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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털갑] 최태웅 감독은 어떻게 선수 마음을 사로잡았나

[박기자가 묻고 이박사가 답한다]

Q.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15연승을 달리며 선두 굳히기에 들어갔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하며 명가 자존심을 구겼던 현대캐피탈은 이번 시즌엔 확 바뀌었다. 그 중심에는 ‘언금술사’ 최태웅 감독이 있다. 최 감독은 작전타임에서 선수들에게 마음을 다독이는 따뜻한 말을 건넨다. 급한 마음에 소리 지르는 다른 감독과는 다르다. 최 감독은 짧은 30초 동안 어떻게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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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존의 감독들이 작전타임에서 호통을 치는 것과는 달리 최 감독은 부드러운 격려로 선수들을 하나로 모은다. 따뜻한 말 한 마디로 선수들이 마음 편하게 플레이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승리의 비결이다. 호통과 격려. 두 가지 상방된 피드백 유형 중 어느 것이 더 좋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엄하고 강경한 리더십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을 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강력한 피드백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말에 담긴 내용이다.
최 감독의 소통에는 ‘일관성’이 있다. 최 감독은 ‘결과보다는 좋은 팀으로 발전해 나아가기 위한 과정을 중시하겠다’는 메시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하고자 한다. 치열한 경기를 치를 때 선수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칫 위축되거나 소극적이 될 수 있다. 최 감독은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자신의 뜻을 일관되게 전달해 선수들이 중요한 순간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우린 지금이 중요한 게 아니야. 미래가 중요 한 거야.”_10월 17일 vs 대한항공
“지금 너희들이 잘하고 있는 게 아니야. 우린 앞으로 잘 할 수 있는 팀이지.”_10월 25일 vs KB손해보험
“져도 괜찮으니까 오레올하고 성민이 주지 말고 다른 사람 줘. 괜찮아.”_11월 10일 vs 우리카드
“겁난다고 피하면 다음에 누가해? 미스해. 과감히 미스해. 범실해도 상관없어. 해야지. 안하면 나중에 못한다고.”_11월 14일 vs 대한항공
“미스해도 돼. 지금 안하면 나중에 못해. 내일을 위해서 하라니까.”_12월 5일 vs 한국전력
“팀의 나중을 위해 잘 만들어야지. 중앙 후위 공격 한 번 써봐. 어떻게 되는지 한 번 보자고. 한번 써봐.”_12월 13일 vs 대한항공
“지금 현재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앞으로 미래에 못해. 지금 이기려고 플레이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쓸 수 있는 거를 해야 미래에 쓸 수 있다고.”_1월 21일 vs 삼성화재

 
또 적절한 ‘타이밍’을 잡아내는 직관력이 있다. 언제 리더쉽을 발휘 할 것 인가하는 문제는 코칭의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그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선수의 경기력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즉, 지도자의 섣부른 개입은 선수들 스스로 팀워크를 만들어가는 흐름을 방해 할 수도 있다. 반면 너무 분위기가 넘어간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내용의 피드백을 하더라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팀의 페이스가 깨지는 것을 알고 지도자가 개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능력이 없었다면, 15연승은 이어가기 어렵다. 연승 행진동안 최 감독은 몇 경기에서는 단 한 번의 작전타임도 사용하지 않았다.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경기의 흐름을 잘 읽고 적절한 타이밍에 작전타임을 걸더라도 그 상황에 선수에게 필요한 피드백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낭패다. 간혹 어떤 지도자는 흥분해서 습관적으로 해오던 지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최 감독의 어록을 보면 기술이나 전술적인 내용보다는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집중력을 끌어올리기위한 내용이 대부분이다. 최 감독은 박빙의 상황에서 선수들이 부담을 떨쳐내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필요한 말을 한 것이다.
 
“코트를 놀이터라고 생각해. 놀다온다고 생각해. 즐기고 와.”_11월 4일 vs 삼성화재
“이제 너희들이 해. 너희들이. 주위 상관없어. 너희들이 소신있게 경기를 하라고”_2월 2일 vs KB손해보험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 너네 지금 10연승 한 팀이야. 10연승. 자부심을 갖고 해”_2월 7일 vs 한국전력
“얘들아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너희들을 응원하고 있는 거야. 그 힘을 받아가지고 한번 뒤집어봐. 이길 수 있어!”_2월 9일 vs OK저축은행
 

도움말=이건영 스포츠 심리학 박사(前 한화 이글스 경기력 향상 코치)
정리=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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