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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값 급락에도 외국인 주식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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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 증시에서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1208.1원에서 1234.4원으로 2% 이상 급락했는데도 외국인 투자자가 일주일 동안 2000억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22일에도 300억원대의 순매수를 했다.

일주일간 2300억원 순매수 이례적
LG화학·아모레퍼시픽·한전 등
낙폭과대주·수출주 상위권 차지

 통상적으로 원화 값이 내리면 외국인은 매도 우위를 보인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만큼 원화 값이 계속 떨어지면 투자분에 대해 환차손을 입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외국인이 지난주 환차손을 감수하고 한국 주식을 매입했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 향후 한국 증시 전망을 나쁘지 않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한국 주식을 많이 사들였지만 하반기에 세계 경제가 흔들리게 되자 태도를 싹 바꿨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엔 월별 순매도액이 3조원을 넘어서면서 매도 행진이 절정에 달했다.

하지만 1월 말부터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순매수를 기록하는 날이 더 많아졌다. 1월 27일 이후 이달 22일까지 16거래일 중 외국인이 매수 우위를 보인 날은 절반이 넘는 9일이었다.

 주목해야 할 건 역시 외국인이 많이 사들인 종목과 업종이다. 추세적 전환을 언급하기는 이르지만 코스피와 외국인 수급 간에는 높은 상관 관계가 있다. 증시 반등시 외국인이 많이 사들였던 종목의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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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1월 22일 이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화학으로 순매수액이 1767억원이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늘어났다. 2,3위인 아모레퍼시픽(1491억원)과 LG생활건강(1314억원)도 대표적인 실적호전주다.

 LG전자(1094억원)·한국전력(994억원) 등 낙폭 과대주와 원화가치 하락 수혜주들도 순매수 상위권에 자리했다.

 업종별로는 2414억원을 순매수한 화장품·의류 업종이 1위였 다. 한국 증시 종목들이 전반적으로 싼 수준에 접어들었다는 점과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주의 전망이 밝아진 상태라는 점 등을 외국인이 눈여겨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각각 1조원과 85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던 아시아와 중동계 투자자는 지난 1월 순매도액이 각각 4500억원과 500억원으로 많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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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 투자자는 1월에 40억원의 순매수로 반전했다. 지난해 9월 이후 꾸준히 국내 주식을 매입하고 있는 미국 투자자는 1월에도 32억원을 순매수했다.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월 하순부터 3만3000계약 이상의 누적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물 거래는 현물 거래에 선행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역시 향후 증시 전망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정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매수세는 단기투자자가 아니라 한국 증시의 전망을 밝게 본 장기 투자 선호 성향의 외국인이 주도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외 변수들이 다소 잠잠해지면서 외국인의 매도 규모가 줄어든 것일 뿐 매수세로의 본격 전환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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