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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하루 10시간 대남방송 “웅웅” 주민들 죽을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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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이장이 21일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대남방송 소음을 측정하고 있다. 최대 80㏈을 기록했다. [연천=전익진 기자]

21일 오후 3시쯤 중부전선 민간인통제선과 맞닿은 접경지인 경기도 연천군 중면 삼곶리. 태풍전망대로 올라가는 길목인 중면사무소 인근 농가 주택을 찾아갔다.

민통선 접경 연천군 삼곶리 르포

개성공단 전면 중단 발표(10일) 이후 북한의 대남방송이 본격화되면서 민통선 내부와 인근의 접경지역 주민들이 북한의 마구잡이식 대남방송에 새벽잠을 설치고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어서다.

 기자가 찾아간 중면 일대에서는 북한이 민통선 안쪽에서 남쪽을 향해 틀어 놓은 대남방송 확성기 소리가 귀를 울렸다.

이때 한 주민이 스마트폰으로 소음도를 측정했다. 40㏈(데시벨)이던 평소 소음도가 확성기를 통해 “웅얼∼웅얼∼” 하는 사람 목소리가 들려오자 곧 60∼80㏈로 올라갔다.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 분쟁이 일어날 정도(50∼60㏈)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5분가량의 대남방송이 꺼지자 소음도는 다시 40㏈ 정도로 낮아졌다. 잠시 후 북한이 음악 방송을 틀자 소음도는 재차 60∼80㏈로 치솟았다. 바람이 불어온 데다 이 마을에서 휴전선까지 4㎞가량 떨어져 방송 내용은 정확히 알아듣기 어려웠다.

 이날 소음도를 직접 측정한 박용호(62) 삼곶리 이장은 “북한은 대남 방송에서 ‘핵실험과 광명성호(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는 내용을 주로 선전하고 있다. 북한 음악도 수시로 크게 틀어 시끄럽다”고 말했다.

박 이장은 “북한의 광명성호 발사와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 이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 10시간 이상씩 대남방송이 울려퍼져 주민들이 느끼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전 6시쯤 요란한 대남방송 소리에 잠을 깨는 주민이 많다”며 “조용한 아침에는 김정은 체제를 찬양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난하는 방송 내용이 낮보다 더 또렷해 더 시끄럽게 들린다”고 덧붙였다.

 정금복(57) 삼곶리 부녀회장은 “오후 10∼11시, 오전 5∼6시에도 북한의 대남방송이 나온다”며 “문만 열고 나오면 시도 때도 없이 확성기 소음이 들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신경이 쓰인다”고 말했다.

 최기중(73) 삼곶리 노인회장은 “대남방송이 시끄러워도 국가안보를 위해 우리도 대북방송을 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여기고 북한의 대남방송에 동요하지는 않는다”고 담담하게 반응했다.

 비무장지대(DMZ) 안에 있는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 주민들도 고통스러워한다.

신금식(62) 장단면 부녀회장은 “지난달 시작된 북한의 대남방송이 지난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 발표 이후 부쩍 심해졌다”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윙윙거리는 대남 방송이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밤에서부터 새벽까지도 확성기 소리가 크게 들려 잠을 설칠 지경”이라며 “대성동으로 시집온 지 40년이 됐지만 요즘처럼 북한의 확성기 소리가 크게 들린 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남방송과 대북방송이 동시에 뒤섞여 들리는 지역의 일부 주민은 이중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파주시 진동면 동파리 민통선 내 해마루촌의 조봉연(60) 농촌체험마을추진위원장은 “집안에서는 조용하지만 집을 나서면 온종일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린다”며 “대북방송의 취지는 공감하는데 요즘은 대남방송 소리까지 뒤섞여 소음도가 가중되면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느낀다”고 말했다.

연천·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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