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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만에 단편 낸 황석영 “문학청년 돌아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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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황석영(73·사진)씨가 28년 만에 단편을 발표했다. ‘만각 스님’이라는 제목으로 200자 원고지 130쪽 분량이다. 한기욱 주간 등 지난달 취임한 계간 ‘창작과비평’ 새 편집진이 잡지 창간 5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봄호(통권 171호)에 실린다.

창작과비평에 ‘만각 스님’ 발표
“4일 만에 써, 역시 단편이 예술”

 『무기의 그늘』 『장길산』 등 한국 문학사에 획을 그은 굵직한 장편소설들이 먼저 떠오르지만 황씨는 빼어난 단편작가다.

영화·TV 드라마로 만들어진 ‘삼포 가는 길’, 그의 작가적 역량을 가늠케 한 고교시절 등단작 ‘입석부근’, 베트남전 참전경험을 녹인 ‘몰개월의 새’ 등 눈부신 단편이 많다. 그가 마지막으로 발표한 단편은 ‘열애’라는 작품으로 1988년이었다. 장편 집필, 89년 방북과 수감 생활 등이 이어지며 그는 좀처럼 단편에 손을 대지 못했다.

 황씨는 21일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외상값’ 갚느라고 바빴다. 한 작품 마치기도 전에 또 다른 작품 계약이 밀려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근년에 다 뿌리치고 나니 여유가 좀 생겼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만각 스님’은 논픽션 성격이 짙은 작품이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소련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 1983년을 배경으로 주인공인 작가가 장편 탈고를 위해 담양 부근 ‘호국사’라는 이름의 절에 들어가 겪는 얘기다.

광주의 상처가 아직 생생하던 시절, 절집 일상은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실제로는 거칠기 짝이 없다. 한국전쟁의 원혼들이 귀신으로 출몰하고, 폭력적인 현대사에 가해자 혹은 피해자로 연루된 적이 있는 사람들은 끔찍한 상처를 숨기고 살아간다.

황씨는 “인간이 말년에 겪는 회한 같은 것도 들어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소설 속 작가의 눈에 비친 만각이라는 실존 인물이 그 회한의 주인공이다.

 황씨는 “한 4일 만에 후다닥 썼다”고 했다. “역시 단편이 예술”이라며 “옛날 문청으로 돌아간 것처럼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더라”고 했다. 장편처럼 책을 팔아야 한다는 부담 없이 수공예품 만들 듯 쓸 수 있어서다. “늙마에는 이런 중단편을 매만져서 좀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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