 수은 정책금융 주도권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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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左), 이덕훈(右)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정책금융 주도권을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거세다.

산은, 해외 PF 영토 넓히기 나서
수은 “출혈 경쟁으로 외국사 이득”
정책금융기관 역할 재정립 필요

이동걸(68) 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67) 수출입은행장이 업무영역 확장에 의욕을 보이자 산은과 수은 직원들은 서로에게 “정권창출 공신인 최고경영자(CEO)를 앞세워 남의 영역을 침범하려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이동걸 회장과 이덕훈 행장은 지난 대선 금융권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지지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했다.

 발단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활성화겠다”는 이동걸 회장의 취임 일성이다. 해외 PF사업을 핵심사업으로 삼고 있는 수은이 발끈했다.

수은 관계자는 “PF를 통한 해외 인프라 수출 지원은 수은의 몫”이라며 “산은이 이 분야에 진출하면 산은과 수은의 입찰 출혈경쟁으로 사업을 발주한 해외기업만 득을 보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2013년과 지난해 두 차례 내놓은 정책금융 개편방안에서 산은은 국내 기업 구조조정, 수은은 해외 기업 지원으로 역할을 분담했다는 게 수은의 논리다.

업무 중복을 막으려면 산은이 인수·합병(M&A) 주선, 사모펀드(PEF) 활용 투자 등의 다른 방식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대안도 제시한다.

이덕훈 행장은 지난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은과의 관계에 대해 “산은이 수은을 너무 낮춰 보는 것 같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산은은 “정책금융 개편 때 산은의 해외 프로젝트 지원 업무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에 PF 활성화는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한다.

PF 분야에서 산은의 경쟁력이 세계적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2014년 기준으로 민관협력사업(PPP) PF 금액이 세계 2위를 기록했다는 게 근거다.

산은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의 발언은 넓은 글로벌 시장에서 해외 금융사와 경쟁하겠다는 취지”라며 “수은이 하려는 사업을 뺐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산은 내에서는 2014년 이덕훈 행장 취임 후 수은이 산은의 핵심업무인 기업 구조조정 영역에 개입한다는 불만이 많다. 지난해 5조원대 손실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대우조선해양이 대표적인 예다.

수은이 뒤늦게 “최대 채권은행으로서 직접 확인이 필요하다”며 회계법인을 따로 선정해 산은의 실사결과를 검증하면서 정상화방안 발표가 늦어졌다는 게 산은의 주장이다.

산은 내부에서는 “정책금융기관의 ‘맏형’인 산은의 자존심을 꺾는 행동이었다”는 불만이 많다. “산은의 고유업무인 ‘온렌딩(중소기업 간접대출)’을 수은이 취급하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질적인 정책금융기관의 역할 중복과 출혈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그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달라지면서 조직이 방대해졌다”며 “각 정책금융기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조직 정비 방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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