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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불륜 상대 겨냥 잇단 소송…법원 “위자료 1000만~3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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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부산지법은 ‘밸런타인데이’만 오면 출장 간다며 집을 나선 유부남의 여자친구에게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선고했다. 그 유부남의 부인이 낸 소송에서다.

지난 연말부터 매달 30건 넘어
‘진한’카톡만 나눠도 부정행위

지난달 대전지법 홍성지원은 유부남과 데이트하는 모습의 사진을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여성에게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역시 그 유부남의 부인이 제기한 소송에서다.

바람난 남편이나 부인이 아닌 불륜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위자료)을 요구하는 소송이 부쩍 늘었다. 이를 인정하는 판결도 줄지어 나온다. 지난해 2월 26일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간통죄가 폐지된 이후 생겨난 새로운 소송 트렌드다.

대법원 판례 검색에서 확인되는 불륜 상대방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은 간통죄 폐지 이전에는 매월 10건 미만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봄부터 점차 늘더니 11월부터는 매달 30~40건이었다.

법원 관계자는 “형사처벌과 합의금으로 이뤄지던 응징과 보상의 창구가 사라져 불륜 상대방에 대한 위자료 청구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간통죄 폐지 이전에도 법원은 형사처벌과 별개로 불륜을 민사상의 불법행위로 봐 불륜 상대방에게도 배우자가 겪는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인정했다.

성관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부부간 정조의무에 충실하지 않는 일체의 부정한 행위’가 손해배상책임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간통죄 폐지 뒤 ‘부정한 행위’의 인정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 견해다.

여성 A씨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성관계 의사를 암시하면서 유부남 B씨와 노래방에 가고 쇼핑도 함께했다. B씨의 부인이 A씨를 상대로 소송전을 벌였고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는 A씨에게 B씨 부인에게 7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간통을 했는지는 명확지 않지만 적어도 배우자가 있다는 점을 알고도 장기간 만나왔고 B씨 부인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법원은 ‘자기 생각 많이 한다’ 등의 문자메시지를 상당 기간 주고받은 것도 ‘부정한 행위’로 간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이가 배우자와의 이혼을 원치 않는 경우에도 배우자 불륜 상대의 위자료 책임은 인정된다.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45단독 허윤 판사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 찍은 사진을 본 C씨가 낸 소송에서 위자료 2000만원을 인정했다. C씨는 “죄 없는 아이가 아버지를 잃게 할 수는 없다”며 남편의 ‘애인’만 겨냥해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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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불륜 상대남 또는 상대녀에게 법원이 물리는 손해배상액은 많지 않다. 3000만원 정도면 최고액이고 1000만원 안팎이 대부분이다.

이혼 전문 박순덕 변호사는 “정신적 상처를 금전으로라도 보상받으려는 피해자가 늘었지만 법원이 인정하는 위자료는 10년 전과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법원 관계자는 “이런 피해에 대한 배상 규모를 늘리는 것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장혁·정혁준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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